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0년간 제품 디자이너로 일하다, 이제는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입니다. 또, 손으로 꼼지락거릴 수 있는 모든 취미 부자이기도 하죠.
다른 엄마들이 그렇듯, 아이들이 유치원에 있는 동안은 혼자 집에서 커피를 마시고 차분하게 집 정리하는 시간을 참 좋아하는데요. 운동을 하고 친구를 만나는 시간 외에는 주로 집에서 꼼지락거리며 취미생활을 하고 있어요.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취미는 집을 꾸미는 일이랍니다. 원래 디자인을 전공했기 때문에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가꾸고 정리하다 보니 점점 더 집을 더 사랑하는 집순이가 되어 가고 있어요. ㅎㅎ
09년생, 12살 먹은 아파트 …
그렇지만 이사를 온 처음부터 이 집이 제 마음에 쏙 드는 건 아니었어요. 제가 살고 있는 집은 2009년도에 지어진 아파트로, 방이 3개, 화장실 2개, 드레스룸까지 있는 38평형인데요.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사 후의 이미지를 많이 생각하면서 선택했던 것 같아요.
리모델링을 시작하며
리모델링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두 가지가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우리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화된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주로 전업주부인 제 살림 효율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구조와 동선을 많이 바꾸었죠.
두 번째는 모든 요소 하나하나가 조화롭고 편안해 보이게 디자인하고 싶었어요. 최대한 선을 없애고 전자제품들이 많이 노출되지 않고 가구와 어우러져 공간 속에 녹아 있길 바랐어요.
특히 이 집의 모든 벽과 대부분의 붙박이 가구들은 그레이 컬러로 제작했어요. 그래서 짙은 우드톤과 잘 어우러져 차분하고 편안하게 보이는 느낌이 든답니다.
집의 첫 얼굴, 거실
많은 분들이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 거실 확장을 하시잖아요. 저희도 채광과 뷰가 좋은 곳이 베란다로 막혀있어서 거실 확장을 결심했어요. 거실 양쪽 베란다를 전부 확장하고 통창으로 바꾸어서 햇살을 맘껏 끌어들여 더 따뜻하고 밝은 집이 되었어요.
주부의 행복을 담은 시간
채광뿐만 아니라 보다 효율적으로 생활 동선을 짜기 위해 고친 공간도 있어요. 바로 안방 화장실인데요. 드레스룸과 화장실을 터서 세탁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원래 세탁실을 주방 베란다 쪽에 있었는데, 매번 빨래 바구니를 들고 이동해야 했거든요. 세탁실이 안방 드레스룸에 있기 때문에 겨울 한파에도 동파 걱정 없이 세탁할 수 있었어요.
또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 보니,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함께 변화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어요.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하나의 공간을 조금은 다르게 활용할 수 있었답니다.
놀이할 때는 두 개의 방을 하나처럼 넓게, 또 각자의 공간이 필요할 때는 슬라이딩 도어를 닫아서 아늑하게 사용할 수 있게 바꾸었어요.
요즘은 봄을 맞이해서 안방 베란다를 소소하게 정원으로 꾸미고 있어요. 얼른 따뜻해져서 빈 화분들을 예쁜 식물들로 가득 채우고 나만의 정원에서 커피 한잔하며 봄 햇살을 즐기고 싶네요~
가족을 담는 그릇
집은 가꾸면 가꿀수록, 우리 가족의 생활패턴에 딱 맞게 변화하는 존재였어요. 점차 이런 생활이 쌓여, 가족 모두의 인생이 녹아든 집이 완성될 거예요. 그럼 시간이 흐를수록 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집이 될 것 같아요.
이런 저에게 있어, 집이란 가족들의 인생을 담는 그릇이에요. 우리의 모든 감정을 쏟아내고 비우고 때로는 채워주는 그런 공간 말이에요. 앞으로도 저희 집이 저희 가족을 위한 따뜻한 그릇이 되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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