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에서 사는 게 가능해요?
영암에서 소 농장을 운영하는 서영봉 씨의 집. 내부 사진을 먼저 본 사람들은 이런 걸 물을 것이다. “인테리어는 업체에 맡기셨어요?” “소파는 어디 것이에요?” “바닥은 어떤 나무인가요?”……. 예쁜 집을 보면 궁금한 것들이다. 한참 그런 걸 묻다가 집의 외부를 확인하면 할 말을 잃는다. 그의 집은 컨테이너다. 내부와 외부가 같은 공간이라는 사실이 믿기 어렵다. 컨테이너에 이런 인테리어로 사는 일이 가능할까? 영봉 씨에게 직접 답을 얻었다.
컨테이너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어떻게 영암에 살게 되었는지 묻고 싶어요.
전라남도 영암은 제 고향이에요. 할머니, 아버지 다 이곳에 살고 계시죠.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이곳으로 내려왔어요. 아버지와 한우를 키우기 위해서요.
소 농장 바로 옆에 컨테이너 집이 있네요.
집과 농장은 차로 10분 거리에 있어요. 처음에는 출퇴근했고 사무실 목적으로 컨테이너를 만들었습니다. 소파와 책상만 두고 잠깐 쉬는 용도로 사용했어요. 점심에는 밥을 먹기 위해 집에 가야 했는데 이게 은근히 귀찮더라고요. ‘컨테이너에 주방이 있으면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없겠네.’ 하며 주방을 만들었습니다. 편하더라고요.
그렇게 몇 달을 지냈습니다. 송아지가 분만하는 시기가 오면 농장에서 불침번을 서야 할 때가 있어요. 그때마다 소파에서 잠을 잤거든요. ‘침대가 있으면 좀 더 편하게 잘 수 있겠다.’ 싶어서 침대를 들였고 그렇게 눌러 살게 되어 이제는 집이 되었습니다.
컨테이너를 하나 사려면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궁금해지네요.
컨테이너만 해서(3mx9m, 삼 구라고 부름) 1,300만 원 정도 들었고 내부 인테리어(바닥, 벽, 가구, 전자기기 등을 포함)에 1.000만 원 정도 쓴 것 같아요.
컨테이너 안이 길쭉한 원룸 형태인데
중간에 나무문을 설치해서 공간을 분리했네요.
지금 주방으로 쓰는 공간은 원래 잡다한 물건들을 수납하는 장소였어요. 사무공간과 수납공간을 분리하기 위해 나무문과 유리창이 달린 벽을 설치했었죠.
좁은 공간이지만, 가구 배치가 잘 되어있는 것 같아요. 배치할 때 신경 쓰신 부분 있나요?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없었던 것 같아요. 책상에서 컴퓨터를 자주 하는데 이때 모니터에 햇빛이 직접 들지 않도록 배치에만 신경 썼습니다.
모니터에 햇빛이 직접 들면 모니터가 잘 안 보이거든요.
컨테이너 집인데, 계절에 따라 불편한 점은 없나요?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엄청나게 춥습니다. 여름엔 에어컨과 서큘레이터(공기순환기)로 아주 시원하게 보낼 수 있어요.
하지만 겨울엔 답이 없습니다. 바닥에 보일러를 안 깔았거든요.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가 어마어마해요. 라디에이터 두 대를 켜면 그럭저럭 버틸 만 하지만 컨테이너 안에서는 옷을 두껍게 입고 있어야 해요.
화장실은 컨테이너 밖에 있네요.
농장에 제대로 된 화장실이 없었어요. 지금의 화장실이 있기 전까진 간이 화장실에서 일을 해결했는데 이게 정말 불편했어요. 본격적으로 컨테이너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샤워도 할 수 있고 편안하게 일을 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습니다. 사용 중이던 컨테이너에는 화장실을 만들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컨테이너 옆에 별도로 화장실 건물을(3평짜리 벽돌건물) 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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