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만 30대 유효기간이 약 3개월 정도 남아 마지막 20대를 보내고 있는 부산 토박이입니다. 재즈 피아노를 전공했고 프리랜서 강사로 활동 중이에요. 지금은 일이 많이 줄어 여가시간이 많아졌는데 그동안에 청소, 요리, 살림 스킬이 많이 늘었네요.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요즘엔 거의 반 전업주부처럼 지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취미에 영화나 드라마 또 보기, 집 꾸미기 외에도 청소, 요리가 추가되었답니다.
오늘 소개할 공간은 부분 리모델링과 셀프 인테리어로 꾸민 32평 아파트예요. 살면서 조금씩 고쳐나간 공간들을 재미있게 봐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집 정보
| 아파트 32평
| 빈티지, 앤티크, 유니크, 믹스 앤 매치 스타일
| 부분 리모델링, 셀프 리모델링
| 부분 : 작은방 베란다(곰팡이 제거 후 밑 작업), 주방(전체 리모델링), 새시(주방, 다용도실 새시 변경), 벽지(전체 변경), 조명(전체 변경), 다용도실(바닥 단 올림, 타일)
| 셀프 : 작은방 베란다(벽 미장), 주방(벽타일, 미장), 다용도실(벽 미장, 페인트)
인테리어를 하며
| BEFORE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는 1999년에 준공된 집이고 지어진 지는 26년 정도 되었어요. 계약 당시 아트월, 베란다 앞뒤 새시, 보일러 외엔 아무것도 고쳐진 게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3년 전부터 집을 조금씩 고치기 시작했는데요. 살면서 리모델링을 해야 했기에 올 리모델링은 꿈꿀 수도 없었지만 애정을 담아 가꾸어 지금의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 노하우 : 공간 분리에 신경 쓰며
지금 제가 쓰고 있는 방은 공간 분리를 매우 신경 쓰며 꾸몄어요. 처음부터 구축 아파트답게 방 안에 옷장 한 칸 정도 되는 벽장이 있었고, 확장되지 않은 베란다가 있었는데요. 이곳을 최대한 잘 활용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벽장은 맞춤 철제 랙을 넣어 겉으로 보이는 칸, 침대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칸을 나누어 따로 꾸몄어요. 보이는 쪽에는 식물을 두어 포인트를 주고, 보이지 않는 쪽에는 이불을 넣어 가리는 식으로요.
또 확장되지 않은 베란다는 미니 드레스룸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는데요. 한쪽 벽에는 전신거울급으로 큰 벽 거울을 설치해서 매무새를 다듬곤 해요. 가구 배치는 ㄱ자 형태로 해서, 안쪽엔 블라인드장, 바깥쪽엔 모듈 행거를 두었어요.
| 셀프 인테리어는 이렇게!
살면서 부분 부분을 고쳐간 만큼, 이 집에는 제 손을 거친 공간이 정말 많아요. 지금부터 셀프 인테리어로 완성한 곳곳을 소개해 드릴게요.
먼저 현관 중문 쪽의 유리블록이에요. 원래 유리가 있었는데 제거하고, 자재를 구매해와서 틀 안에 블록을 끼워 넣는 식으로 시공했어요.
거실의 천장 제 손을 거친 결과물이랍니다. 우물천장으로 되어 있었는데, 안쪽에 하얀 벽지만 바르는 게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wallsense’에서 ‘유로 실링’이라는 입체 천장재를 사서 붙여주었어요. 앤티크한 분위기가 매력인데, 소재가 스티로폼이라 시공이 어렵지 않았어요.
다음 셀프 시공 공간은 주방이었어요. ‘마라찌’ 타일의 M5S0 Zellige Gesso 제품을 사용했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요. 자세히 보시면 타일 하나하나 색과 표면 디테일이 모두 달라요. 자연광에서 보면 더 예뻐서, 아버지도 한 번씩 타일 붙이길 너무 잘했다고 말씀하시곤 하신답니다.
베란다는 원래 곰팡이가 말썽이었던 공간이에요. 결국 곰팡이 제거를 위해 업체를 불렀고, 이후에 제가 미장을 해서 마무리했어요. 기왕 면이 고르지 않은 김에 빈티지한 느낌이 나도록 결과 질감을 살렸죠. 힘들었지만 정말 만족스러워요.
| 추천하는 아이템 : 거울
인테리어에서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은 ‘거울’이에요. 거울은 그 자체로도 유용한 가구지만, 오브제 기능도 톡톡히 해주거든요. 그래서 저희 집 곳곳에는 존재감 있는 거울이 자리하고 있답니다. 취향이 탈 것 같긴 하지만 이런 디자인을 좋아한다면 너무 추천드려요!
