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는 결혼 4년 차에 접어든 30대 부부입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코시국이 되면서 한동안은 캠핑을 취미 삼아 여기저기 돌아다녔어요. 그러다가 이사를 와서 인테리어를 한 뒤로는 사부작사부작 집을 꾸미면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진 것 같아요.
저는 주로 저층에서만 살아서, 내 집 마련을 한다면 꼭 10층 이상의 ‘고층’에 살고 싶었어요. 집을 알아볼 당시에는 고층 매물이 거의 나오질 않아서, 인터넷 부동산에 고층 매물이 나오자마자 당일에 보러 갔던 집이 지금의 저희 집이 되었네요.
구축임에도 집 상태가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산자락이 한눈에 보이는 시원한 뷰에 반해 큰 고민 없이 계약을 하게 되었던 저희 부부의 두 번째 신혼집. 고층에 살고 싶었던 제 바람이 아주 잘 이루어진 편이랄까요?
오늘은 그렇게 올 리모델링으로 가꾼 저희 부부의 집을 소개해 드릴게요.
집 정보
| 24평 탑층 아파트
| 전체 리모델링 (새시 교체, 베란다 확장 제외)
| 약 2,000만 원 소요
| 화이트 내추럴 스타일
기본에 충실한 올 리모델링
이 집은 지은지 18년 정도 된 구축 아파트의 탑층이에요. 구축 탑층 아파트는 결로나 곰팡이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 분들도 꽤 있더라고요. 저도 처음 집을 보러 갔을 때 제일 눈여겨 본 부분이었는데, 이곳은 그런 흔적이 전혀 없이 내부가 깔끔한 편이었어요. 다만 곳곳에 불필요한 몰딩 장식이 많아서 집을 더 좁아 보이게 만드는 것 같았고, 몰딩은 모두 철거 후 인테리어를 진행했습니다.
| 인테리어 컨셉 정하기
저희 부부는 화이트 톤으로 전체적인 바탕을 만들고, 다양한 패브릭 제품이나 소품들을 활용하여 때에 따라 다양하게 집을 꾸며 보고 있어요. 이사 온 후로 식물을 키우는 재미도 알게 되어서 허전한 공간은 식물과 함께 연출해 보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화이트, 베이지, 그레이와 같은 모노톤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런 분위기가 완성되었네요.
| 욕심을 버리고, 공간을 활용하다
새시와 욕실 부분 수리를 제외하면 거의 올 수리와 다름없는데 예산은 많지 않아서 ‘기본에 충실하자’라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욕심나더라도 포기할 부분은 빠르게 포기하고 공간을 최대한 잘 활용하고자 했고요.
특히 저희 집은 확장을 하지 않은 순정 베란다가 총 3개인데요. 구축 아파트 특성상 베란다 공간이 꽤 넓은 편이라 수납 용도로만 사용하긴 아쉬워서 한쪽 구석에 셀프 조립 랙을 설치해서 캠핑 짐을 두고, 나머지 공간에는 테이블과 벤치를 두어 티타임을 즐기거나 다용도로 활용하고 있어요.
공간 둘러보기
| 따뜻한 크림 화이트가 머무는 거실
먼저 거실부터 보여드릴게요. 저희 부부는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 처음이고, 미적 감각이 뛰어난 편은 아니라 무난하면서 깔끔한 화이트 인테리어로 진행하였어요. 자재들을 고르면서 화이트여도 다양한 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가급적 따뜻해 보이는 크림 화이트 계열의 자재들 위주로 골랐던 것 같아요.
바닥 컬러는 화이트 계열이지만 전체적으로 차분하게 눌러줄 수 있는 그레이 오크가 가미된 강마루로 시공했습니다.
저희는 주로 거실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데, 남편 체격이 큰 편이라 이사 오면서 거실 한 면을 꽉 채우는 소파를 구입했어요. 소파가 크다 보니 불편함 없이 둘 다 누워서 TV를 시청할 수 있어서 좋아요.
이 집에는 크게 비싼 가구나 소품은 없지만 이사 기념으로 큰마음 먹고 구입한 ‘패브릭 소파’를 추천하고 싶어요. 가구 단지에서 앉자마자 남편과 저 둘 다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이거다!’ 하고 만장일치로 구입했거든요. 거실 크기에 맞춰 주문 제작도 가능하고 적당히 폭신해서 휴일엔 둘 다 소파와 거의 한 몸이 되어 생활할 정도예요.
패브릭 재질이라 관리가 까다롭기 때문에, 소파 위에는 패드를 항상 깔아두고 있어요. 요즘은 워낙 예쁜 소파 패드나 커버가 많이 나와있어서 큰돈 들이지 않고도 다양하게 연출을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TV를 보면서 밥 먹는 것이 익숙해서 거실에 리프팅 테이블을 두고 사용하고 있어요. 리프팅 테이블은 사용하지 않을 때 깔끔하게 닫아두면 되어서 활용도가 정말 높답니다.
| 자투리 공간까지 활용한 주방
주방이 넓은 편은 아니지만 자주 쓰는 가전들과 식탁만큼은 꼭 두고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처음엔 식탁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ㄱ 자 싱크대 설치를 고려했었지만, 공간 확보를 위해 싱크대는 기본 일자 모양으로 만들고, 냉장고는 주방 베란다에 두기로 했어요.
상부장과 하부장 사이 미드웨이는 어두운색 타일이 관리가 쉬울 것 같아 그레이 톤으로 선택했어요. 생각 보다 요리를 자주 해 먹진 않아서 밝은색 타일을 했어도 될 것 같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만족하며 지내고 있어요. 정리 정돈에 소질이 없는 편이라 가급적 싱크대 위에 잘 늘어놓지 않기 위해 상부장을 잘 활용하고 있어요.
