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는 올해 5월에 결혼한 새내기 신혼부부예요. 오늘은 고양이 2마리와 저희 부부가 지내고 있는 따뜻한 집을 소개해 드리려고 찾아왔어요.
저희 집은 매우 특별한 구조를 가졌어요. 모든 문이 아치형으로 되어 있는 복층 아파트거든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런 요소들은 매력적으로 다가왔지만, 한편으로는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어요. 지어진 지 30년이나 되어 모든 부분을 수리해야 한다는 점이 특히 그랬죠. 그 세월 동안 한 번도 수리한 적이 없어 샷시부터 베란다, 화장실, 바닥까지 모두 철거 후 올 수리를 해야 하는 상황은 아무리 집이 마음에 들어도 부담되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부담을 모두 지워줄 메리트도 확실했어요. 역세권에 주변 인프라도 정말 좋았고 초등학교를 품은 안전한 동네에 있었거든요. 결정적으로 집에서 보이는 ‘뷰’가 너무 예뻤어요. 집 주변의 빨간 지붕 아파트와, 그 옆에 흐르는 하천! 그 이국적인 뷰를 보고 저희는 이 집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해 보기로 결정했답니다.
그래도 역시 집을 고치고 인테리어하는 과정은 평탄치 않았어요. 한겨울 남편과 추위에 떨며 인테리어부터 자재까지 온갖 발품을 팔고 다녔죠. 이 땐 온 신경이 집에 가있어 남편과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스트레스도 하나의 풋풋했던 추억인 것 같아요. 그 덕에 지금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얻을 수 있었으니까요!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집들이를 시작해볼게요. 이번 집들이는 2차례에 나누어 이루어질 예정이에요. 보여드리고 함께 나누고 싶은 모습이 많아 1편에서는 ‘1층’을, 2편에서는 ‘2층’을 샅샅이 소개해 드리려 해요. 아래에 1편과 2편에서 소개할 공간들을 정리해두었으니, 꼭 두 번의 집들이에 모두 놀러 와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1층
레트로와 모던의 조화
#현관
찬찬히 들어오세요. 여긴 현관의 중문이에요. 얇은 프레임의 중문을 설치했는데, 빈티지한 분위기를 주기 위해 모루 유리로 된 문을 골랐어요.
현관은 바닥이 아주 특별해요. 붉은색 타일을 깔아, 벽돌 길 같은 느낌이 나거든요. 그 덕에 이국적인 공간에 놀러 온 듯한 느낌이에요.
#거실
현관을 지나면, 바로 오른쪽으로 거실이 보여요. 여길 꾸미며 가장 먼저 고민했던 건 ‘베란다 확장을 할까 말까’였어요. 하지만 베란다를 확장해서 거실을 넓히기보단, 베란다를 활용해 야외 카페를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베란다는 그대로 두고, 내부 샷시를 얇은 프레임 슬라잉 도어로 시공했어요. 좀 더 개방감이 느껴지도록이요.
저와 남편은 봄, 여름, 가을까지는 샷시를 열어 두고 거실과 베란다를 시원하게 한 공간처럼 연출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날이 추워진 겨울에는 샷시를 모두 닫아 놓는데, 그래도 샷시 프레임이 얇아 단절감이나 답답함은 전혀 없어요. 야외 카페는 거실을 보여드린 후에 둘러볼게요!
거실에는 따뜻한 느낌을 주는 수납장과 액자 TV, 패브릭 소재의 모듈 소파를 놓았어요. 그리고 천장엔 오랫동안 로망이었던 실링팬을 달아주었죠.
특이한 점은 소파가 ㄱ자로 배치되어 있다는 거예요. 전형적인 아파트 구조를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거실을 더 아늑하게 쓸 수 있어 마음에 들어요.
저와 남편은 동물을 워낙 좋아해서, 거실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놀며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사진 속의 노란 고양이는 땅콩이, 검은 고양이는 무즈인데 첫째 땅콩이는 제가 자취할 때부터 함께 한, 둘째 무즈는 이 집에 이사를 오고 나서 고양이 쉼터에서 입양하게 된 아이예요. 특히 무즈는 길냥이 생활을 너무 오래 해서 처음엔 다가가기만 해도 하악거렸지만, 8개월을 함께 한 지금은 침대에서 함께 자기도 하고, 어디든지 졸졸 저희를 쫓아오는 개냥이가 되어가고 있는 참 소중한 친구랍니다
#베란다
베란다로 나가봐요. 여기는 바닥을 붉은 테라코타 타일로 시공해 야외 테라스 느낌을 주었어요.
여기에선 커피도 마시고, 뷰를 보며 멍을 때리기도(?) 하고, 간단한 야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어요.
이 베란다의 바깥으로는 이국적인 빨간 지붕 뷰와 하천이 보기 좋게 펼쳐져 있어, 일출이나 노을이 질 때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편해지거든요!
