안녕하세요, 가레쓰와 혜민 부부입니다. 남편과 저는 제가 잠시 런던에 머물 때 만났어요. 그러다 2019년에 남편이 한국으로 들어왔고, 2020년 봄에 부부가 되었죠.
지금 남편은 이전에 하던 무대 조명 감독 일을 잠시 그만두고, 목공 일을 하고 있어요. 저는 대학원에서 미술 공부 이론을 하다가, 기업 홍보팀에서 일을 하고 있고요. 정말 다양한 경험을 가진 두 사람이죠?
90년대 한국 주택을 얻다
저희 집은 90년대에 만들어진 주택이에요. 중개인 분이 ‘집이 많이 낡았는데…’라는 말을 반복하실 정도로, 낡은 티가 났던 곳인데요. 저희 부부에게는 이 집의 구조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남편이 직접 만든 가구를 더하면, 확 달라질 될 모습이 상상될 정도로요. 그렇게 저희는 이 집에서 살아보기로 결정했어요.
손수 만든 가구가 함께하는 집
저희의 신혼집에는 남편이 만든 가구가 가득해요. 침실부터 테라스까지, 공간을 설명하면 결코 남편의 작품을 빼놓을 수 없거든요. 먼저 사진으로 보여드린 이곳이 바로 남편의 작업실이에요. 수많은 남편의 작품을 차례로 보여드린 후, 2년 차 목공인의 홈그라운드도 소개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편안한 집을 만드는 법
집을 꾸미면서 저희는 컨셉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구조가 좋아서 선택한 곳인데, 그러다 보니 원래 집이 가진 어두운 나무 천장이나 빈티지한 디테일은 감당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전셋집이라 모두 뜯어고칠 수도 없고, 그대로 살리자니 저희 부부의 취향과는 맞지 않았고요.
과하지 않고, 편안하도록
어떤 집이 좋을까를 고민하다가 결론은 ‘편안한 집이 가장 좋다’에 닿았어요. 빈티지한 집에 빈티지한 소품을 더하면 레트로한 분위기를 내고, 사진 찍기 좋은 공간은 얻을 수 있겠지만 과연 집에서 편안할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집이 가진 고유의 무드를 완벽히 살리기보다, 편안한 분위기를 먼저 만들고자 했어요. 그렇게 이 집엔 컨셉이 아니라, 생활이 담기게 되었답니다.
그럼 지금부터 남편이 직접 만든 가구가 가득한 저희의 신혼집을 소개할게요. 침실, 발코니, 작업실의 순서가 될 거예요. 모두 재미있게 구경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공간 : 주택
면적 : 30평
공간 구성 : 거실, 주방, 침실, 작업실, 발코니, 야외공간, 욕실
시공 : 셀프 리모델링
침실
침실은 원래부터 아주 넓은 공간이었어요. 더블 킹사이즈가 들어가도 옆으로 공간이 한참 남을 정도였다면, 짐작이 가실까요? 그래서 저희는 이곳에 저희가 원하던 가구를 모두 들여보기로 했어요.
평상형 침대
그렇게 들인 가구, 첫 번째는 바로 남편이 만든 평상형 침대예요.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는 게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빈티지 오크 목재라, 형태는 헤드리스로 최대한 심플하게 구성했어요. 하지만 사이즈도 그렇고, 남편에게는 가장 큰 가구 프로젝트였던 기억이 나네요. 헤드가 없는 허전함은 벽 쪽으로 액자를 달아 달랬어요. 물론 액자도 남편이 만든 작품이랍니다.
역사가 담긴 첫 가구
이건 남편이 목공을 시작하고 제일 처음으로 만든 고무나무 수납장이에요. 침실에 두고 사이드 테이블처럼 쓰면서 안쪽엔 침대 커버를 수납하고 있어요. 처음 만든 가구라 그런지 남편의 눈에는 부족한 게 많다고 해요. 조만간 다시 수납장을 제작하고 싶다고 하네요.
베드 사이드 테이블
침대 양옆에 있는 베드 사이드 테이블도 남편이 만든 가구예요. 두 가구 모두 디자인을 조금씩 변주해서 만들었는데요. 제가 사용할 쪽엔 미닫이문을 달고, 남편이 사용할 테이블은 화분 놓을 공간과 서랍을 만들었어요. 두 가구 모두 디자인이 독특하고, 나무의 결이 잘 살아있어 멋스러운 느낌이에요.
앞으로 만들어갈 책장
침실의 창가 쪽에는 책장을 두고, 작은 서재를 만들었어요. 이사 오기 전부터 쓰던 이케아 제품인데, 낮고 길게 설치해서 창문을 막지 않고 책을 많이 수납할 수 있어요. 바로 옆으로는 소파를 두고, 독서 공간을 마련했는데 남편이 자주 애용하고 있답니다.
발코니
이 집을 고르게 된 결정적인 원인인 발코니는 원래 남편의 공간이었어요. 하지만 얼마 안 가서 이곳의 특별함을 깨닫고는 순순히 작은방으로 물러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곳은 서재 겸 다이닝룸으로 꾸미기로 했어요.
책상
발코니 끝에 설치한 책상은 남편이 만든 작품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거예요. 발코니 폭에 맞추어 상판을 만들었거든요. 그 덕에 좁은 공간이 좀 더 넓어 보이게 되었죠.
이 책상의 가장 큰 매력은 한쪽 다리가 서랍장으로 되어 있다는 거예요. 공간도 절약하고 직접 만든 가구로 멋스러움을 더한 거죠. 여기에 크림색 블라인드와 이케아 보드를 더했더니 서재의 느낌이 좀 더 살아 보여요.
다이닝 벤치
발코니에서는 종종 파티가 열려요. 옆으로 펼쳐진 야외공간까지, 순간을 즐기기 정말 완벽하잖아요.
남편은 다이닝 공간을 더욱 잘 즐길 수 있도록 벤치를 만들어 주었어요.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여러 개 가져다 두기엔 자리가 모자라더라고요. 상판의 무늬와 옆쪽의 패턴이 심플하면서도 보기 좋아 아주 만족하는데요, 햇살이 잘 드는 날엔 이곳에서 남편과 브런치를 먹으면 카페에 온 듯한 기분이 들어요.
작업실
이곳은 남편이 하나 둘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작업실이에요. 집을 꾸밀 때 남편이 제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어, 이곳만은 처음부터 끝까지 남편의 스타일로 채웠어요.
이곳 구석구석엔 숨겨진 장비와 시스템이 가득해요. 덕분에 들어올 때마다 비밀 요새에 온 것 같은 기분이네요. 앞으로 이 장소에서 어떤 가구가 탄생할지 기대돼요. 남편이 앞으로도 이곳에서 본인의 꿈을 마음껏 펼쳐나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부부의 행복이 자라는 집
지금까지 집안 곳곳을 소개해 보았어요. 오래된 집으로 이사 오면서 걱정도 많았지만, 최대한 장점을 살리고 집을 가꾸니 저희 부부에게 행복을 주는 공간이 되었는데요, 아직 완성해나가는 중인 공간을 이렇게 보여드리게 되어 정말 기뻤어요.
앞으로도 저희는 많은 가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집을 더욱 편안하고 지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에요. 아직 2년 차 밖에 되지 않은 목공인 남편에게 또 어려운 가구를 부탁해 불평을 듣기도 하겠지만요. 앞으로 펼쳐질 가레쓰&혜민 부부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버튼을 눌러 SNS로 놀러 오세요. 그럼 지금까지 2편에 걸친 집들이를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모두 멋진 공간을 꾸미시길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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