주방 가구는 무광 화이트 톤으로 통일했어요. 덕분에 넓지 않은 주방에 여러 가구를 두어도 깔끔해 보여요.
주방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가구는 싱크대 맞은편의 수납장이에요. 소중한 자투리 공간에 전자레인지와 밥솥을 수납하고 싶어 열심히 손품 팔아 구매했는데 수납공간도 많고, 디자인도 예뻐서 마음에 들어요.
| 미니멀해도 충분한 침실
다음으로 침실을 소개해 드릴게요.
이곳은 신혼 초에 구입한 침대와 화장대가 우드 톤이라 자연스럽게 우드 앤 화이트 컨셉으로 완성했어요.
또 침실을 최대한 넓게 사용하고 싶어서 붙박이장을 두지 않고 최소한의 가구만 들여놓았답니다. 발밑에는 미니멀한 디자인의 수납장 하나만 두었어요.
최근엔 조금 허전한 것 같아 머리맡에 멋진 파도 포스터를 걸었어요. 여담이지만 저와 남편 둘 다 물이 부족한 사주여서 집에 물 사진이 있으면 좋다고 해서 골랐습니다.
| 곧 아이 방이 될 컴퓨터 방
코로나가 한창 심했던 작년에 주로 재택근무를 하며 시간을 보냈던 컴퓨터 방을 소개할게요.
다시 사무실에 출근하게 된 뒤로는 잘 사용하지 않게 되었는데, 한창 집들이를 많이 할 땐 손님방으로도 자주 썼어요.
그러다 요즘엔 러그를 깔고 다양하게 활용 중이에요.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추후 아기방으로 꾸밀 계획이라 가급적 다른 가구는 들이지 않으려 하고 있어요.
| 확장하지 않아 더 완벽한 베란다
저희 집은 베란다 확장을 하지 않아서 거실과 작은방, 주방 베란다까지 총 3개의 베란다가 있어요. 각각의 베란다의 장점이 있었기에 공간별로 용도에 맞추어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어 꾸몄어요.
거실 베란다에는 식탁을 두어서 날 좋은 날 산을 바라보면서 홈 카페를 즐기기에 딱 좋아요. 남서향으로 낮에는 햇빛이 잘 들어오는 편이라 베란다에서 식물 키우기도 좋고요.
주방 베란다에는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와 같은 대형 가전이 알맞게 제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 특히나 신혼 초에 샀던 세탁기 모델 특성상 직렬 설치가 불가해서 건조기를 방에 따로 두어야 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베란다가 넓은 구축의 장점이 빛을 발휘해 한 곳에 둘 수 있게 되었어요.
| 알차게 수납한 드레스룸
다음으로 드레스룸을 보여드릴게요. 작은방이다 보니 시스템 옷장을 설치해서 노는 공간 없이 최대한 수납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어요 특히 코너 장은 내부 공간이 꽤 넓어서 이불이나 러그 등을 정리하기에 딱 좋더라고요.
드레스룸의 수납 꿀팁은 ‘최대한 보이지 않게 쏙쏙 숨겨 두기’인 것 같아요. 빨래 개고 나서는 바로바로 옷장에 넣어두고요. 또 자주 입는 외투가 아니면 가급적 다 옷장 안에 넣으면 드레스룸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어요.
| 부분 시공을 한 화장실
리모델링 계획 단계에서는 조적 젠다이와 욕조, 간접 조명이 있는 고급스러운 화장실을 만들고 싶었는데 예산이 부족해서 화장실은 결국 부분 수리만 진행하게 되었어요. 기존에 있던 유리 파티션은 과감히 철거하고, 어두운 바닥 타일 대신 벽타일과 비슷한 밝은 회색 타일로 교체했어요.
과감히 전체 시공을 할 걸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비포와 비교했을 때 조금 더 밝고 답답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도기류를 교체하면서 젠다이도 새로 만들어 디스펜서와 디퓨저 등을 올려두고 사용하고 있어요.
| 중문으로 실용과 미감을 잡은 현관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곳은 현관이에요.
중문 설치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중문 시공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확실히 외부 소음이나 외풍을 막아주고 화이트 톤 초슬림 3연동 도어를 설치하니 집이 답답해 보이지 않거든요. 또 중문을 설치할 때 필수적인 가벽에 창을 냈더니 프라이버시도 보호하며 포인트를 줄 수 있었고요.
마지막으로 추천드리고 싶은 포인트는 신발장 띄움 시공이에요. 자주 신는 신발들을 깔끔하게 정리해 둘 수 있고, 간접 조명을 설치하면 그 자체로 인테리어 효과를 줄 수 있거든요. 저희는 관리가 쉬운 어두운 회색 타일 위로 따뜻한 간접 조명이 비칠 수 있도록 시공했어요.
나와 가족을 정립하는 곳
저는 집이란 우리 가족, 그리고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천천히 정립해 나가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가족의 동선을 고려하며 가구를 배치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건 한 장을 사더라도 나만의 기준으로 구매하게 되잖아요.
집을 꾸미며 이것은 싫지만 또 저것은 그래도 괜찮고, 부모님과 살던 때와는 다르게 나만의 살림을 꾸리는 재미가 이런 것이구나 싶더라고요. 처음에는 집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SNS를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살고 있는 집에 대한 생각과 애정이 깊어지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저희 집들이를 찬찬히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모두 따뜻한 공간 가꾸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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