#주방
주방으로 가봐요. 주방과 거실 사이에는 식탁을 놓을 수 있는 다이닝 공간이 있어, 큼직한 원형 식탁과 좋아하는 의자를 놓았어요. 식탁등으로 동그란 펜던트 조명을 달았는데, 조명을 켜면 집에 예쁜 보름달이 뜬 것만 같아요!
주방의 포인트는 3가지예요. 먼저 레몬 색상의 하부장이죠. 셀프로 원하는 색상의 시트지를 붙이고, 홀쏘를 이용해 타공했는데, 손잡이 대신 귀여운 구멍을 내니 마음에 쏙 드는 빈티지한 무드로 완성됐어요.
두 번째는 상부장이에요. 원래 상부장을 모두 철거했는데, 막상 철거하고 나니 수납공간도 부족하고 벽이 허전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원하는 모양을 디자인해서, 목공방에서 제작해 달아주었어요.
마지막 포인트는 타일이에요. 네모 반듯한 타일은 부엌이 훨씬 깔끔하고 정갈해 보이게 해요. 어딘가 레트로한 느낌이 있어, 레몬색 하부장과도 잘 어울리고요.
제가 주방에서 좋아하는 건 주방 한 쪽에 난 창이에요. 동화 같은 뷰가 너무 예뻐, 미닫이가 아닌 픽스 창을 달아주었더니, 풍경도 주방의 인테리어 요소가 되었어요!
여긴 싱크대 옆 쪽의 홈카페예요. 벽에 레일 선반을 달아 만들었죠. 덕분에 카페에 가지 않아도,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어 좋아요.
#침실
그럼 침실로 가볼까요? 이곳은 편안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딱 필요한 것들로만 채웠어요. 침대와 수납장, 협탁 정도로요.
공간이 여유로워 침대는 ‘킹사이즈’로 두었어요. 여기엔 숨겨진 비밀이 하나 있는데, 사실 침대는 슈퍼싱글 사이즈의 매트리스를 두 개 붙여서 만들었다는 거예요. 그 덕분에 둘 중 한 명이 먼저 자도 서로 방해하지 않고 자유롭게 눕거나 앉을 수 있어서 정말 편리하답니다.
침대는 로망이었던 모션 침대로 골랐어요. 모션 침대의 장점은 빔프로젝터로 영화를 볼 때 나타나요. 편안한 각도로 세워 두면 프라이빗 한 영화관이 따로 없거든요.
침대 옆 수납장은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느낌으로 고르고 그 위로 나무 선반과 빔프로젝터, 오브제 등을 올려 포인트를 주었어요.
#1층 화장실
화장실로 가볼게요. 여기는 전체를 무광 화이트에 반듯한 정사각형 모양 타일을 덮어 빈티지한 느낌을 냈어요.
하지만 화장실이 마냥 빈티지기만 하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에요! 간접 조명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타원형 거울을 달았거든요. 거울은 빛을 조절할 수 있어 편리하기도 하고, 또 공간에 모던함을 가미해 주어서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어요.
화장실의 다른 매력 포인트는 바로 조적 욕조예요. 오래된 집의 구조적 단점으로 저희가 계획한 모습 그대로는 아니지만, 무사히 귀엽게 완성되었어요.
여기에서 요즘같이 쌀쌀한 날씨에 입욕을 하면 피로도 풀리고 얼마나 힐링인지 몰라요.
#드레스룸과 세탁실
마지막으로 드레스룸과 세탁실을 간단히 보여드릴게요! 먼저 드레스룸이에요.
여긴 방이 작아서 최대한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시스템 장을 짜넣었어요. 드레스룸의 신의 한 수는 시스템장을 ‘문’이 있는 제품으로 선택한 거예요. 덕분에 옷을 고양이 털로부터 지킬 수 있게 되었거든요!
이 곳은 세탁실이에요. 1층 창고 옆에 폭이 좁고 긴 형태의 자투리방이 하나 남는데 너무 작아서 작업실로, 방으로 사용하기도 애매해서 정말 고민했던 기억이 나요. 그러다가 세탁실로 꾸미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화장실과 동일한 하얀 정사각 타일을 바닥에 깔고 세탁기와 건조기를 가져다 두어 세탁실을 만들었어요. 세탁이나 건조 시에는 방문을 닫아두면 소음도 하나도 들리지 않아, 삶의 질이 많이 올라갔어요.
2번째 집들이를 기약하며
지금까지 저희 집 1층을 보여드렸어요. 거실부터 세탁실까지 정말 샅샅이 공개했는데, 모두 즐겁게 보셨으면 좋겠네요.
앞으로도 보여드릴 공간들이 더 많이 남아있으니까요! 다음 집들이도 기대해 주시길 바랄게요. 그럼 다음 집들이로 늦지 않게 찾아올게요. 그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2번째 집들이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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