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쵸타코와 함께 살고 있는 연애 9년, 신혼 5년차 부부입니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저는 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제 남편은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고요.
저와 남편 둘 다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탓인지 저희 부부는 시각적인 것에 민감한 것 같아요. 단조롭고 익숙한 느낌이 들면 쉽게 피로를 느끼거든요. 그래서 집에서도 다양한 자극을 얻기 위해 소품이나 가구 위치를 변경하고 바꾸어 주곤 한답니다. 오늘은 소재와 색감, 실루엣이 모두 다른 수많은 소품으로 채워진 나쵸타코네의 신혼집을 소개해보려고 해요.
“나쵸와 타코는
이 두 친구예요.”
구축에서 신축으로!
저희 부부의 첫 신혼집은 14평 복도식 아파트였어요. 지어진 지 아주 오래된 탓에 단열과 주차로 무척이나 스트레스를 받았었죠. 그러다보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새 아파트에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더라고요.
하지만 청약에 당첨되기란 정말 어려웠어요. 계속되는 실패 이후, 저희는 과감히 ‘청약만으로는 어렵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분양권을 매매하기로 했죠. 그렇게 얻은게 지금의 집이에요. 21평에 방 2칸, 팬트리까지 있어 무척 넓어보이는 구조의 집이랍니다. 주변에 녹지가 많고, 주차장이 한산하면서, 역세권이라는 점까지 아주 완벽했어요.
평범한 구조에서 ‘라운지’로
많은 조건을 고려하며 정한 탓인지, 이 집은 평수가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작은 집이지만, 작아 보이지 않게’를 인테리어 컨셉으로 잡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위 사진은 그렇게 처음에 계획했던 거실 구조예요. 아트월에 TV를 딱 붙이고 반대편 벽에 소파를 배치해 최대한 넓어보이게 한 모습이죠?
그런데 간과한 게 있었어요. 저와 남편 둘다 단조롭거나 전형적인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였죠. 집이 점점 질리기 시작하자 저희는 구조를 바꿀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라운지형 구조’를 떠올렸고요.
라운지 구조를 만드는 건 간단했어요. 소파 2개를 각각 창가 앞, 부엌 앞에 배치해 마주보게 하구 가운데 공간을 확보하면 됐거든요. 거기에 TV는 독특하게 사선으로 배치해 유동적인 느낌을 살렸어요. 구조를 정한 다음부터는 유럽의 빈티지, 미드 센추리 모던 무드가 가득한 가구와 조명을 하나씩 더해 지금의 공간을 완성했답니다.
그렇게 만든 거실과 주방의 모습은 지금부터 더욱 자세히 소개할게요.
집의 원래 모습
공간 : 아파트
면적 : 21평
공간 구성 : 거실, 주방, 안방, 작업방, 드레스룸
거실
앞에서 확인하셨던 거실의 모습이에요. 편안한 무드의 패브릭에 티크 톤 원목 가구, 빈티지 조명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죠.
거실의 터줏대감 가구는 요하네스 소스의 책장이에요. 오래된 라운지의 느낌에 충실하기 위해 묵직하고 빈티지한 가구를 많이 구매하며 함께 들인 이 책장에 취향을 마음껏, 온전히 표현해두었거든요.
6070 유럽 라운지풍을 위해 다음으로 신경쓴 건 조명이었어요. 60년대 프랑스 빈티지 알리버트 미러와 70년대 이탈리아 빈티지 구찌니 조명, 그리고 80년대 독일 빈티지 알파 조명까지 함께 두어 다양한 무드의 빛이 어울리게 했거든요.
그중에도 가장 좋아하는 조명을 꼽으라면 바로 ‘알파 조명’이에요. 이건 요즘에도 나오는 모델이지만, 과거의 알파 조명은 특히나 소재에서 우러나오는 묵직함과 견고함이 있더라고요. 그 느낌이 매력적이어서 아주 애정한답니다.
