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8살이 된 아이가 있는 워킹맘 빈스스테이입니다. 현재 패널 제조 회사에서 개발 업무를 맡고 있어요. 직장 때문에 아이를 돌봐주시는 친정에서 머물고 있는데, 벌써 그게 5년이나 되었네요.
3대가 사는 집. 말로만 들어도 느껴지지만, 그 인테리어의 시작은 마냥 순탄치 않았어요. 각자 원하는 공간의 모습도 니즈도 달랐거든요. 하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하나 둘 새로움을 더하다 보니 지금의 공간이 완성되었어요. 모든 구성원의 온전한 휴식처가 되어줄 수 있는 집이요.
오늘은 부모님이 오랫동안 지키시고, 그 속에서 아이가 자라나는 저희 집을 소개해요. 노란 장판이 가득하던 구축 주택이 제 손길에 닿아 하나 둘 바뀌어가던 순간을 포착했어요.
도면부터 확인해요
저희 집은 상가주택에 위치한 31평 공간이에요. 거실, 주방, 방 3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친정집이다 보니 제게 주어진 방은 아이 방뿐이었죠. 그래서 이번 집들이에서는 현관, 거실, 주방, 아이 방을 차례로 소개해 보려고 해요. 간단한 인테리어 팁은 아래에 적어두었으니 참고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집꾸미기 리스트
홈 스타일링
셀프 시공 : 템바보드 설치, 아이 방 도배 · 장판 · 몰딩
부분 시공 : 거실 도배 · 몰딩 시트지 작업
| 인테리어 팁
미니멀 실천이 어렵다면, 톤을 맞춰요
가벽이나 아일랜드 식탁 등으로 실용적인 동선을 만들어요
한 번쯤은 특별한 가구를 주문 제작해 봐요
현관
집 안이 그대로 보이던 현관
저희 집은 현관이나 복도라고 할만한 게 없는 구조예요. 들어서자마자 바로 집 안이 보였죠. 하지만 제게는 ‘전실’에 대한 로망이 있었어요. 그래서 가벽과 벤치로 구조를 가다듬기로 했답니다.
가벽과 벤치로 ‘전실’ 만들기
완성된 모습이에요. 현관 바로 앞에 벤치와 쿠션을 두었더니 어느 정도 여유로운 전실 분위기가 감돌죠?
벤치 뒤쪽에는 타공판과 간살 가벽을 주문 제작해 설치했어요. 주방이 좁아 어쩔 수 없이 튀어나와 있는 김치냉장고 뒷면을 가리려던 거였는데, 현관을 분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종종 계절마다 변화가 필요할 땐 소품을 활용하고 있어요.
거실
고가구와 장난감이 어지럽던 거실
친정집 거실은 원래 파리도 미끄러질 정도로 깨끗했어요. 그런데 아이와 제가 들어와 살기 시작하자 고가구에 장난감에 점점 그 조화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집에 와도 쉬는 기분이 아니고, 죄책감마저 들 정도로요. 그렇게 큰마음을 먹고 두 팔을 걷어붙였죠.
새로운 가구로, 새로운 시작을!
제가 가장 처음 한 일은 자리만 차지하는 소파를 과감히 버리는 거였어요. 그리고 그 자리에 책장과 수납장을 두어 크고 작은 장난감을 정리했고요.
그다음엔 원형 테이블로 다이닝 공간을 만들었어요. 화이트와 우드를 적절히 조합하면서 체리 몰딩과 어울리는 조합을 찾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답니다.
화이트 시공으로 더욱 넓어 보이게
하지만 그렇게 5년 정도를 지내니 벽지가 많이 낡아, 더 이상 홈스타일링으로는 한계가 있었어요. 어쩔 수 없이 이번엔 시공의 힘을 조금 빌렸죠. 아버지가 인테리어 업을 하셨었는데 거실 도배와 몰딩 시트지 작업을 부탁드렸더니 저렴하게 진행을 해주셨어요.
거실의 벽면은 우드 톤 템바보드로 셀프 시공했다가, 시트지로 화이트 톤으로 다시 바꾸어주었어요. 벽지와도 어우러지니까 집이 전보다 더 넓어 보이더라고요. 밑바탕이 깨끗해지니 기존 가구도 한결 깨끗해 보이고요. 새로 들인 소파와 거실장까지 따뜻한 원목 색감으로 맞추니 한결 포근한 분위기가 되었어요. 역시 화이트와 우드 조합은 늘 옳아요.
매일매일이 홈파티
이전과는 몰라보게 달라진 거실엔 종종 홈파티가 열려요. 가구 배치도 요리조리 바뀌고, 시즌에 맞는 소품이 장식된답니다.
분위기에 맞추어 공간을 꾸미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는 일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나 싶어요. 코로나 이후 조금 더 즐기게 된 홈파티인데, 이젠 정말 진심이네요. 바깥에서 노는 것보다 집에서 노는 게 더 즐거울 정도랄까요?
주방
가전과 식탁으로 혼란했던 주방
주방은 평수에 비해 좁게 나오기도 했고, 다른 곳에 비해 가전제품이 많아 늘 혼잡했어요. 거기에 식탁과 아일랜드 수납장이 따로 있다 보니 정리를 해도 깨끗해 보이지 않았죠.
아일랜드 식탁으로 광명 찾기
결국 저는 기존에 사용하던 낡은 식탁과 아일랜드 수납장을 처분했어요. 그리고 새로운 아일랜드 식탁을 들였답니다.
