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사람 둘, 고양이 하나가 함께 사는 집에서 사람 1을 맡고 있는 ‘수수네집’이라고 합니다.
저는 게임 회사의 모션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고요. 오랜 세월을 담고 있는 빈티지 그릇들을 수집하는 것에 푹 빠져있는 사람입니다. 오늘 저희 집을 소개해 드리면서 집꾸미기 이웃분들께 빈티지의 매력에 대해 알려드리고 싶어요!
2인 1냥이 함께 사는 집
저는 작년 가을 엔지니어인 남편과 결혼해 풋풋한 신혼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신혼집에는 제가 본가에서 키우던 6살 고양이 ‘설이’도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희 집을 소개할 때 2인 1냥 하우스라고 이야기하곤 해요.
저희 가족이 살고 있는 곳은 경기도에 위치한 25평 아파트입니다. 20년 가까이 된 구옥이지만 특유의 넓게 빠진 거실과 주방의 다용도실 그리고 특이하게 단이 올라와 있는 베란다 공간 때문에 식물을 키우기에 용이할 것 같아 이 집에 살기로 결정했어요.
BEFORE 사진을 따로 찍어두지는 않았지만 저희 집은 원래 전형적인 어두운 체리 몰딩의 집이었어요. (BEFORE 사진 대신 제가 집을 꾸미기 전에 만들어 두었던 입체 도면을 올려봅니다) 그래서 저희는 입주 전에 화이트 베이스로 깔끔하게 시공을 했고요. 집을 꾸밀 때는 깔끔하고 모던하면서도 저만의 작은 디테일이 살아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또 집에 돌아왔을 때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느껴졌으면 해서 그 부분을 고려해 공간을 꾸며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꽃과 식물들이 반기는 복도
현관을 따라 들어오면 복도 끝 쪽에 우드와 화이트가 섞인 사이드 보드를 두고 그 안쪽엔 제가 모으는 잔과 그릇을 수납해 두었어요. 그리고 그 위에는 꽃과 식물들을 두고 그때그때 변화를 주고 있어요.
또 최근엔 내추럴 와인에 빠져있는데 와인 라벨들이 예뻐서 와인병들을 인테리어용으로 배치해두기도 합니다.
버터 컬러의 포인트 벽이 있는 거실
거실을 꾸밀 때는 저희 부부와 반려묘가 함께 만족하며 지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는데요.
우선 거실 베란다 쪽에 반려묘를 위한 캣 타워를 설치해 주었답니다. 설이가 일광욕하는 걸 워낙 좋아해 하루 종일 쏟아져 들어오는 해를 온몸으로 쬐곤 한답니다.
소파를 고를 때에도 디자인과 컬러 그리고 고양이 발톱도 견뎌낼 수 있는 소재를 최우선으로 고려했어요. 매장에 직접 방문해 직접 앉아도보고 하면서 원하는 디자인과 소재로 구매하게 되었는데, 1년 가까이 사용해 보니 단점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맘에 들더라고요. 소파를 고르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는데, 물건을 고를 때 고민을 많이 하고 조목조목 따져볼수록 만족도가 높다는 것도 느꼈어요.
‘우리 집에 포인트를 준다면 무엇으로 줄 수 있을까?’하고 생각했을 때 저는 버터 색의 벽면을 떠올렸어요. 그리고 구옥 아파트의 특성상 양쪽에 내력벽을 두어야 했기 때문에 차라리 거실 벽면에 포인트를 주는 게 낫겠더라고요. TV가 있는 쪽 벽면을 버터 컬러로 칠하고, 비슷한 톤의 조명을 달아 따뜻한 느낌을 살리고자 했습니다.
저는 가구를 많이 두는 타입이 아니라 TV는 액자형 제품으로 골랐는데요. 화면에 제가 원하는 그림들을 언제든지 바꿀 수 있어서, 따로 액자를 달지 않아도 집의 분위기를 바꾸기에 좋더라고요.
저는 주로 제가 좋아하는 모네의 그림을 화면에 띄워 놓곤 하는데, 꼭 이젤에 그림을 얹어둔 것처럼 즐길 수 있답니다. 그래서 TV를 굳이 벽에 걸지 않고 기분에 따라 여기저기 옮겨서 배치를 바꿀 수 있도록 했어요.
