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색 소파가 있는 간결한 집
안녕하세요, 저는 평범한 30대 직장인 goi예요. 디자인 학과를 졸업하고, 물 흐르듯 취직하여 디자인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한 지는 10년 정도 되었어요.
평범한 일상에 대한 고찰
먼저 제 일상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앞서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소개 드렸죠. 이전에는 이런 소개가 지루하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즘엔 평범한 삶을 사는 게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인지 집에서도 주로 누워있곤 해요. 저는 에너지가 적은 사람인가 봐요. 한 주 열심히 살고 나면 무언가 할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거든요. 그럴 땐 침대에 누워서 창밖을 보며 멍을 때려요. 에너지가 조금 충전되면 개인 작업을 하거나, 영상을 보고, 일기도 쓰고, 집안일도 하죠. 혼자 집에 있는 걸 좋아해서 쉬는 날은 느릿느릿 시간을 보내요. 전 이런 평범한 일상을 사랑한답니다.
독거 살이의 기쁨과 슬픔
얼마 전 독립을 하게 되었어요. 일 년도 채 되지 않은 일이네요. 저는 제 자취 생활을 ‘독거 살이’라고 부르곤 해요. 이런 삶에는 기쁨도, 슬픔도 있어요. 그럼 먼저 기쁨부터 말해볼게요.
독거 살이의 가장 좋은 점은 마음껏 혼자 있을 수 있다는 거예요. 현대인은 혼자 있을 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즐겁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졌을 때 생기는 에너지가 있는데요. 하지만 혼자 살면, 관계를 더 소중히 하고 사랑할 힘을 얻을 시간을 충분히 누릴 수 있어요.
독거살이에 대체로 만족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혼자서 벌레를 잡는 거예요. 아마 많은 분들도 이 부분이 힘드시겠죠? 모두 파이팅입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인테리어 이야기를 해볼게요.
인스타그램을 보며 하나 둘,
저는 조화로움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웬만하면 가구와 소품을 살 땐 하나둘씩 차곡차곡 모아가는 편이랍니다. 물건을 사서 실물로 배치해 보고, 거기에 어울릴만한 것들을 추가로 사며 ‘조화’를 만드는 거죠.
제 인테리어 스타일이라고 한다면, 평소 ‘인스타그램으로 영감 찾기’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성이 마음에 드는 브랜드나 피드를 팔로잉 해두고 틈틈이 확인하곤 하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피드엔 공통점이 있어요. 트렌드 한 방울에 고유의 색이 섞여있다는 거죠. 요즘 예쁜 물건을 전시하는 곳은 많지만, 다 비슷비슷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고유의 감성을 가진 물건들은 참 소중해요.
아래는 제가 자주 확인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이에요. 재미있는 제품이 모여 있어 보는 재미가 있으니 모두 확인해 보시길 추천드려요!
@midnight_service
@thecactushotel
@39etc
집이 변해가는 과정을 나눠요
오늘 저의 집들이는 공간이 변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보려고 해요. 이사 전, 첫 번째 구조, 두 번째 구조와 소품을 더하는 모습까지. 차근차근 소개할 테니 따라오세요.
0. 이사 전
딱 처음 모습이에요. 10평 정도되는 원룸 오피스텔인데, 첫 독립이다 보니 어떻게 꾸며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무작정 예뻐 보이는 가구를 장바구니에 넣고 빼고를 반복했어요. 그러다 보니 영원히 못 살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의 조건을 먼저 따져보기 시작했어요. 여긴 혼자 살 집이고, 오래 살 곳도 아니니 합리적인 가격대로 나중에 이사 가서도 좋을 가구를 고르기로 했죠.
처음 침대만 두었을 때의 모습이에요. 비어 있어서 원래 집이 더 잘 보이죠? 오래된 곳이라 벽지도, 원래 가구도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바닥이 마룻바닥인 게 참 예뻤어요. 그래서 그 느낌을 살리고자 우드 톤으로 가구를 차근히 채워나갔고요.
1. 큰 가구 채우기
맨 처음 집을 꾸몄을 때 모습이에요.
크게 책상, 침대, 소파 공간이 있는데요. 어두운 톤 가구로 무게를 잡고, 큰 가구인 침대 프레임과 작업용 책상, 그리고 원형 테이블은 흰색으로 골라 집이 너무 좁아 보이지 않게 했어요.