공간 둘러보기
| 거실
부분 시공 : 중문, 조명(간접 등, 실링팬)
셀프 인테리어 : 우물천장 안쪽 몰딩 작업
거실은 대체로 OTT나 영화를 볼 때 머무르는 공간이에요.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주말 낮에 가족 모두가 외출했을 때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거실에서 늘어지게 식사를 하면서 예능, 드라마, 영화를 보는 거예요. 참 여유롭고, 이 시간만큼은 이 공간이 오로지 제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거실의 컨셉은 마음에 드는 거울을 고르면서 정해졌어요. 존재감이 너무 커서 무조건 이 스타일에 맞춰야 했거든요. 그래서 분위기를 최대한 앤티크하고 빈티지하게 잡아보았답니다.
같은 맥락에서 거울 밑에 장도 밋밋한 장보다는 둥근 반달 모양으로, 커튼도 빈티지한 것으로 골랐어요. 어쩌다 보니 TV 장은 모던한 스타일로 했는데 옆에 있는 키친랙과 함께 나름 묻어간다고 생각합니다.
| 주방
부분 시공 : 주방 가구, 타일
셀프 인테리어 : 식탁 쪽 벽타일, 미장
주방은 카페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창문으로 산이 보이기 때문에 코지한 느낌도 내고 싶었고요. 그래서 전체적인 톤은 우드로 맞추기로 결정했답니다. 덕분에 주방의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어요!
리모델링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건 동선이 매우 편리해졌다는 거예요. 안 그래도 좁은 공간이, ㄷ자 구조로 되어 있어 복잡했는데 ㄱ자로 바꾼 후 확 트여 보이는 것 같아요. 수납은 아직 완벽하다 할 수 없는데, 요리하는 동선에 따라 자주 사용하는 도구를 손 닿는 곳에 두는 방식으로 정리했어요.
제일 잘했다 싶은 시공은 하부장에 레일장을 설치한 거예요. 인테리어 업체 측에서 권유해 주셨는데, 그 당시에는 기능까지 디테일하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쓰다 보니 레일로 된 장이 너무 편리하더라고요. 나중에는 모든 서랍을 인출식 레일장으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직접 시공한 식탁 쪽 벽면은 가족 모두가 볼 때마다 만족스러운 포인트예요. 낮에 햇빛을 받으면 반짝반짝하는 게 은은하게 너무 예쁘거든요. 혹시나 주방 공간에 포인트가 필요하시다면 마라찌 타일을 추천드려요!
| 침실
부분 시공 : 벽지
제가 사용하고 있는 침실은 좁은 공간 안에 침대, 수납장, 피아노 2대, 책상이 다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배치에 엄청나게 신경 썼어요. 가구도 몇 번 옮겼답니다. 지금 최상의 배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번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포기하게 되네요.
제게 침실은 휴식 공간이면서 연습 공간이기에 따뜻한 분위기에 컬러로 포인트를 주려고 했어요. 침대 존에는 옐로 버터 컬러를 베이스로 꾸미고, 피아노 존은 원목 색감에 짙은 느낌을 더하고 싶어서 액자도 짙은 붉은색으로 넣어보았어요.
| 베란다
마지막으로 보여드릴 공간은 베란다예요. 이곳은 드레스룸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방안에 피아노가 2대나 있어서 옷을 수납하기 난감했거든요. 그런데 베란다 크기가 생각보다 커서 편안하게 옷을 수납하고 있습니다.
셀프로 시공한 베란다 벽에는 거울을 걸어주었어요. 프레임이 정말 특이하지 않나요? 여러 가지 색이 함께 있어 걸어두기만 해도 포인트가 되어주는 아이템이에요.
집들이를 마치며
저는 ‘마구간이라도 내 집이 편하다’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늘 나의 공간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죠. 하지만 이전까지는 제 집이 아니었기 때문에 제대로 꾸미기는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이 집을 계약하게 된 게 아주 큰 터닝포인트가 되었어요. 제가 원하는 대로 집을 마구 바꿀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덕분에 집은 제게 더 행복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집들이를 봐주신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려요. 모두 행복한 공간을 가꾸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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