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건축설계 전공자로 DIY와 집꾸미기가 취미입니다. 3살 딸과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예요.
집 정보
| 아파트 24평
| 전체 리모델링 (턴키 시공)
| 약 6,000만 원
| 모던 스타일, 화이트 인테리어
20평대를 더 넓게 쓰는 법
| 10년 된 집을 리모델링하다
저희 집은 준공한 지 10년 된 아파트입니다. 처음에는 부분적으로 벽지와 필름 시공을 진행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화장실도 연식이 느껴지고, 마루도 패어있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전체 리모델링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함께 있던 주방과 세탁실을 나눈 거예요. 주방을 넓게 쓰고 싶기도 했고 작은방을 드레스룸으로 사용할 예정이었거든요. 덕분에 대면형 주방을 만들고, 세탁 동선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법
저는 24평 아파트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우선 공간의 용도를 정해주었어요.
우선 안방은 수면을 위한 공간으로 침대와 서랍장 외의 다른 물건을 두지 않았어요. 또 아이 방에는 아이 물건만, 주방에는 주방 용품만, 현관에는 신발과 장바구니 등 외출 시 필요한 물건들을 비치해두어 공간을 나누어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공간 둘러보기
| 미드웨이로 포인트를 준 현관
그럼 공간을 차근차근 보여드릴게요. 먼저 현관입니다.
이곳에서는 저희 집의 분위기가 드러나게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신발장을 설치한 벽면 중간에 미드웨이 공간을 제작해, 사진도 올리고 꽃도 올리고 그 계절에 맞게 꾸며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중간을 비워주는 것만으로도 현관이 넓어 보이더라고요. 또 간접조명을 설치했더니 더욱 무드가 생겨 만족스럽습니다.
| 아이의 놀이공간, 거실
20평대 아파트는 공간이 작은 편이라 많은 정보가 담기면 정신없어 보일 수 있어요. 그래서 이번 시공에서는 무몰딩 무문선 시공으로 공간 자체를 간결하게 다듬었더니 집이 훨씬 정돈되어 보여서 만족스럽습니다. 마루는 구정마루 그랜드 스테디 제품이고 샤시는 필름으로 마감했어요.
거실은 주로 아이의 놀이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소파도 있고 TV도 있지만, 아이 책상 맞은편에 앉아 그림을 그리거나 함께 춤을 추거나 미술활동을 하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거실 인테리어는 ‘간결하고 심플하게’, 꼭 공간에 필요한 물건만 두었어요. 처음에는 거실에 아기 공간이 없었는데, 아기가 성장하면서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공간의 제한을 두고 싶지 않아 거실 한편에 러그를 깔아 놀이 공간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자신을 위한 공간인 걸 아는 건지 아기도 하원하고 집에 오면 항상 책상에서 색칠놀이를 하거나, 교구를 가지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겨요. 요즘엔 고양이 루시와 보내는 시간도 많아졌습니다.
| 대면형 주방 로망을 실현한, 주방
모든 주방가구는 새로 제작했어요. 깔끔한 디자인을 원해서 모두 화이트 톤으로 통일하고, 필름지는 무광 화이트로 시공했습니다. 주방상판은 화이트 톤에 대리석 무늬가 들어간 하이막스 오로라 블랑 제품이고, 서랍장 하드웨어는 모두 블룸 제품이에요.
주방에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싱크대 하부 수납 부분을 서랍장으로 계획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거예요. 시공 비용이 커서 진행하지 않았는데, 서랍장이 훨씬 더 활용도가 높다고 하더라고요.
보일러실의 벽을 철거하며 주방 공간이 조금 넓어졌어요. 덕분에 24평 아파트에서 대면형 주방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저희 집처럼 보일러실 벽을 철거하려고 하면 구청에 구조 변경 신고를 해야 해요. 지자체마다 기준이 달라 미리 확인하시고 인테리어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면형 주방을 실현하면서 남은 자리에는 6인 테이블을 배치했어요. 24평 아파트다 보니, 책상을 둘 공간이 마땅치 않아 노트북 작업을 하거나 책을 읽을 때도 이 테이블에서 작업을 해요.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자 저희 가족이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입니다.
주방의 컨셉도 거실과 비슷해요. ‘간결하고 심플하게. 냉장고와 식기세척기, 오븐까지 모두 빌트인으로 설치했고, 시공 전에 인테리어 실장님께 미리 가전 스펙을 알려드려 딱 떨어지는 공간을 구현했어요.
커피를 소소하게 즐기는 저희 부부인데, 주방 창문 쪽에 수납공간이 없다 보니 자꾸 잡동사니들을 올려놓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최근에 스트링 선반을 구매해 달아주었습니다. 공간에도 잘 어울리고 작업대에 여러 물건이 어질러져 있지 않아 마음이 편안해 만족스러워요.
| 가구를 최소화한 침실
안방을 포함한 모든 방은 화이트톤의 벽지로 시공했어요. 마루는 거실과 동일한 구정마루 그랜드 스테디 제품입니다.
