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프랑스 자수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manoatelier예요. 코로나 이전에는 강의를 주로 다니다가, 최근엔 책을 냈답니다.
저는 집에 있을 땐 주로 프랑스 자수 작업을 많이 하고, 그 외 시간에는 넷플릭스로 미드 보기를 좋아해요. 그리고 아들의 공부를 봐주는 데에도 많은 시간을 들인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집은 저와 남편, 그리고 초등학교 저학년 아들이 사는 세 가족의 집이에요.
저희 가족은 여행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요. 예전엔 해외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요즘엔 국내 위주로 박물관, 갤러리 등을 다니거나 좋은 호텔을 경험하곤 한답니다. 여행을 자제해야 할 시기니까요! 여행을 할 땐 아이에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고 보는 시각을 높여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제가 집을 꾸미기 시작한 건,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부터 였어요.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고, 또 이사 갈 때가 되자 집을 제대로 꾸미고 싶은 마음이 들었죠. 그전 집은 ‘엄마 취향 집’이라고 해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였어요. 결혼을 할 때에도 어머니가 가구며 그릇이며 다 골라주셨었거든요. 하지만 이번 집은 프랑스 자수를 시작하며 새로 뜨인 눈과 취향을 담아, 저의 감성을 가득 담은 곳으로 꾸며보았답니다.
이전에는 잘 몰랐는데, 제 취향대로 채우고 정돈하고 나니 집이란 참, 안정을 주는 편안한 곳이더라고요. 푹 쉬고 분위기를 즐기러 바깥으로 나가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요.
집꾸미기란 하면 할수록, 공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일 같아요.
재건축이 미뤄진 김에!
이곳은 금방 재건축이 될 거라는 기대로 들어온 집이었어요. 그런데 재건축이 미뤄지게 되었죠. 이것저것 고민이 되었지만, 위치가 너무 훌륭해서 떠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러다가 집을 조금 고쳐서 살아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집은 지어진지 40년 정도 되어서, 어차피 재건축도 할 거고 잘못 건드리면 더 힘들어진다고 해서 시공은 최대한 기본적인 것만 했어요. 깨끗하게 보일 수 있는 정도로 벽지와 바닥, 몰딩 페인트를 진행했답니다. 다만 화장실은 너무 오래되어 전체 시공을 진행했어요.
집의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할게요. 이 집은 거실과 방 3개, 화장실 1개, 부엌으로 이루어진 34평 아파트예요. 오래되었고, 구조도 옛날식인 집이에요.
이 집을 꾸미며 저는 화이트를 바탕으로 따뜻한 크림색을 얹고 우드톤을 더해서 포근한 느낌이 나도록 노력했어요. 거기다가 아이가 좋아하는 노란색을 조합했더니, 지금의 빈티지하면서 통통 튀는 듯한 인테리어가 완성되었어요.
유럽의 응접실을 닮은 거실
그럼 이제부터 공간들을 쭉 보여드릴게요. 여긴 거실이에요. 유럽의 응접실 같은 포근하고, 편안한 분위기죠.
거실은 안락의자가 있는 공간과 홈 카페 공간, 그리고 선반 공간으로 나눌 수 있어요.
먼저 안락의자가 있는 공간부터 보여드릴게요. 이곳의 중심은 벽난로 콘솔이라고 할 수 있어요. 벽의 한가운데에 콘솔을 두고, 양옆으로 안락의자를 배치하여 유럽의 시골집 같은 느낌을 냈거든요. 빈티지한 느낌을 좋아하는 제 취향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안락의자의 색깔은 노란색과 갈색으로 골라보았어요. 덕분에 더 편안하고 안락한 느낌이 난답니다. 동시에 거실 전체의 캐릭터를 잡아주기도 하고요.
창가 쪽에는 원형 식탁을 두어 홈 카페 공간을 마련해 보았어요. 그리고 공간 구분을 하면 좋을 것 같아, 러그를 깔아 시각적으로 분리를 해주었답니다. 식탁 위로는 노란색 펜던트 조명을 달아, 전체적인 색감을 맞춰 주었어요.
콘솔 옆쪽엔 원목 시스템 선반이 있어요. 선반은 오브제를 올리는 진열장, 커피를 내려마실 수 있는 홈 카페가 되기도 하지만, 가장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은 책상으로 사용할 때예요. 책상 의자로는 투명한 제품을 두어 공간이 좁아 보이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답니다.
빈티지한 무드의 주방
다음으로 주방을 보여드릴게요!
주방은 거실과 붙어있어서 공간을 나눌 필요가 있었어요. 그래서 아일랜드 식탁으로 경계를 만들고, 동시에 수납과 조리 공간을 확보했답니다.
주방에도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싶었지만, 오래된 아파트다 보니 제약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깔끔하게 수리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답니다. 그렇게 찾은 게 화이트와 우드의 조합이에요.
상하부장과 싱크대 쪽 상판을 모두 화이트로 하고, 아일랜드 식탁과 도마를 비슷한 우드 톤으로 맞추어 정돈된 느낌이 나요.
주방의 포인트는 두 가지. 바로 조명과 체크 커튼이에요.