손님들과 함께하는 다이닝 공간
테이블 같은 경우는 사람들을 초대해서 함께 식사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둘이 쓰기에는 큰 사이즈인 4인용으로 구매를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의자 같은 경우에는 테이블 톤에 맞춰서 블랙에 따뜻한 느낌을 주는 라탄 소재가 섞인 제품으로 선택했습니다.
테이블을 고를 때는 상판의 재질을 중요시하게 생각했는데요.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을 무광의 은은한 베이지 컬러와 각이 지지 않아서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디자인으로 고르고자 했습니다. 또 음식물이 떨어져도 물들까 봐 걱정하지 않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고르려고 했어요.
빈티지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주방
주방은 일자형으로 작고 깔끔하게 만들어 딱 필요한 수납만 챙겼어요. 대신 구옥의 장점인 넓은 다용도실을 활용해 오븐과 커피 머신들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주방 뒤편에는 선반장을 하나 두었는데요. 기분에 따라 소품의 배치를 바꿔가며 놓아주고 있습니다.
이 선반장은 특히 전셋집 사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가구예요. 겉보기에는 벽 선반같이 생겼지만 다리가 있어서 벽에 못을 박지 않아도 되는 제품이거든요. 게다가 개개인의 취향에 맞게 구성을 바꿀 수 있어요! 커피 머신이나 토스터를 올려두고 홈카페처럼 연출할 수도 있답니다.
저는 이 선반장에 제가 그동안 모아온 빈티지 잔들을 수납하고 있는데요. 저보다도 나이가 많은 빈티지 잔들을 보고 있자면 오래된 물건이 주는 힘이 느껴지곤 한답니다. 은은하게 튀지 않고 묵묵하게 사람들의 손을 타 온 느낌이랄까요.
지금까지는 주로 북유럽 브랜드의 빈티지 그릇을 모았는데, 이제는 좀 더 범위를 넓혀서 미국이나 영국의 그릇들도 수집하고 있어요. 아직은 그릇이나 커트러리 위주로 수집을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가구나 조명까지 모아보려고 합니다.
식물원같은 뷰가 포인트인 침실
침실은 침대와 키가 큰 식물들, 사이드 테이블, 스피커 정도로 간단하게 배치했어요.
거실 창에는 시폰 커튼을 달아 빛이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했지만 안방은 화이트 톤의 우드 블라인드를 설치해 두었어요. 아침에 해가 들어올 때 생기는 블라인드의 그림자를 좋아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블라인드 사이로 베란다에서 키우는 식물들이 보여서 식물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답니다.
안방에서 보이는 베란다에는 구축 아파트의 특이한 구조인 단을 살려서 미니정원을 만들어 두었어요.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걸 좋아해서 직접 만든 타일 테이블을 두고, 하나하나 모은 토분들과 식물들을 배치해 만든 수제 정원이랍니다. 설이가 식물과 꽃을 좋아해서 여름이 되면 이곳이 아지트가 되곤 한답니다.
집 소개를 마치며 –
이제는 가정집의 인테리어가 상향 평준화가 되면서 비슷한 느낌의 집도 많아진 것 같아요. 저희 집도 다른 집들과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안에서 조금은 다른 포인트들을 살리고 싶었어요. 같지만 또 같지 않아 보이도록 말이에요. 나만의 개성 한 방울 정도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 집에 나만의 개성을 담아내는 법!
저만의 스타일대로 집을 꾸며가니 그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제 개성을 집에 반영하기 위해 러그나 소품, 테이블 등을 직접 만들기도 한답니다. 또 레퍼런스들을 보고 아예 다른 두 가지 스타일을 조합해 보기도 해요.
또 하나의 팁은 바로 식물을 키우는 거예요! 식물은 언제나 훌륭한 인테리어 치트키가 되어주지만 그만큼 손이 많이 간다는 게 흠인 것 같아요. 하지만 내가 열심히 돌봐주는 만큼 더 예쁘게 자라나니 키우는 입장에서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소소하고 은은하게 또 수수하게 마치 제가 좋아하는 빈티지 그릇들이 그러하듯 시간이 흘러도 빛을 잃지 않는 공간으로 꾸려 나가고 싶어요. 저희 집의 새로운 소식이 궁금하시다면 인스타그램 @susu_jip으로 놀러 오세요. 지금까지 저의 공간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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