제가 사용하는 침대 프레임은 짧게 사용하고 처분하려고 최대한 가볍고 저렴한 것으로 구한 거예요.
대신 책상과 테이블은 다음 집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튼튼하고 무난한 제품으로 골랐어요.
2. 색감과 재질 채우기
큰 가구로 구조를 만든 다음엔 ‘재질’과 ‘색감’으로 재미를 더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어떤 분의 작업실을 봤던 게 생각났죠. 낡은 나무 바닥에 오래된 가구로 구성된 곳이었는데 소품의 색감, 재질이 모두 다른데 굉장히 조화로운 게 인상적이었거든요. 그러면서도 딱 필요한 가구만 배치되어 있는 절제된 느낌이 좋았고요. 그 공간의 주인을 만나본 적은 없지만, 왠지 상상되는 모습이 제가 닮고 싶은 이미지였어요. 이 집을 꼭 그 모습처럼 꾸미고 싶을 정도로요!
깔끔하지만 재미없는 공간에 어떻게 매력을 더할까 고민하다가 고른 게, 이 ‘주황색 소파’예요. 원래는 가구를 정하는 데 오래 걸리는 편이지만, 이 가구는 아주 빠르게 결정했어요. 실용성도 따지지 않고, 색감에 빠져서 치수도 안재고 구매했거든요. 결과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럽고요.
다음으로 고른 게 투명한 의자와 투명한 조명이에요. 살짝 심심한 분위기에 서늘하면서 색다른 재질로 재미를 더해준답니다. 이렇게 재질과 색감을 다양하게 고르면, 공간은 더 다채로워지는 것 같아요.
3. 구조 바꾸기
최근 바꾼 구조를 보여드릴게요.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느낌이 물씬 풍긴답니다.
새로운 구조의 가장 큰 변화는 소파를 창가로 옮긴 거예요.
그리고 이전에 소파가 있던 위치엔 침대를 세로로 두었죠. 나무 서랍장을 침대 맡에 두었더니 괜찮은 침대 헤드가 되었어요. 또 자연스럽게 공간도 분리되었고요.
소파를 창가에 두는 배치의 장점은 일상 속에서 더 햇볕을 자주 만날 수 있다는 거예요. 또 한숨 돌리며 바깥을 둘러보기도 좋아요.
또 이 배치에서는 식물이 잘 보이는 게 좋아요. 이런저런 식물을 혼자 살면서 처음 키우기 시작했는데, 나름대로 재미를 붙여나가고 있어요. 제가 하는 건 가끔 물을 주고 해를 쐬어주는 일 밖에 없는데, 알아서 새로운 가지를 내는 걸 보면 대견하더라고요.
지금은 키우기 쉽다는 식물을 위주로 키우고 있지만, 앞으로는 조금씩 종류와 개수를 늘려가고 싶어요.
앗, 그리고 마지막 새로운 소식. 최근엔 본가에서 전자 피아노를 하나 가져왔어요.
취미 공간으로 변화될 곳
새롭게 집안 곳곳을 둘러보며 느낀 점이 있는데, 전 ‘간결함’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겉으로 보이는 면에서나, 안에 품고 있는 면에서의 간결함이요. 그래서 그런지 물건들이 하나같이 결이 비슷하네요. 군더더기 없이 알맹이만으로 아름답다는 점에서요.
저는 앞으로도 평범하고 아늑한 일상을 유지해가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쉴 수 있는 공간을 넘어 ‘새로운 취미 공간’을 꾸미는 재미가 있겠죠. 하지만 제 취향이 듬뿍 담긴 이 공간에서 마음이 꽉 찬 하루하루를 보내는 데엔 변함없을 거예요.
그럼 마지막으로 추천하는 아이템을 남기고 집들이를 마칠게요. 먼저 ‘모빌’이에요. 없어도 상관없지만, 있으면 방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아이템이랍니다. 저 같은 경우엔 침대 위에 달아놔서 잘 때 가만히 구경하다가 잠들곤 해요. 최면이 걸리는 느낌도 나고 좋아요.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은 팻보이 조명이에요. 이유는, 제가 그냥 너무너무 좋아하거든요.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질 만큼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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