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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꾸미기. @ggumigi
공간출처. @ambbs90
오랜 세월의 흔적이 깃든 것만큼
또 멋진 게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같은 과 CC에서 결혼에 골인한 건축가 부부입니다. 저희는 후암동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어요. 사실 굉장히 오래된 건물이라 고민했지만 거실에 길게 나있는 창과 그 창 밖으로 보이는 뷰가 너무너무 좋더라구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거라 생각되어 바로 계약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초부터,새롭게 시작하기.
저희 부부는 건축을 공부했던 만큼, 이왕이면 그 뜻을 펼쳐보고자 하는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최근 아파트들 보다는 오래된 공간의 일상적이지 않은 느낌을 찾으려 했습니다. 정말 운 좋게도 마음에 드는 곳을 만나게 되었어요. 오랜 시간 검토한 끝에 화장실 부분만 유지한 채 모두 철거하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이 집의 풍경이 좋았고,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꾸밀 방법들만 모색했어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걸로는 부족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43년의 낡은, 그래서 엘리베이터도 없는 이 아파트를 단순히 ‘경치 좋은 집’ 으로 여기기엔 아쉽더라구요. 그래서 이 장점을 극대화 시켜보고자 했어요.
그 경치를 지속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루를 만드는 것이었죠. 마루에 앉아 풍경을 감상하고, 마루로 공간을 구분해 동선을 길게 유도하고자 했어요. 거실로 진입하는 순간에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설계 한 달, 공사 한 달이라는 여정을 거쳐 완성된 공간의 모습이에요. 오른쪽에 보이는 곡선미 있는 공간이 앞서 보여드린 마루입니다.
완공 후의 모습입니다. 현관에서 서서 바라본 모습이에요. 왼쪽으로는 아치를 만들었는데 사실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저희 집에 방이라고는 왼쪽에 있는 게 다 여서 포인트가 되면 좋을 것 같았어요:)
아치 앞 공간에는 한국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나비장을 두었어요. 이 나비장은 제가 외할머니로부터 받은 거에요. 외할머니께서 직접 의뢰해 만든 좋은 가구죠. 제 기억 속에 이 나비장은 항상 저와 같이 있었던 것 같아요. 외할머니의 나비장이 저희 엄마에게, 그리고 저에게 왔으니까요.
나비장을 지나 마루의 곡선을 따라 가다 보면,
야레카 야자와 야자의 그림자를 만드는 창을 먼저 만날 수 있어요.
이 시각, 왼쪽 창 밖을 내다보면..
남산이 보인답니다. 집에서 남산타워를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믿기지가 않아요. 매일 매일 아침 저녁으로 보아도 아직까지 익숙해지지가 않네요. 이 집을 선택하게 된 데에는 이 뷰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할 수 있어요.
이 공간에 머물게 되는 이유
저희 집의 가장 큰 매력포인트, 와이드한 창이 있는 거실이에요. 창 밖을 보면 용산 씨티 뷰, 관악산 그리고 청계산이 보여요.
수납장의 왼쪽에는 빈티지 LP Player를 두었어요. 그날 그날 분위기에 따라 LP를 트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노래가 집 전체를 감도는데 그 느낌이 정말 좋아요.
거실과 주방은 거의 한 공간이라고 할 수있어요. 거실과 주방이 일자형으로 되어있거든요.
공사 전, 후의 모습입니다. 주방의 공간이 비교적 좁은 편이라 실용적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거기에 심플함도 더하고 싶었죠. 다행히도 저희가 원하던 대로 나온 것 같아요.
싱크대 앞 쪽으로는 직접 주문 제작한 아일랜드 식탁이 있어요. 식탁 아래에는 수납장이 존재하는데 자주 쓰는 그릇이나 커피 포트, 토스터기 등을 놓고 사용 중입니다.
저희 부부는 주로 이 테이블에서 밥을 먹고 각자의 일을 하는 편이에요. 식탁과 작업 테이블을 겸비할 수 있도록 일부러 큰 사이즈로 제작했어요. 상판 밑의 공간에는 노트북이나 노트, 가벼운 서류들을 보관하고 있어요.
후암 마루의 ‘진짜 마루’
드디어 저희 후암 마루의 ‘진짜 마루’ 차례네요. 다들 집에 무슨 마루가 있냐고 많이들 이야기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저희 부부에겐 이 마루는 정말 남다른 공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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