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크기와 행복의 크기는 비례하지 않는다.
얼마 전 <동네 한 바퀴>라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들은 말이에요. 순간 마음에 크게 와닿더라고요. 최근 집이란 이전의 의미와는 달리 투자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그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이 집을 꾸미며 ‘내 손으로 만든 공간’이 주는 행복이 얼마나 큰지 느끼게 되었거든요.
비싼 집에 비싼 가구를 들여놓는 건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치지만, 자기만의 취향과 분위기는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 앞으로도 이 집에서 이 마음을 잊지 말고 간직하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자취를 시작한 지 이제 1년 반이 되어가는 자취 새내기 jalddo입니다. 패션 회사에서 MD로 일하고 있어요.
저는 혼자 보내는 시간을 좋아해요. 제가 사는 곳은 경복궁 옆의 서촌이라는 곳인데, 요즘처럼 날씨가 좋은 계절엔 집 뒤편에 있는 인왕산을 오르고 근처 베이커리와 카페에서 빵과 커피를 사서 산책하길 즐기고요.
[직장인 jalddo 님의 하루]
출근 전 아침식사를 하며 라디오로 클래식을 들어요. 퇴근을 하고 나서는 빔프로젝터로 좋아하는 영화를 보죠.
주말에는 식물에 물을 주고 근처 좋아하는 플라워숍에서 꽃을 사와 화병에 꽂아두어요. 어떤 주말 저녁엔 친구들을 초대해 맛있는 음식과 술을 즐기기도 한답니다.
집에서 살펴본 것
BEFORE
저희 집은 12평 투룸 빌라로, 지어진 지 20년이 넘은 곳이에요. 그래도 몇 년 전에 리모델링을 한 상태라 집 내부는 아주 깔끔한 편이었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평수가 작아도 방이 따로 분리되어 있는 거였어요. 거실, 주방과 잠을 자는 침실을 구분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껏 지내면서 느낀 진정한 장점은 ‘조용하다’라는 거예요.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제겐 꼭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동네 자체도 평화로운데다가, 주변에도 소란스러운 집이 없어 참 행운이라고 느끼고 있어요.
AFTER
그럼 지금부터 저희 집을 소개해 볼게요. 미니멀리스트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집에 좋아하는 물건을 들이길 좋아했던 저의 공간을요.
‘맥시멀’스럽기도 하지만, 정리 정돈으로 그 단정함을 이어나가고 있는 거실, 다이닝룸, 주방, 침실을 둘러봐요.
컬러 배치를 신경 써서
이곳은 저희 집 거실이에요. 제가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공간이죠.
인테리어에서 컬러 배치는 참 어려워요. 한 공간에 너무 많은 컬러가 있으면 조잡하고 불편해지지만, 그렇다고 포인트가 없어도 재미없고 단조로워 보이잖아요. 색감에 대한 오랜 고민 끝에 제가 택한 방법은 화이트로 기본을 구성하고, 오브제나 액자 같은 소품으로 컬러 포인트를 주는 거였어요. 덕분에 복잡하지 않지만 생기 있는 공간이 되었죠.
자세히 살펴보시면 거실 곳곳엔 좋아하는 책과 그림이 놓여있어요. 항상 눈에 담고 언제든 찾아 읽을 수 있도록, 손 닿는 곳에 두었거든요.
[jalddo 님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대]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조용한 저녁, 푸른색으로 어스름이 내리는 시간
노팅힐의 장면을 따라
영화 <노팅힐>에는 친구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저녁을 먹고, 마지막 남은 1개의 브라우니를 누가 먹을지 정하며 가슴속에 담아둔 얘기들을 나누는 장면이 나와요. 이곳 다이닝룸은 그 장면을 떠올리며 꾸몄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씬이거든요.
동그란 원형 테이블과 아름다운 식기들. 갑자기 낭만을 찾고 싶은 저녁엔 이곳에 촛불을 켜요. 어느새 계절이 바뀌면 그때에 어울리는 꽃과 식물로 식탁을 장식하죠. 언제나 파티 같은 일상을 지속할 순 없는 일이지만, 가끔씩이라도 그런 순간을 즐기려고 해요.
[jalddo 님이 다이닝룸에서 좋아하는 순간]
사랑하는 사람들과 모여서 맛있는 음식과 술을 먹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
동선을 깔끔하게
저는 회사에서 먹는 점심을 제외하고 거의 집에서 밥을 직접 해 먹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주방에서 요리를 할 일이 참 많죠.
움직일 일이 많은 주방은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해두었어요. 동선에 방해되는 일이 없도록이요.
주방의 특별한 가구는 ‘책장’이에요. 원래는 침실에 두었던 가구인데요. 어느 날 생각해 보니, 굳이 각각의 가구의 위치와 용도를 한정시킬 필요는 없을 것 같더라고요. 책장에 책만 꽂으라는 법 있나요, 주방에서 근사한 장식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걸요.
주방 한 편의 스테인리스 선반에는 좋아하는 각종 술과 주방기구들, 비상용 레토르트 음식들을 정리해놓고 있어요. 여유로운 주말, 핸드드립 커피를 마실 때 사용하는 도구도 있고요. 이렇게 주방은 제 건강한 일상이 담긴 곳이에요.
무심함을 더해
침실은 집에서 유일하게 공간이 방문으로 구분되는 공간이에요. 그래서 거실과는 다른 느낌으로 더 아늑한 느낌을 주려고 했죠. 깔끔한 하얀색 문을 갖고 싶었지만, 제 집이 아닌 관계로 무심하게 방문에 흰 광목천을 둘렀어요. 가끔은 이렇게 무심한 데코들이 하나의 인테리어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침구는 방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정말 큰 역할을 해요. 그래서 계절이 바뀌면 그에 맞는 소재와 컬러로 커버들을 바꾸고 있고요. 침대 옆 색감이 예쁜 장식장에는 좋아하는 오브제와 식물, 액자를 두었어요. 애정 하는 것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잠도 더 잘 오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jalddo 님의 조명 활용법]
자기 전에는 주황색 빛의 조명을 한두 개 켜둬요.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 때, 조명만큼 좋은 방법이 없잖아요
집들이를 마치며
처음부터 완벽하게 꾸며진 집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 시간이 지나며 이렇게도 저렇게도 조금씩 바꿔보면서 자기 집에 가장 어울리는 모습을 찾아가는 게 ‘인테리어’가 아닐까요. 또 그게 집 꾸미기의 재미라고도 할 수 있겠고요.
다른 사람들의 인테리어를 따르지 않으며, 본인만의 분위기를 찾아 나서 보세요. 그럼 언젠가 내게 꼭 맞는 멋진 공간이 눈앞에 펼쳐질 거예요. 이만 이 글을 읽어주신 모두의 안녕을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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