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기도에 위치한 OHO(오호)에 거주 중인 예비 신혼부부입니다. 저는 현재 건축사사무소에서 건축가로, 제 짝꿍은 제조업의 안전관리자로 활약 중입니다.
저희는 캠핑, 가드닝 등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고, 오래된 물건을 수집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지금 지내고 있는 곳도 1985년도에 지어진 구옥 주택인데요! 2023년 겨울, 3개월간의 반셀프 리모델링을 거쳐 저희의 라이프스타일에 딱 맞는 집으로 재구성하여 지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을 랜선 집들이에 초대할 수 있어서 기뻐요. 모두 재미있게 봐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집 정보
| 주택
| 44평
| 빈티지, 맥시멀 스타일
| 기존 골조만 남기고 마감 전체 리모델링
인테리어를 하며
| BEFORE
「주택 시공」 정보 알아보기 (▲ 이미지 클릭)
기존의 집은 오랫동안 빈집으로 남겨져 생활폐기물도 많고 환경도 꽤 낙후된 모습이었습니다. 마당은 수풀로 가득 찼고 반지하층은 곰팡이로 가득했죠. 구옥을 고쳐 살기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찾은 집이었기에 주어진 환경에 마냥 놀라기보다는 현재 집의 가능성에 더욱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 개성과 취향을 담아 꾸민 집
저희 부부가 집을 꾸밀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개성과 취향을 담고,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여 스타일링하는 것입니다. 저희의 취향은 질리지 않는 현대적인 세련됨보다는 오랫동안 빛바래온 고리타분한 물건들을 애정하는 편이어서 집을 채우는 대부분의 소품은 빈티지 제품인데요, 애정하는 빈티지 숍에서 구매한 제품들도 있고,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상으로 구매한 빈티지 제품들도 많습니다.
가끔은 할머니 댁이나 부모님 댁에서도 물건을 눈독 들였다가 수집해오곤 하는데요, 가족들의 추억이 담긴 물건을 지니고 있으면 볼 때마다 가슴이 따뜻해지곤 합니다.
| 건축가의 추천 브랜드
애정하는 가구와 소품이 많지만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은 사실 브랜드인데요, 추천하고 싶은 브랜드는 흔하지만 ‘이케아’입니다. 이케아의 제품들은 합리적인 가격일 뿐만 아니라 자재의 품질이 가격 대비 우수하고, 다양한 감성의 시리즈들이 있기 때문에 취향에 맞춰 선택이 가능합니다. 또한 이케아의 다양한 액세서리들도 사이즈를 딱 맞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주방이나 수납 가구는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 빈티지 컬러 화장실을 꾸미며 생긴 일
인테리어 자재를 고를 때 에피소드가 참 많았는데 그중 화장실 인테리어와 관련된 재미있었던 일화를 소개해 보고 싶어요. 저희는 빈티지한 감성의 화장실을 꾸미고 싶어 컬러 도기를 찾고 있었는데요, 수소문 끝에 충북 음성에 위치한 인터바스라는 업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오래전에 생산되었다가 남은 컬러 도기를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매장(창고)으로 달려갔죠.
그곳에서 직원분을 찾던 중 인터바스의 회장님을 뵙게 되고, 오래된 도기들과 관련된 재밌는 일화를 많이 들었습니다. 회장님께서는 도기에 정말 애정이 넘쳐서 ‘양변기와 함께 춤추는 CEO’라는 책을 출판하실 정도였는데요. 쇼룸 곳곳을 친절히 소개해 주시면서 다양한 도기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 속에서 회장님의 열정과 진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쇼룸 규모가 무지 커서 정말 몇 시간을 개미지옥처럼 구경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만나볼 수 없는 도기와 액세서리들이 참 많았는데 그중에 마음에 들었던 제품을 꽤(?) 합리적인 가격에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공간 둘러보기
| 거실
그럼 본격적으로 저희 집 곳곳을 소개해 드릴게요. 먼저 거실은 TV를 보거나 식물을 가꾸는 등 집에 머무르는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는 공간입니다. 현관을 들어서면 바로 마주하게 되는 곳이기도 한데요, 발코니가 따로 없어서 거실에서 작은 식물들을 키우고 있는데 귀가 후 식물 상태를 살피는 것이 루틴 중 하나입니다.
