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자취방이자 작업실을 스튜디오처럼 꾸며 공간 대여를 하고 있는 호스트 studi0__hokkai_d0입니다.
지금의 집을 꾸미기 전에는 드라마 로케이션 매니저와 프로듀서 일을 병행하며, 2,400여 곳의 촬영 장소를 직접 섭외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만났던 다양한 공간들을 통해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어졌고, 그 마음으로 집 꾸미기에 도전해 지금의 공간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집 정보
| 원룸 9평
| 레트로, 홍콩 스타일
| 공간감 정의를 위한 밀도 형성하기
| 약 100만 원 소요
우리 집의 추천 가구
제가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은 [포홈 -체스터 빈티지 2인 소파]입니다. 저희 집의 분위기를 완성해 주는 가구이기도 한데요.
이 소파는 진한 갈색 인조가죽으로 풍성한 볼륨을 살리고, 너무 올드하지도, 너무 세련되지도 않는 중간의 감도로 디자인되었다고 느껴졌어요. 그래서 어느 분위기의 공간에 두어도 참 잘 붙는 소파라고 생각했습니다. 혹시 저와 같은 취향을 가지셨다면 추천드리고 싶어요.
공간 둘러보기
| 거실
그럼 지금부터 거실을 소개해 드릴게요. 체커보드 러그가 깔린 공간입니다.
거실은 제 취향과 개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둔 철제 렉 선반에는 다양한 소품과 책들을 배치해 포인트를 주었고, 강렬한 색감의 커튼과 러그를 활용해 시선을 사로잡는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했습니다. 특히 커튼을 더하고 나니 공간 전체가 한층 생동감 있게 바뀌더라고요.
저희 집 천장에는 가스 배관이 드러나있었는데, 이 요소를 독특하게 살려보았습니다. 빨랫줄을 달아 지금까지 직접 그린 그림을 빨래처럼 달아둔 건데요. 이렇게 하니 가스 배관에 시선이 가지 않고, 오히려 작업실 같은 분위기가 나서 좋았습니다.
렉 선반과 책상은 지금까지 모아온 명함, 수집품, 여행에서 가져온 기념품, 책을 전시해둔 공간입니다. 다양한 물건 중에도 골동품 상점에서 구한 브라운관 TV를 개조해서 만든 어항은 눈에 잘 띄기도 하고, 개성 있는 포인트가 되어 애정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 주방
다음으로 주방을 소개해 드릴게요.
저희 집 주방은 흔한 원룸이나 자취방에서 늘 보이는 것처럼 흰색 수납장과 타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전체적인 인테리어의 통일성을 깨고 다른 공간의 분위기와 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주방을 꾸밀 땐 이런 이질감을 어떻게 지우고 조화롭게 채울지를 가장 고민했습니다.
주방을 자세히 보시면 문 대신 행주가 달린 수납장이 보여요. 수납장이 나란히 이어져 갑갑해 보이는 것보다는, 중간에 패브릭으로 빈티지한 분위기를 주면 어떨까 하고 시도해 보았는데 정말 마음에 듭니다. 가장 좋은 점은 수납장 안의 알록달록한 소품이 눈에 잘 띈다는 거예요.
또 왼편의 가스관에서 오른편의 식기건조대까지 이어지는 벽면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고 했는데요. 단순한 수납을 넘어 특별한 느낌을 주기 위해 건설 현장이나 물류 현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라쳇바를 사용해 조리도구들을 걸어두었습니다. 덕분에 공간에 개성이 생긴 것 같아 마음에 들어요.
| 침실
집을 꾸미며 곳곳에 여러 소품을 밀도감 있게 채우다 보니 시각적으로 피로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침실만큼은 저희 집에서 가장 여백이 있고, 밀도를 낮춘 공간으로 꾸며보았습니다.
맥시멀한 스타일을 고수하는 공간은 아니었지만, 공간의 전체적인 느낌과 취향은 그대로 유지하려고 했는데요. 영화 포스터, 직접 그린 그림을 활용하여 최소한으로만 스타일링했습니다. 영웅본색 포스터까지 있으니 정말 그 시절 홍콩 분위기가 납니다.
침대 옆 협탁에는 스탠드 조명과 레트로 시계를 두었습니다. 모두 초록빛을 띄어서 공간에 빈티지한 느낌을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 드레스룸
이곳은 저희 집의 드레스룸입니다. 집을 꾸미다 보니 레트로-홍콩 스타일을 너무 강조하면 오히려 전체적인 컨셉이 깨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약간의 변화를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저희 집엔 옷장을 두면 공간이 답답해 보일 것 같아서 행거를 선택했는데요. 옷을 걸어두는 공간에 음식 냄새가 스며드는 것을 막고, 동시에 옷에서 나는 먼지를 차단하기 위해 행거 앞으로 패브릭 커튼을 달아주었습니다. 패브릭 커튼은 스위스 알프스산맥 이미지로 골랐는데 방 안에 자연경관을 두는 듯한 느낌이 나서, 이 오묘한 조합이 공간과 참 잘 어울리더라고요. 지금까지도 좋아하는 인테리어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 현관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공간은 현관입니다.
현관은 집의 첫인상인 만큼 다른 공간과 같은 콘셉트로 꾸미고 싶었는데, 빈티지 스타일과 기존의 하얀색 신발장과 흰 벽이 집 안의 분위기와 잘 이어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꼭꼬핀을 활용하여 무늬가 있는 커튼을 달아주었습니다. 덕분에 밋밋했던 공간에 생동감이 생겼어요. 또 밋밋했던 신발장 문에는 인도 여행을 다녀온 누나가 선물한 그림과 다양한 에코백, 청소도구를 걸어두었습니다.
여긴 신발장의 위쪽입니다. 자주 사용하는 인센스와 다양한 비품들을 배치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이 작은 디테일들이 소품샵처럼 공간을 더 개성 있게 보여줄 수 있기를 바라며 꾸몄습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저희 집의 곳곳을 소개해 드렸는데 모두 재미있게 보셨을까요? 제 취향과 경험을 가득 담아 꾸민 만큼, 이 공간이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제게 집이란 ‘가장 나다운 곳’입니다. 소중한 추억이 깃든 물건들은 그 자체로 사람의 감성을 채우고 공간에 특별한 의미를 주니까요. 어릴 적 소중히 여긴 장난감이나 친구가 선물한 필기구에 그 시절의 기억과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 현재의 나를 구성하는 것처럼, 오랜 물건이 만들어내는 밀도와 색감은 공간을 삶의 이야기와 정서가 담긴 특별한 곳으로 변화시키는 것 같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저희 집의 집들이와 제 오랜 이야기를 함께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모두 좋은 연말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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