소파를 대면형으로 두고 생긴 가운데 공간엔 임스 체어가 있어요. 가끔 휴식이 필요할 땐 이곳에 앉아 그동안의 ‘흔들의자 로망’을 실현하고 있답니다.
주방
주방은 거실과 1자로 이어져 있는 구조예요. 그래도 소파로 한차례 분리되어서 좀 더 독립적인 느낌이 나요.
주방 앞의 다이닝 공간은 평수에 비해 무척 크게 나와서 만족했던 기억이 나요. 덕분에 남는 공간에는 캣타워를 두어서 저와 남편을 구경하길 좋아하는 주인님들의 취향까지 맞출 수 있었거든요.
이 공간의 포인트는 단연 펜던트 조명이에요. 사진 속 조명은 한국에서 점점 단종되어가는 써클라인 형광등을 사용해야하서 설치를 해놓고도 켤 수 없던 슬픈 사연이 있었는데 최근 안쪽의 조명을 LED로 모두 바꿔서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답니다.
이 조명을 볼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은 ‘빈티지의 매력’에 관한 거예요. 전 주인 분의 안목과 세월이 만나 지금은 지구 반대편의 저희 집에 있지만, 이 조명이 그간 켜켜히 쌓아왔을 추억과 세월을 돌이켜보면 깊은 감동이 느껴지거든요. 오랜 세월에도 작은 흠집밖에 남지 않은, 제게는 정말 고맙고도 아름다운 빈티지랍니다.
조명 아래로는 토넷 테이블과 임스 스위블 체어, 프리츠한센 앤트 체어를 배치했어요. 그중에도 사진에서 바로 앞으로 보이는 앤트 체어는 발이 3발이라 형태가 독특해 구매했는데 지금까지도 아주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랍니다.
복도
저희 집 복도는 길이가 길지는 않은데 많이 어두운 편이라 각종 패브릭 의자와 빈티지 조명, 키치한 베어브릭 피규어로 분위기를 밝혀두었어요.
복도를 꾸미며 고려한 건, 공간이 최대한 밝고 확장되어 보이게 하는 거였어요. 그래서 액자를 골라도 큼직하고 대범한 패턴이 있는 패브릭 제품으로 골랐죠. 그 덕에 복도 자체보다는 패턴에 시선이 쏠리게 되어서,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인테리어 꿀팁을 전해요
공간을 소개하던 중, 막간으로 인테리어 꿀팁을 드려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전혀 다른 감성의 소품이나, 가구의 과감한 믹스매치를 좋아하는데요. 다양한 색감, 질감, 시대, 브랜드, 소재, 실루엣을 섞다보면 점점 본인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이 명확해지는 것 같아 이런 인테리어 방식을 애용하곤 해요.
그래서 저만의 꿀팁을 말씀드리자면, 비슷한 색감이나 물성을 함께 배치하기보다는 과감하게 다른 것을 섞어보시라는 거예요. 특히 빈티지 소재와 키치한 피규어는 아이러니하게도, 무척 잘어울리는 짝궁이거든요. 거기에 나무와 각종 돌, 시멘트, 플라스틱, 유리 등의 재질을 섞어보아도 좋고요. 위 사진은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나온 스티커와 무료 잡지, 포스터를 모아 두었다가 화분과 가구를 장식한거예요. 이렇게 모든 요소가 인테리어 포인트가 될 수 있답니다.
디자이너의 소품들
지금까지 저희 집의 일부를 소개했어요. 거기에 더해 숨겨진 포인트와 아끼는 아이템을 설명해보았는데요,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공간에 대한 아쉬움으로 다음 집들이를 준비했답니다. 다음 집들이에서는 안방, 베란다, 디자이너의 작업실, 드레스룸을 공개할 예정이에요. 거기에 대해 이번엔 담지 못했던 ‘부부의 애장품’을 소개할 예정이고요. 그럼 많은 기대 부탁드리며, 인사를 드려요. 모두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흥미로운 소품 모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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