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한 행복을 진주알 꿰듯이 이어나가는 조용한 날을 사랑하고, 그 속에서도 일용할 설렘을 찾아다니는 잔잔한 집순이입니다.
주말 아침이면 여유로운 커피향을 맡으며 브런치 준비를 하고, 책과 영화로부터 영감을 얻으며 글을 써 내려가기도 하고, 좋아하는 문장에 줄긋기를 합니다. 햇살이 반짝이는 늦은 오후에는 논과 밭, 산으로 둘러싸인 집 주위를 남편과 산책합니다. 저수지 주위를 걸으며 윤슬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을 제일 좋아합니다.
자연으로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집
제가 살고 있는 이 집은 32평 아파트입니다. 늘 자연과 함께 하는 삶에 동경이 있었는데, 드넓은 논밭과 산이 어우러져 사계절의 풍경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위치에 반해서 결정했어요. 외곽이지만 15분이면 시내로 가는 버스들이 10분마다 다니고, 버스정류장이 코앞이면서, 회사 위치도 딱 떨어져 지금이 아니면 여기서 살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풍경으로 사치할 수 있는 날이 오다니 행운이에요.
인테리어 컨셉은?
집은 ‘취향의 집결지’라고 생각해서 좋아하는 취향을 각 공간마다 곳곳에 묻혀 뒀어요. 덕분에 각 공간마다 아끼는 소품들이 있어요. 무엇보다 공간의 컨셉과 톤이 이어지도록 해 그 통일감에서 주는 편안함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지친 나를 반겨줄 현관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아늑한 풍경
외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처음 발을 들이는 현관입니다. 바깥에서의 모든 긴장감을 벗고 첫 공기를 들이마시는 현관은 집 인테리어 할 때 주방 다음으로 신경을 썼습니다. 덕분에 남편이 가장 애정하는 공간이 되었어요.
주방 인테리어도 궁금하다면?
개인적으로 현관이 어지러우면 마음도 어지러워져, 현관의 신발을 늘 가지런히 정리하는 편이에요.
패브릭으로 완성한 거실
다음으로 보여드릴 공간은 거실입니다. 남편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라 따뜻한 색감을 주로 이루어 아늑한 느낌에 초점을 맞췄어요.
특히나 패브릭이 주는 힘은 어마어마한 것 같아요. 계절의 변화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데 따뜻함과 포근함을 주기도 하고, 청량감과 깨끗함을 주기도 하고요. 쿠션과 러그로 포인트를 줄 때는 베이직한 베딩과 쿠션으로 톤만 잘 조절해 주면 어떤 색감이든 잘 어울려요.
비슷한 색감들은 하나씩 배치하기 보다 다양하게 섞어 사용하면 더욱 풍성한 계절의 분위기를 낼 수 있고요. 보시는 분들도 다양한 패브릭으로 적재적소에 배치해 더욱 아늑하고 따스한 공간을 만드시기를 바라요.
퇴근하고 돌아와서 소파에 벌러덩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으면 적막으로 가득한 공간이 그날의 노곤함을 위로해줘요.
거실 한쪽에는 저의 힐링공간, 홈 카페가 열리기도 합니다. 달콤한 디저트와 향긋한 커피로 채워주곤 해요.
저희 거실은 때때로 영화관이 되기도 합니다.
오롯이 나를 위한 침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침실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단장한 침실에는 새하얀 테이블, 내 몸이 쏙 들어가는 안락한 의자, 싱그러운 몬스테라가 있어요.
자기 전까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오렌지색 조명과 은은한 버터 색감을 이루는 바스락거리는 이불까지 함께 한답니다.
살다 보니 저의 동선이 그려지더라고요. 거기에 맞추어 제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자리 잡아 뒀어요.
금요일 저녁의 힐링, 서재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서재입니다. 금요일 늦은 저녁에 좋아하는 라떼를 마시며 블로그를 쓰곤 합니다. 감기는 눈을 굳이 잠에게 양보해 주지 않고 치켜뜨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공간이에요.
브런치 카페가 된 베란다
저희 집은 앞뒤로 베란다가 길게 자리하고 있어서 문을 열어두면 쌍방으로 바람이 몰아쳐서 진짜 시원하고, 빠른 시간 안에 환기가 가능해요.
앞 베란다에는 테이블을 둬 날씨 좋은 주말에는 브런치를 즐기기도 하고, 홈 캠핑도 해요.
뒷베란다에는 세탁기, 건조기가 위치해있고, 둘 다 적재 공간으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 옛날 아파트의 베란다 매력에 흠뻑 빠졌어요.
집들이를 마치며
지금까지 취향으로 채워가는 공간들을 소개했는데요. 다음 번 집들이에서는 구축 아파트의 리모델링 전후를 위주로 보여드릴게요. 특히나 작은 주방에 갈증을 느끼셨을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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