침실은 가구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었어요. 이사하기 전에 살던 집 안방이 넓어서 침대를 이스턴 킹사이즈로 구매했는데, 이사하기 전에 CAD 프로그램으로 현재 살고 있는 집 안방에 침대를 배치해 보니 침대만 놓아도 꽉 차더라고요.
침대를 바꿀까 고민도 했지만 침대가 아깝기도 하고 편안해서 침실은 가구 다이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침실에는 침대와 서랍장 하나만 두고 지내게 되었죠. 최근에 아이 방에 이케아 트로파스트를 들이면서 갈 곳 없는 샘키즈를 잠시 안방에 두고 있어요. 곧 당근으로 처분할 예정이에요!
| 자연을 닮은 아이 방
아이 방은 꼭 자연과 닮은 공간으로 꾸며주고 싶었어요. 한쪽 벽면은 과감하게 나뭇잎들을 형상화한 포인트 벽지로 시공하고, 다른 가구들도 대부분 원목 자재로 선택했습니다.
아기방에 붙박이장이 있어서 옷장으로 활용 중이에요. 기존에 시스템 선반이 있었는데 철거하고 옷을 걸 수 있는 봉을 달고 상부 수납공간만 만들었어요. 아기들 옷은 길이가 짧아서 하부에 서랍장을 둘 공간이 충분하더라고요. 서랍장엔 접어서 보관하기 간편한 내복, 상하복, 양말, 수건 등을 차곡차곡 수납했습니다. 엄마의 취향이 가득 담긴 정돈된 아기 옷장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방에서 침대가 큰 공간을 차지하다 보니 놀이공간이 좁아지더라고요. 그래서 꼭 필요한 장난감만 꺼내주고 주기적으로 바꿔줘요. 원래는 전면 책장을 두고 싶었는데, 아이가 책 읽는 것을 좋아해 아직까진 수납력이 좋은 수납장을 책장으로 쓰고 있어요.
요즘 아이들은 아토피, 비염 등 알레르기성 질환을 자주 달고 산다고 해요. 그래서 아이 물건은 플라스틱이나 집성목으로 만든 제품은 최소한으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침대 옆 공간에 뷰티존을 만들어 주었어요. 거울을 달아주고 싶었는데, 마음에 드는 거울이 없고, 벽 선반이랑 높이가 맞물리다 보니 설치하기가 애매하더라고요. 이 공간은 아무래도 아이디어가 더 필요할 것 같아요.
| 수납에 집중한 드레스룸
24평 아파트이다 보니 공간적 제약이 있고, 별도의 드레스 룸이 구성된 아파트가 아니라 작은방을 드레스룸으로 계획했어요. 자칫하다간 창고 같은 공간이 될 것 같아 한쪽엔 붙박이장을 설치하고, 행거에는 꺼내 쓰기 편리한 정리함들을 배치해서 수납공간을 확보했어요.
작은방 한쪽 벽면엔 붙박이장을 설치해 수납력을 확보했고, 기존에 쓰던 행거를 배치해 수납공간으로 활용 중이에요. 저희 집은 옷이 많지 않아 행거에 수납 정리함을 두어서 욕실용품과 공구 등 잡동사니 용품을 용도별로 구분해 쓰고 있어요.
| 조적 욕조를 만든 호텔st 화장실
거실 화장실은 600각 타일에 졸리 컷 시공을 했고, 조적 욕조와 조적 세면대를 설치했어요.
인테리어 미팅 때 레퍼런스 사진을 가져갔었어요. 따뜻한 톤의 느낌을 원했고, 매립식 선반을 꼭 구현하고 싶었는데, 인테리어 실장님께서 아주 똑 부러진 공간으로 만들어주셨습니다.
600각 타일 졸리컷 시공을 했고 눈에 거슬리는 것 없이 아주 깔끔하답니다.
작은 집에 욕심부린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이와 물놀이도 할 만큼 욕조 공간이 넓어서 만족 중이에요.
| 수납 포인트를 준 복도
저희 집 복도 끝에는 문이 달린 수납장이 있어요. 인테리어 실장님께서 제안해 주셔서 진행했는데, 너무 만족하고 있습니다.
불투명 아크릴 소재의 문이 달린 공간에는 책들과 필기류를 수납하고, 아래쪽 필름 도어로 시공된 공간에는 작은 운동기구와 건전지, 테이프 등 잡동사니들을 보관하고 있어요. 남는 공간에 수납장을 만들어 20평대 아파트를 더욱 알차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집들이를 마치며 –
예전에 어떤 인터뷰를 보았는데, 이런 말이 있더라고요. 좋은 집에 사는 이유는 외부에서 온갖 스트레스를 받고, 치열하게 하루를 보내고 들어왔을 때 아름다운 공간이 마음을 위안해 주기 때문이라고요. 그래서 좋은 집이란 단순히 넓고 크고 비싼 집이 아니라 마음이 편안하도록 정돈되고 취향으로 꾸며진 공간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그럼 지금까지 저희 집들이를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려요. 모두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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