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른 살 직장인, 주니하우스라고 합니다. 저는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선물해 주는 국제 비영리단체에서 일하고 있어요.
한때 타지에서 유학 생활을 한 적이 있는데,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집의 소중함을 몸소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집’이란 단순히 잠을 자는 일차원적인 의미를 넘어서 인간에게 진정한 휴식과 행복을 제공하는 매우 중요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가 선물한,
‘나의 안온한 자리’
하지만 정작 제 자신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는 걸 이번 코로나19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재택근무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제 방을 곰곰이 들여다보았는데요. 3~4평 정도 되는 제 방은 그 어디에도 제 취향을 담지 못했습니다. 이후 방을 새롭게 꾸며보자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셀프 인테리어의 시작!
인테리어를 결심하고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꽃무늬 벽지와 색이 바랜 노란 장판이었습니다. 오래된 장롱과 책상을 치우고 나니 벽이 누렇게 변해 있을 정도였어요. 다시 봐도 아찔하네요.
바로 페인트를 주문하고, 집 앞 인테리어 사무실에서 방 사이즈에 맞는 장판까지 구입했습니다. 그렇게 무작정 셀프 인테리어에 돌입했어요.
자기주장 강한 꽃무늬 벽지도 2~3번 정도 덧칠을 하니 완전히 가려질 수 있었습니다. 장판까지 교체한 이후로 인테리어 컨셉과 필요한 가구들을 생각해 보았어요. 당시 생각했던 인테리어는 ‘빈티지 & 앤틱’이었습니다.
첫 번째 변신, 앤틱
앤틱 컨셉에 맞게 꾸며본 방의 모습입니다. 이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느낌 있는 가구를 모으는 것이었어요. 수납장과 빈티지 카펫, 지류 함, 액자 등 각종 소품을 하나씩 채워갈수록 정말 뿌듯했습니다. 대부분의 빈티지 소품들은 이태원 가구거리나 동묘, 그리고 중고거래를 통해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구했어요.
하지만 2~3개월 정도 지나고 보니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쉽게 질리지 않는 화이트 인테리어로 바꾸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컨셉의 방에서 지낸 시간은 짧았지만, 지금 다시 보니 앤틱도 그립긴 하네요.
두 번째 완성, 화이트
두 번째 인테리어였기 때문에 최적의 구조를 상상하며 여러 가지 도면을 그려보았어요. 보관해야 할 옷이 많다 보니 수납공간이 많이 필요했고, 결국 이 도면을 선택해서 방을 꾸며나갔습니다.
지금 지내고 있는 방의 모습입니다. 벽지와 바닥에는 손대지 않았어요. 전체적으로 화이트를 베이스로 한 모던&앤틱 느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공간 분리가 없는 작은 방이기는 하지만, 편의상 잠을 자는 침실 공간과 작업하는 테이블 공간으로 나누어서 보여드릴게요.
로망을 담아 꾸민 침실 공간
침실 쪽은 그동안 가지고 있던 인테리어에 대한 로망을 담아 꾸민 공간입니다. 가장 사고 싶었던 화이트 벽난로 콘솔을 두었거든요. 이전부터 콘솔을 하나 구입하고 싶었지만 앤틱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많이 망설였는데요. 인테리어를 바꾸기로 결심하자마자 이 콘솔부터 주문했습니다.
콘솔 위도 꽤 신경 써서 꾸며주었습니다.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앤틱 & 빈티지 소품들을 배치해 주었어요. 또 모던한 느낌의 오브제들도 함께 두었습니다. 덕분에 화이트 바탕에 앤틱과 모던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어요. 나름대로 조화로워서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공간입니다.
인테리어를 하다 보니 식물은 필수 아이템이라고 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식물에 관심이 생겨 하나하나씩 방에 들여 키우고 있습니다. 확실히 화분이 있으니 방의 분위기도 더 밝아지고 내추럴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아직은 초보 식물 집사다 보니 어려운 점도 있었는데요. 처음으로 유칼립투스를 키워봤는데, 죽어버렸어요… 하지만 말린 모습도 분위기 있어서 침대 밑에 배치해두었습니다.
애정을 담은 테이블 공간
침대 반대쪽에는 원형 테이블과 수납장 등이 있어요. 컨셉에 맞게 큼직한 가구들은 모두 화이트로 골랐습니다. 이후에 철제 선반이나 엽서, 액자 등으로 포인트를 주었어요.
또 이 테이블은 제가 요즘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입니다. 재택근무를 하며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가요.
테이블 옆 수납장은 제 방에서 소품이 제일 많은 곳입니다. 빈티지한 액자들을 느낌 있게 걸어주었습니다. 창문으로 한 줄기 빛이 새어들어올 때면 더욱 예뻐진답니다.
방 구석구석 각각의 소품들을 배치하고, 공간을 재정립해가는 과정은 저에게 남다른 의미가 되어주었습니다. 저에게 집이란, 그리고 공간이란 어떤 의미일까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의미를 담아 앞으로도 꾸준히 제 방을 가꿔나갈 생각입니다.
여러분도 자신만의 안온한 자리에서 편안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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