이 식탁은 아이엔지홈 브랜드의 제품이에요. 수납도 빵빵하고 심지어 양면으로 사용이 가능하답니다. 저희는 주방의 한 가운데에 두고 한쪽에서는 요리, 한쪽에서는 식사를 하는 식으로 사용해요.
아, 그리고 이건 제가 발견한 팁인데요. 아일랜드는 보통 다리를 넣는 곳의 깊이가 짧아 앉아있기가 불편한데 그럴 땐 ‘상판’을 제작해서 함께 사용하면 좋아요. 저는 10cm 정도 여유 공간을 만들었는데, 이 정도만 늘어도 훨씬 편하더라고요. 어머니도 요리 공간이 넓어졌다고 좋아하시네요.
여유 공간에는 선반을
기존 가구를 처분하고 남는 자리에는 새로운 우드 톤 선반을 들였어요. 그리고 오브제와 거울을 진열해 화장대 겸 포토존을 만들었답니다. 평소에는 선반 문을 닫아두고 깔끔하게 지내고 있어요.
아이 방
노란 장판과 체리 몰딩의 조화
방 중에서는 제가 유일하게 꾸밀 수 있는 공간이었던 아이 방. 그래서 이곳엔 더욱 공을 들였어요. 하지만 처음엔 노란 장판에 갈색 몰딩, 알록달록한 장난감까지 더해져 아무리 치워도 치운 느낌이 나지 않았답니다.
러그와 커튼으로 지저분한 곳을 가리기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서 1차적으로 셀프 홈스타일링을 진행한 모습이에요. 아직 엄두가 나지 않아 장판과 몰딩은 바꾸지 못했지만 대신 러그와 커튼으로 지저분한 부분을 가렸어요. 그리고 톤을 맞추어 정돈된 분위기를 냈죠.
하지만 아이가 성장할수록 점점 이대로는 부족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놀이부터 공부까지, 더 많은 활동을 집에서 하게 될 텐데 이런 공간에서는 안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벽지, 장판, 몰딩을 새롭게 교체해 주기로 했어요. 한 번도 해본 적은 없었지만 ‘셀프’로 시공해 보기로 했죠.
혼자 도배를 하고, 장판과 몰딩을 바꾸는 과정은 정말 힘들었어요. 예상했던 것보다 난도가 높아 중간중간 후회도 많았고, 몸도 많이 상했답니다. 하지만 완성된 모습을 보니 그런 노고가 눈 녹듯 사라지더라고요. 전문가분들을 향한 존경심은 남았지만요.
아이를 위한 가구를 주문 제작하기
새 학기를 앞두고 책상과 침대를 마련하며 저는 또다시 고민에 빠졌어요. 새로운 가구가 들어와야 하는데, 장난감에 아직 미련이 남아 어떻게 공간을 활용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다가 우연히 놀러 간 쇼핑몰에서 벙커 침대를 발견했어요. 저는 그 길로 ‘유레카’를 외치며, 세상에 하나뿐인 가구를 제작하기로 했답니다. 사이즈도 비용도 모두 완벽하게 맞춘, 특별한 침대를요.
침대가 들어오던 날 아이보다 제가 더 기대를 많이 했던 기억이 나요. 무려 제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 의뢰를 맡긴 가구였으니까요. 그렇게 가구가 모두 완성되고 아이가 정말 좋아하던 모습에 무척이나 행복했어요.
여긴 침대의 아래 공간이에요. 최대한 ‘기본’에 충실하게 제작해 어떤 상황에서든 자유롭게 가구를 배치할 수 있답니다. 침대 옆에는 타공판을 부착해두고, 아이에게 필요한 잡동사니를 보관했어요. 방문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위치에 모든 게 정리되어 아주 깔끔해 보여요.
여긴 침대 위층이에요. 달 무드등을 붙여두고 언제든 편안하게 잠에 들 수 있도록 했어요. 저기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이 보이네요.
직접 제작한 침대가 마음에 들었던 저는 책상까지 같은 업체에서 주문 제작했어요. 사진은 제가 직접 그린 도면이랍니다.
펜으로 슥슥 그린 그림은 이렇게 멋진 책상으로 완성되었어요. 서랍에는 피아노도 수납할 수 있어, 공간 활용에 탁월하답니다. 건반은 제가 치던 건데, 아이가 물려받아 치고 있어요. 요즘 피아노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흥미가 부쩍 늘었네요.
합판으로 아치 문 만들기
셀프 시공의 마지막은 바로 ‘문’을 바꾸는 거였어요. 아이 방이 현관 입구 쪽에 있어서 몰딩과 문이 많이 상했더라고요. 그렇다고 새로 교체하기엔 비용이 많이 들것 같아 이번엔 ‘합판’을 대어 고쳐보기로 했어요.
그렇게 완성한 모습이에요. 문 대신 달아둔 커튼의 색감이 참 귀엽지 않나요? 곧 찾아올 봄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정통 아치 형태는 아니지만 세월의 흔적을 가릴 수 있게 되어 만족스러워요.
공간이 주는 힘을 믿어요
저는 공간이 주는 힘을 믿어요. 특히나 공간의 변화는 아이에게 더욱 긍정적인 힘을 준다고요. 그런 믿음 덕분에 계속 공간에 눈을 맞추어가며 지금의 공간을 완성한 것 같아요. 그 과정 속에서 이 집에 정도 많이 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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