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느덧 결혼 5년 차 부부가 된 실버 bi예요. 저와 남편은 취향이 참 다른데 전 예쁘고 귀여운 것을 좋아한다면, 남편은 깔끔한 걸 좋아해요. 그래도 공통점은 있어요. 호텔의 무드를 좋아한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 살고 있는 집도 호텔처럼 꾸미게 되었어요. 음, 굳이 짚어보자면 신라 호텔이 많은 영감이 되어주었던 것 같아요.
저희 집은 58평이에요. 넓은데, 구조도 특이하죠. 특히 거실이 정말 넓거든요. 방 하나를 확장했다고 하는데 전체 사이즈는 7400*4400이래요.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나 봐요. 주로 거실에 지내는 남편과 저였으니 말이죠.
오늘은 결혼 5년 차 부부가 그동안 맞춰온 생활 습관을 반영해 새로 리모델링한 58평 아파트의 집들이가 될 거예요. 모두 즐겁게 확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기하고 새로운 구조가 많거든요.
간단히 시작하는 시공 이야기
처음 만난 집은 2000년대를 휩쓴 체리 몰딩 열풍으로, 온통 체리색으로 휘감긴 상태였어요. 이전 세입자분이 관리를 잘해주시기는 했지만, 세월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었고요.
그래서 저희 부부는 이 집을 호텔처럼 편안하고, 갤러리처럼 모던하게 바꿨어요. 큰 공간, 작은 공간 중 하나라도 버리지 않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요. 그리고 큰 결정인 만큼 10년, 20년 뒤의 모습까지 상상했어요.
체리 몰딩으로 휘감겨있던 구축 아파트,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요? 기대해 주세요. 정말 놀라운 모습을 만나게 되실 거예요.
유리 문이 인상적인 현관
처음 만났던 현관의 모습이에요. 전체 면적에 비해 사이즈가 작은 모습이죠. 그래서 여기를 꾸밀 땐 ‘중문’으로 어떤 첫인상을 표현할까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다 저희가 결정한 건 ‘최대한 깔끔하고 시원하게 만들자’는 거였어요. 자연스럽게 중문은 1200 크기의 대형 투명 유리로 된 제품으로 선택했죠. 워낙 커 보이다 보니, 다들 집에 처음 들어오셨을 때 현관의 모습에 감탄하시곤 해요. 또 문은 양방향으로 개폐가 가능해 효율적이기까지 하답니다.
신발장 반대편에 있는 전신 거울은 키가 큰 저희 부부에게 맞추어 턴키 업체에서 주문 제작해 주신 제품이에요.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전하고 싶네요.
모든 생활이 가능한 거실
온 곳에 체리빛이 가득했던 거실, 저는 집순이라 이곳을 꾸미는 게 가장 설레고 재미있었어요. 그러다 이 넓은 공간에 응접실, 레스토랑, 카페, 쇼룸 등 모든 요소를 다 담아보기로 했죠.
하지만 공간을 밝히는 게 우선이었어요. 담고 싶은 게 많았던 만큼 최대한 군더더기 없는 바탕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저희는 흰 벽과 옅은 회색빛 바닥으로 이루어진, 그림이 걸리기만 하면 모든 게 완성될 ‘갤러리 같은 집’을 완성했어요.
소파 공간
거실은 두 종류의 공간으로 나누어 사용하고 있어요. 먼저 소파 공간이에요.
공간을 분리하려고 했으면 소파를 가운데에 놓거나 했을 텐데, 저희는 ‘한 공간이 모든 기능을 하는 느낌’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그래서 소파를 가장 안쪽 깊숙한 곳에 배치했는데, 개인적으로 이 선택이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해요. 저희 부부의 생활에 아주 딱 맞거든요.
사진 속 소파는 3인용 제품이에요. 바닥과 비슷한 회 베이지 색이라 크게 튀지는 않지만, 은은하게 공간을 채워요. 포근해 보이는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든답니다.
최근엔 거실장을 새로 바꿨어요. 이전에 쓰던 것보다 낮아졌는데, 빔을 쏘아도 거실장에 가려 그림자가 생기지 않더라고요. 매일 밤 이곳에선 홈 시네마가 열린답니다.
응접실
여긴 다이닝룸 겸 응접실이에요. 소파 공간의 반대쪽에 꾸몄어요.
자주 사용할 테이블은 6인용으로 널찍한 제품을 골랐어요. 그리고 둥근 모양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했죠. 집이 전체적으로 각져서 그런지 조금은 각이 완만한 가구가 들어와도 좋을 것 같더라고요.
최근엔 테이블 주변으로 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를 들이고 있어요. 알록달록 선명한 색감이 너무 예뻐 보여서요. 그러다 보니 요즘엔 새로운 가구로 거실 배치를 바꾸는 데 빠져있어요. 기분 전환도 되고, 코시국에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주더라고요.
거실 욕실
거실을 둘러본 김에 거실 욕실까지 살펴봐요.
이곳은 집에 놀러 오신 분들도 사용할 공간이라 욕조를 없애고 샤워 부스를 만들었어요. 어차피 욕조는 침실 욕실에 만들 생각이었거든요.
그리고 거실이나 수건장같은 요소는 각지고 쉐입이 잡힌 제품으로 선택해 깔끔한 느낌을 강조했어요. 무광 액세서리까지 더했더니 세련된 무드로 완성되었답니다.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주방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주방이에요. 원래 구조도 괜찮았지만 아쉬운 건 저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가구를 수용하기엔 부족하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모든 구조를 바꾸기로 했답니다.
그렇게 완성된 주방의 모습이에요.
