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가치관을 표출하는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는 디자이너 ‘이내’입니다. 셀프 인테리어를 취미로 유튜브 채널 ‘다재무능 이내’를 통해 홈스타일링을 선보이고 있어요.
오늘은 제가 직접 꾸민 인더스트리얼 스타일 원룸을 소개하려고 해요. 모두 재미있게 봐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집 정보
| 원룸 7평
| 인더스트리얼 스타일
| 셀프 인테리어
| 기성 가구 외 90% 이상 직접 시공
| 150만 원 소요
인테리어를 하며
| 벽지가 찢겨있던 집
이 집은 이전 임차인이 10년 가까이 살고 간 방이었어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굉장히 낡고, 벽지도 찢겨 있는 상태였습니다. 여기에 임대인 분께서 도배와 장판만 새로 해주셨고, 그 외의 옵션은 아무것도 없어서 제가 전부 다 바꾸고 채워 넣었어요.
| 구축 빌라를 선호해요
저는 가격 대비 공간이 넓게 빠져 있고, 재미있는 방 구조가 많으며, 임대인 분과 협의해서 보다 자유롭게 공간을 꾸밀 수 있는 구축 빌라를 선호합니다. 그래서 이번 원룸도 임대인 분과 협의 끝에 조명을 마음대로 달 수 있는 공간으로 들어왔고요.
셀프 인테리어로 집을 꾸미던 어느 날은 아래층 분이 올라오셔서 밤중에 제 목소리가 너무 잘 들린다고 하시더라고요. 알고 보니 빌라가 벽과 벽 사이의 방음은 잘 되지만 천장과 바닥은 얇은 구조로 되어 있어서 목소리가 잘 울리는 거였습니다. 그날 이후로 부랴부랴 책상 밑에 방음 소재를 깔고, 방 전체에 온갖 러그를 깔고 슬리퍼를 신고 다니고 있네요.
그리고 그 이후로 온갖 방음재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이건 제 데스크테리어와 공간 분리에 많은 영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저의 책상 공간은 아래에서 한 번 더 소개해 드릴게요.
| 극한의 수직 공간 분리
저는 수평이 아닌 수직 공간을 공간 분리해서 활용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침실은 특별히 직접 제작한 벙커 침대로 공간을 분리하고, 나머지 공간 역시 직접 설계하고 설치해서 구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한 포인트별로 여러 조명을 사용해서, 죽는 공간이 없도록 신경 썼는데요. 덕분에 용적률 300%의 공간을 가진 지금의 맥시멀리스트의 집이 되었습니다.
공간 둘러보기
| 거실
먼저 소개드릴 공간은 소파와 바 테이블이 자리 잡은 거실 공간이에요. 휴식이나 음주 등 여가 시간을 주로 이곳에서 보내곤 합니다.
거실의 메인 스팟은 초록색 벨벳 커버 소파와 그 위쪽 벽이에요. 깊은 톤의 소파 위로 엽서와 패브릭 커튼을 달아, 누구나 이곳을 보면 제가 지향하는 스타일이나 방을 어떤 느낌으로 꾸몄는지 한 번에 느낄 수 있도록 했어요.
거실 공간의 반대편에는 바 테이블이 한가운데에 놓여있는데요. 덕분에 바에 놀러 온 것 같으면서도, 전체적으로 각기 다른 높이의 선반이 함께 눈에 들어와 더욱 인더스트리얼한 스타일로 보이는 것 같아요.
| 주방
다음으로 보여드릴 공간은 주방입니다. 이곳의 컨셉은 식사를 하지 않을 때도 싱그럽고 생기 있는 공간이에요. 소품, 조명, 다양한 인테리어 아이템을 조합해서 꾸몄습니다.
알아채셨을 수도 있지만 저희 집의 주방 구조는 정말 특이해요. 사용하고 있는 벙커 침대를 주방으로 끌어와 침대의 1층은 주방, 2층은 침실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아무래도 이런 공간 활용은 지금의 한국 단층 원룸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구조가 아닐까 싶네요. 물론 집에서 요리를 자주 하지 않아서 가능했던 방법이기도 하고요.
| 침실
다음으로 벙커 침대 2층을 보여드릴게요. 제가 사용하는 침실 공간입니다. 벙커 침대를 활용해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어요.
숙면을 취해야 하는 곳인 만큼 침대 옆에는 저번 인테리어에 사용하고 남은 블라인드를 달아주었어요. 덕분에 침대 무드 등의 빛이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않아 ‘침실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더 강조되는 인테리어가 완성되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침실은 저만의 포근한 안전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책상 공간
저는 온갖 전자기기를 사용하기도 하고, 모니터 태블릿을 쓰기 때문에 공간을 수직적으로 활용해서, 책상이 가로로 넓을 필요가 없었어요.
그래서 저의 데스크 공간은 지금처럼 수직적인 요소가 강조된, 독립된 작업 부스로 완성되었는데요. 목소리가 아래층으로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 바닥 부분에는 방음재와 데크타일을 깔고, 책상 옆에는 가벽을 세워주었습니다.
| 드레스룸
저는 모든 옷이 검은색이라 바지 수납에 특히 애를 먹었어요. 같은 색이지만 재질, 길이, 두께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데 이런 미세한 차이를 세부적으로 구분해서 정리하기가 힘들더라고요. 또 여러 바지 걸이 정리 용품을 사용해 봤는데, 아무리 좋은 제품도 옷을 찾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옷장을 뒤져보게 되고요.
그러다 공구 수납을 하는 플라스틱 박스를 보고 ‘이거다’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 개를 적재할 수도 있고, 오픈형이라 정리하기도 찾기도 쉬울 것 같더라고요. 박스마다 바지를 실루엣이나 재질 별로 구분해서 넣어주었더니 드디어 자리를 찾은 느낌이 나는 것 같아요. 혹여나 저처럼 단색을 지향하는 분들이나 특정 소재의 옷을 좋아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런 정리 방법도 추천드립니다.
드레스룸에서 중점을 둔 건 옷을 수납할 때도 인테리어를 헤치지 않는 거였어요. 전체적으로 인더스트리얼 분위기를 지향하고 있어서, 드레스룸에도 철제 프레임과 공사장에서 파이프를 고정할 때 사용하는 부속을 이용해서 봉을 고정했습니다. 덕분에 러스틱한 느낌이 더 살아난 것 같아요!
집들이를 마치며
집이란 내가 어떤 삶을 살든, 어떤 형태로 존재하던, 나를 온전히 안아주는 나만의 공간이라 생각해요. 그렇기에 공간에 대한 깊은 애정을 기반으로 많은 것들을 시도하고, 원하는 것들을 다양하게 만들어내며 취향을 더 넓고 깊게 쌓아가고 있어요.
여러모로 수많은 상황 속에서 힘듦을 겪고 있는 나를 풍덩 던져두고, 그 안에서 오롯이 쉬면서 다시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충전해 주는 곳, 그곳이 제겐 집이라는 공간인 것 같아요. 여러분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지금까지 집들이를 봐주신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려요. 모두 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담은 공간을 가꾸시길 바라겠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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