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패키지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시하라고 합니다.
저는 디자인과 특성상 야간작업이 많아 대학생 때부터 자취를 시작했는데요, 어느덧 자취 6년 차이자 4번째 자취방에서 생활하고 있는 프로 자취러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자취방을 여러 번 옮기면서 점차 제 생활패턴에 맞는 가구배치나 좋아하는 인테리어 취향, 방을 고르는 눈이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되었어요. 더불어 온전히 저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다양한 취미도 생기고, 제 스스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고요.
오늘은 4개의 공간으로 분리한 저의 12평 오피스텔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집 정보
| 오피스텔 12평, 1.5룸
| 미니멀, 내추럴 스타일
공간 분리로 꾸미다
처음 이 집을 보러 왔을 땐 전에 살던 분이 온갖 검정 물건들은 다 모아서 쌓아두신 바람에 집이 굉장히 좁고 답답해 보였었어요. 하지만 1.5룸으로 분리가 되는 구조가 마음에 들어서 이 집으로 결정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하얗고 넓어 보이는 집으로 탈바꿈하기로 마음먹었죠.
인테리어에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바로 업무 공간과 침실 공간의 분리였어요. 책상과 침대가 맞닿아 있던 전 집에선 매일 일하고 먹고 눕고 반복하다 보니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게 온몸으로 느껴졌거든요.
가구 배치로 공간 분리하는 법
1.5룸으로 이미 어느 정도 나뉜 구조였지만 더욱 확실한 분리를 위해 책상과 침대는 등지도록 배치했어요. 바닥에는 ‘러그’를 활용해서 시각적으로 분리된 느낌을 더해주었답니다!
공간 둘러보기
| 디자이너의 작업실
먼저 저만의 작업실을 보여드릴게요. 저는 책상이 깔끔해야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라서 책상을 최대한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미니멀하게 꾸며보았어요. 대학생 자취 시절부터 함께하던 이케아 책상과 한때 식탁으로 쓰였던 반원 테이블을 ‘ㄱ’ 자로 배치해서 작업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바닥에는 체크 패턴의 러그를 깔아 영역을 구분하면서 더 독립된 분위기로 꾸며보았어요!
작업실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큼직한 아이맥이 공간을 한 번 분리해 줘요. 컴퓨터를 이렇게 배치한 이유는 침실과 연관이 있는데요, 화면을 침실과 마주 보게 두어서 휴식을 취할 때는 침대에 누워 아이맥으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했거든요.
작업실을 채운 가구 중 제게 가장 특별한 건 테이블 스탠드예요. 벌써 함께한 지 8년이 되어가는 라문 아물레또라는 조명이랍니다.
미대 입시를 하던 고등학교 시절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디자인에 크게 감명받았는데, 그때 뇌리에 깊게 박혔던 제품이 바로 이 조명이었어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 원하던 디자인과에 합격하면서 부모님이 축하 선물로 ‘라문 아물레또’를 주셨답니다. 조명을 켜면 그 당시의 벅찼던 기억이 떠올라서 제가 아주 아끼고 있어요.
| 미니 정원이 있는 침실
다음으로 보여드릴 곳은 침실이에요.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공간이다 보니,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늑한 공간’으로 편안한 느낌의 컨셉을 잡고 꾸며보았어요.
저는 호텔 이불 같은 바삭바삭한 흰색 면 이불을 좋아해서 이불 대신 베개 커버로 침대에 포인트를 주었어요. 귀여운 레터링이 들어간 아이보리색 커버와 제가 좋아하는 하늘색 포토 커버, 그리고 보라색의 컬러 쿠션을 함께 두어 풍성하고 포근한 느낌을 냈답니다.
이곳은 제가 화장대로 사용하고 있는 수납장이에요. 수납장을 사용하면 일반 화장대보다 수납공간이 훨씬 넓고, 깔끔하게 꾸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저는 자주 사용하는 기초 제품이나 형형색색의 화장품들은 전부 수납장 안에 넣어두고, 수납장 위에는 거울과 좋아하는 향수, 트레이 정도만 올려두어 최대한 깔끔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화장대 맞은편 벽에는 미니 정원을 만들었어요. 요즘 초보 식집사가 되어 식물 키우기에 푹 빠졌는데, 이 공간이 햇빛이 가장 잘 들어 식물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몄어요.