3D 도면으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지금의 주방은, 이전 주방과는 달리 조리대를 안쪽에 배치했어요. 냉장고 3대가 나란히 들어가야 해서, 길이가 여유로웠던 벽으로 냉장고 위치를 바꾼 거죠. 어쩔 수 없이 베란다의 광량을 포기해야 했지만 더 깔끔한 구조가 된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여긴 싱크대 쪽이에요. 끊김 없이 쭉 한 쪽 벽면으로 싱크대 상판을 말아올렸더니 주방을 쓰기가 훨씬 편해졌죠. 공사를 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큰 비용이 들었는데도 업체에서 추가 비용 없이 아주 멋지게 제작해 주셨어요. 아주 감사했답니다.
주방의 식탁은 아일랜드 하나로 타협했어요. 원래는 아일랜드, 식탁을 각각 두고 싶었는데, 주방이 정사각형 모양이라 두 개를 나란히 두거나 T자 형으로 두긴 애매하겠더라고요. 그래서 과감히 식탁을 포기하고 아일랜드 위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형태를 수정했어요.
주방의 디테일도 살펴봐요. 사진은 차례로 싱크대 가림막, 르그랑 무선 충전기, 바흐만 콘센트인데 주방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도와준답니다. 인테리어도 인테리어지만, 집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주는 건 이런 사소한 요소들이더라고요.
호텔을 옮겨 놓은 침실
다음으로는 침실을 소개할게요. 이곳은 집에서 가장 작은방이라 최대한 단순하게 꾸미려고 했어요.
전체적인 모습은 이래요. 호텔처럼 숙면에만 집중할 수 있는 모습이죠. 조금 아쉬운 건 공사 중간에 위치를 변경하는 바람에 침대 머리맡에 전기선을 못 끌어온 거예요. 그래서 막간으로 팁을 드리자면 ‘전기 코드를 충분하면 충분할수록 좋다’는 거예요. 언제, 어떻게 구조를 바꾸게 될지 모르니까요.
침대 주변엔 협탁과 스탠드 조명, 트롤리만 두었어요. 빛이 은은한 노란 조명을 두었더니 하얀 공간에 따뜻한 무드가 생겼어요.
침실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은 러그예요. 일어날 때마다 포근하게 밟히는 느낌이 너무 좋거든요. 공기가 차가운 아침에도 땅에 닿는 발이 따뜻해 매일 만족스러워요.
부부 욕실
부부 욕실은 평수 대비로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욕조를 둘 정도는 됐었죠. 이곳을 어떤 컨셉으로 꾸밀까 하다가 깔끔하게 ‘조적 욕조’를 만들기로 했어요.
그렇게 완성된 모습이에요. 추운 날엔 이 욕조에 뜨겁게 물을 받아두고 반신욕을 즐기고 있는데, 온몸이 녹아요. 스퀴저로 쓱쓱 문질러주면 돼서 관리도 쉽고요.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만족스러운 포인트랍니다.
부부 욕실의 천장에는 온풍 기능이 되는 힘펠을 설치해두었어요. 덕분에 겨울철에도 욕실에 찬 기운이 돌지 않죠. 여름엔 드라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데, 빨리 써보고 싶어요.
침실 욕실의 가장 특이한 점은 세면대가 없다는 거예요. 일부러 연결된 드레스룸으로 빼두었거든요. 그 대신 남는 자리에 샤워부스를 만들어 욕실 관리가 조금 더 쉬워졌어요.
드레스룸 세면대
여기가 바로 드레스룸에 만든 세면대예요. 호텔처럼 파우더룸을 만들고 싶어서 가벽을 세우고 새롭게 구성했어요. 때로는 제 셀카 존 혹은 화장대가 되어준답니다.
세면대의 액세서리는 미니멀한 제품으로 선택했어요. 덕분에 훨씬 더 깔끔해 보이죠.
두 가지 컨셉이 공존하는 서재
마지막으로는 서재를 소개할게요.
저희 부부는 집에서 일을 하는 경우도 많고, 취미 생활도 이곳에서 즐길 예정이었기 때문에 일부러 가장 큰 방을 서재로 선택했어요. 그래서인지 데스크를 두 개나 가져다 두어도 공간이 여유롭답니다.
이쪽은 귀엽고 아기자기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저의 데스크예요. 우드 톤 책장에 맞춰 책장과 북스탠드도 비슷한 색감으로 골랐어요. 덕분에 한 층 아늑한 분위기가 나죠.
여긴 남편의 책상이에요. 깔끔한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취향에 맞추어 블랙으로 색감을 통일했어요. 자주 사용하는 데스크와 전자기기를 가져다 두었더니 어딘가 모던하고 시크한 느낌이 나요. 이렇게 보니, 스타일이 정말 다르네요!
집들이를 마치며
생활과 습관에 맞추어 집을 꾸미며 느낀 점은 ‘인테리어’란 참 특별한 경험이라는 거였어요. 필요한 것만 가득 채워 오래된 공간을 상상 속의 보금자리로 완성해가는 일은 참 즐겁고 신나더라고요.
새롭게 변신한 집에서 제가 바라는 한 가지는 ‘가족과의 대화, 미래에 대한 준비, 현재의 과제를 평범하고 꾸준하게 이뤄가기’예요. 그리고 이번에 집을 꾸미며 제게 찾아온 직업적인 변화도 좋은 경험이 되길 바라요. 그저 앞으로도 이 공간에서 무엇이든 이루고 꿈꿀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지금까지 저희 집들이에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종종 소식을 전할 테니 많이 관심 가져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럼 모두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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