조명은 빈티지한 느낌의 투명한 유리와 골드가 조합된 펜던트 제품으로 골라보았는데, 공간을 한 층 더 멋스럽게 만들어줘요. 체크 커튼은 주방에 아기자기한 포인트가 되어주죠. 빛이 들어오면 더 예쁘답니다.
여긴 취향에 맞게 모은 빈티지 식기와 찻잔을 모아둔 곳이에요. 알록달록하고 모두 귀여운 패턴이라, 진열해두기만 해도 빈티지한 홈 카페 느낌이 나요.
공간 활용도 100%! 안방
저희 집은 작은방을 안방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방이 워낙 좁아 침대 프레임을 버리고 매트리스 두 개를 쌓아 침대로 사용하고 있어요. 안방의 한 쪽 벽면은 전체를 옷장으로 짜서, 수납공간을 확보하고, 가장 끝 쪽엔 코너 장을 넣어 가방과 모자 등을 안 보이게 수납했답니다.
저희 집은 전체적으로 하얀 도화지 같은 느낌이 나요. 어느 인테리어 요소든 더할 수 있는 그런 도화지요.
안방은 특히 색감 있는 이불 커버나 베개 커버를 자주 바꾸어 주며 다양하게 변화를 주고 있어요. 귀여운 색감의 베개를 조합해두면, 볼 때마다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아요!
침대의 아래쪽은 이래요. 같은 스타일의 화장대와 협탁을 두어, 통일감이 있는 모습으로 연출했더니, 깔끔하면서 공간이 좁아 보이지 않는답니다.
멋진 작품이 탄생하는 작업실
다음으로 보여드릴 곳은 제가 프랑스 자수 작업을 하는 작업실이에요.
이 방은 집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고 있지만, 거실 쪽에서 봤을 때 바로 보이는 방이기 때문에 문이 열려 있을 땐 가장 안이 잘 들여다 보여요. 그래서 하얀 복도 끝에서 갤러리 같은 느낌으로 보일 수 있도록 신경 썼어요.
작업실에 있는 가구는 서랍장과 선반, 책상과 조명 정도예요. 그중에서 특히 소개해드리고 싶은 가구는 선반장과 책상이에요.
선반장에는 그림 액자를 올려서 장식하고 있어요. 액자 속의 그림은 다양하게 바뀐답니다. 그림과 제가 직접 수놓은 자수 작품들이 참 잘 어울려서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답니다.
여긴 제가 열심히 자수 작업을 하는 책상이에요. 짙은 우드 톤으로 골라, 집중이 잘 될 수 있는 분위기로 만들어 보았어요. 이 공간의 소품이나 조명은 모두 그동안 모아두었던 빈티지 아이템이에요.
엄마의 취향으로 꾸민 아이 방
아이 방은 저희 집에서 가장 큰 방이에요. 책장과 책상 등 넣을 가구가 많아, 구조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은 곳이었답니다. 그래서 가구 배치 변화도 가장 잦기도 했고요.
사진 속의 모습은 책상을 오른쪽 벽에 붙이고, 침대를 왼쪽에 두었을 때네요.
가장 최근에 아이 방은 이런 모습으로 바뀌었어요.
공부도 하고 잠도 자는 공간이다 보니, 최대한 침대 공간과 책상 공간을 분리해 주는 것에 집중해 보았답니다. 서랍장을 파티션처럼 활용해 각 공간을 더 활용도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어요.
아이 방의 캐릭터 러그에, 노란색과 하늘색 조합의 침구는 모두 제 취향이에요. 아직까지는 아이가 엄마가 꾸며준 방을 좋아하고, 잘 따라주고 있답니다. 아주 사랑스러운 초등학교 저학년 남자아이의 방이에요.
깔끔하고 세련된 화장실
마지막으로 보여드릴 공간은 화장실이에요. 컨디션이 좋지 않아, 전체 시공을 한 곳이죠. 화장실은 조금 어둡게 꾸밀까도 생각했지만, 집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통일시키고자 타일과 세면대도 모두 화이트로 골랐어요. 구조가 너무 특이해서 활용하기 애매한 부분도 있었지만, 결국엔 마음에 드는 모습으로 완성했답니다.
세면대 옆에 있는 샤워 커튼 속에는 세탁기가 숨어 있어요. 세탁실이 따로 없어, 이렇게 배치했는데 아주 감쪽같아요!
화장실의 한 쪽에는 우드 톤 빨래 바구니를 가져다 두었어요. 그 주변으로 화분과 액자를 가져다 두었더니, 전혀 화장실처럼 보이지 않는답니다.
제게 집이란…
집이란 어쩌면 ‘나’와 ‘가족’들의
‘자존감’ 같은 곳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사 오기 전엔 아이가 언제 이사 가냐는 말을 참 자주 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린아이의 눈에도 집이 완벽히 편안하고 보기 좋은 공간은 아니었나 봐요. 집을 고치고 다시 제대로 꾸민 지금은, 아이가 어디에 가서도 우리 집이 예쁘다고 자랑을 해요. 그럴 때마다 열심히 집을 꾸민 보람이 느껴지죠.
요즘엔 좋은 호텔에서 지내다 와도, 집에 들어서면 ‘역시 집이 최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 이 공간을 자랑스러워하고, 또 그 속에서 평온함을 느끼며 하루하루 일상을 보내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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