화분을 올려둔 가구는 흰색 우드 선반이에요. 아래 칸엔 책이 숨겨져 있답니다. 선반 뒤에는 보일러실로 통하는 문이 있는데 낡고 지저분해서 귀여운 패브릭 포스터로 가려보았어요. 감쪽같지 않나요?
침실에서 마지막으로 자세히 보여드릴 가구는 침대예요. LED 조명과 콘센트가 있는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밤이 되면 침대 조명과 스탠드를 켜 놓고 책을 읽거나 일기를 쓰는 등 아늑한 무드를 즐기고, 옆에선 핸드폰을 충전하거나 전기장판을 연결해서 쓴답니다.
| 취미 생활을 즐기는 소파 존
저는 혼자 하는 취미가 아주 많은 편이에요. 거실은 책을 읽거나 뜨개질을 하고, 노트북으로 블로그 글을 쓰거나 영화를 보기도 하는 취미 생활 공간입니다.
이런 다양한 취미생활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거실에는 큰 1인 소파와 벽난로 콘솔을 두어 아늑하게 꾸며보았어요. 바닥에는 양털 러그를 깔아 따뜻한 느낌을 더하면서 동시에 소파 영역을 구분해 주었습니다.
소파 존에서 첫 번째로 고른 가구는 역시 ‘소파’예요. 안락한 느낌의 1인 소파를 찾아보다가 국민 수유 의자로 불리는 캠프 밸리 밀란 소파를 발견했거든요. 물론 저는 수유할 일이 아직 없지만 후기가 워낙 좋고 크기도 원룸에 두기 딱 적당해서 바로 구매했어요.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다른 1인 소파에 비해 머리까지 높게 받쳐주게 만들어진 디자인이에요. 덕분에 오래 앉아 있어도 허리가 아프지 않거든요. 최근엔 소파 단품만 놓고 보니 조금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담요와 쿠션으로 소파를 꾸며보았어요. 널찍한 짜임의 흰색 담요를 먼저 깔고 오묘한 색상의 포토 담요를 위에 올려두었습니다.
소파 오른쪽에는 벽난로 콘솔을 두어서 아늑한 느낌을 한층 높였어요. 위쪽으로 좋아하는 향수와 오브제를 같이 배치해서 포토존 역할을 할 수 있게 했답니다. 오브제는 주로 화이트, 유리, 골드 톤의 아이템들만 모아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어요.
| 수납이 돋보이는 주방
마지막으로 주방을 소개해 드릴게요. 자취 6년 차가 되니 자연스럽게 요리도 많이 하게 되고 주방 용품에도 하나둘씩 관심을 갖게 되더라고요. 오피스텔 특성상 빌트인 주방이 좁다 보니 주방을 100% 활용하기 참 어려워 미니멀리스트 주방을 지향하며 더욱 넓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어요. 싱크대 앞에 아일랜드 식탁과 바 체어를 두어 공간 활용을 최대화하는 식으로요.
아일랜드 식탁 아래엔 6년의 자취 생활을 함께한 각양각색 못난이 가전제품이 모두 수납되어 있어요. 밥솥과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와 커피포트까지 숨겼는데 정말 감쪽같지 않나요?
조리도구는 꼭 필요한 것 외엔 전부 서랍 안에 수납했어요. 벽에 걸려있는 4가지 미니 조리도구 세트는 모던하우스에서 구매했는데, 크기가 작아 1인용 자취 요리에 제격이에요!
주방에서 사용하고 있는 조명은 일광전구 스노우맨 조명이에요. 자칫 차가워 보일 수 있는 회색 주방에 따뜻한 느낌을 더해줬습니다. 음식도 더 맛있어 보이게 해주면서 앉아있는 사람도 더 예뻐 보이게 하는 무드 조명이라 제 친구들은 식탁에만 앉으면 셀카 맛집이라며 꼭 인생샷을 건져갑니다.
가끔은 바 체어에 앉아 혼맥을 즐기기도 해요. 분위기가 좋아서 마치 밖에 놀러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답니다!
내겐 거울과 같은 집 –
저만의 집에서 살아보니 집은 저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구석구석에 저의 생활 패턴, 가치관, 취향, 취미가 함께 녹아있어서 이 글을 적으니 집이 아니라 시하라는 사람의 자기소개를 한 것 같네요.
앞으로도 저만의 색깔을 가득 담아 예쁘게 꾸며나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 글을 통해 보시는 분들도 조금이나마 나를 닮은 공간을 꾸며나가는 데 도움이 되셨길 바랄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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