거실은 골조만 남기고 집 전체를 리모델링하면서 거실 부는 실내공간을 확장하기보다는 임의로 확장되었던 면적을 복원시키고 창을 축소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전면에 빌라가 위치하고 있어 큰 창을 내더라도 뷰와 채광을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창을 줄인 곳에는 낮은 선반을 두어 식물을 키우고 있는데요. 수납과 장식을 동시에 할 수 있으니 맥시멀 리스트는 행복합니다.
거실은 빈티지한 감성을 더한 따뜻한 무드의 공간으로 스타일링 해보았습니다. 너무 러블리한 감성보다는 차분하며 조금은 정돈된 모습으로 보이고 싶었고, 색상은 우드 텍스처를 베이스로 브라운, 아이보리 등 톤 다운된 색상을 배치하였습니다. 주요 가구는 무인양품의 5단 수납선반과 듀커소파의 DK080, 이케아의 툴스토르프 TV장이 배치되어 있고, LG의 오브제컬렉션 에어컨과 삼성의 더프레임 TV를 사용 중입니다.
| 주방
리모델링 전 주방 위치에는 원래 안방이 있었어요. 안방보다는 주방과 다이닝 공간에서의 활동 시간이 더 많을 것 같아 더 넓은 곳을 주방으로 계획하였죠! 광폭의 주방장을 계획하면서 과감하게 상부장은 제외했습니다. 수납은 조금 포기해야 했지만 선반 위에 빈티지 소품과 예쁜 주방용품을 올려서 꿈꿔왔던 주방의 모습을 완성했습니다.
주방은 오프 화이트 색상의 주방장 베이스로 민트색 타일을 더해 포인트를 주었어요. 타일 위로는 무지주 선반을 두어 빈티지 소품과 주방용품을 스타일링하였습니다. 핀터레스트 감성의 주방을 꿈꿔왔는데 아마도 이루어진 것 같죠? 풍경이 지겨울 때마다 소품을 재배치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안방에서 주방으로 공간의 용도를 변경하면서 싱크대 뒤편으로는 공간이 꽤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아일랜드형 조리대를 둘 수도 있었지만 융통성 있는 공간을 원했기 때문에 고정형 가구보다는 가변형 가구를 선택했습니다. 확장형 원형 테이블을 배치하여 필요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 중입니다.
그리고 주방에서 특이한 점이라고 하면 바로 워시 타워를 냉장고 옆에 배치한 점인데요. 다용도실이나 발코니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워시 타워가 마땅히 갈 곳이 없었습니다.
때문에 그나마 공간이 넉넉하였던 주방에 배치하게 되었고 냉장고장을 시공하면서 워시 타워도 함께 장 안에 넣어 마감하였습니다. 워시 타워를 사용할 때는 양개도어를 열어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도어를 닫아 아무도 그 속에 워시 타워가 있다는 것을 모르게 하였죠.
| 침실
침실은 집에서 가장 작은방으로 선택했습니다. 그 이유는 침실에 큰 옷장이나 가구를 두는 것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속옷과 잠옷이 담긴 서랍장과 협탁을 제외하고는 딱히 가구가 없습니다. 공간이 허전할 수 있는 부분은 색감이나 디자인으로 채워보았습니다!
침실을 계획하면서 포인트가 될 만한 큰 가구가 없었기 때문에 빈티지 벽지로 도매하여 디자인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핑크, 베이지, 민트가 어우러진 스트라이프 빈티지 벽지인데요. 벽지 톤이 집의 전반적인 무드와 잘 어우러지는 것 같죠? 무늬가 없는 침구를 선택하더라도 밋밋한 느낌 없이 벽지가 은은하게 포인트가 되어서 무척 마음에 듭니다.
침실은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누웠을 때 편안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장식적 요소를 많이 둔다기보다는 필요한 물건만 최대한 깔끔하게 배치하였죠. 언젠가 침대에 누워서 빔프로젝터를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벽면도 최대한 부착되는 물건 없이 유지 중입니다.
또 다른 시공 포인트는?
벽지 말고도 시공 포인트가 있다면 3로 스위치를 선택한 것인데요. 호텔에서 숙박할 때 보면 진입부에서도 조명을 컨트롤하고 침대 옆에서도 조명을 컨트롤할 수 있게끔 되어 있는데요. 3로 스위치를 사용하여 전등기구를 설치하면 호텔과 같은 방식이 가능합니다. 저는 르그랑 3로 스위치를 방문 옆 벽면과 협탁 위에 배치하였습니다. 잠잘 때마다 조명을 끄기 위해 일어나지 않아도 되니까 정말 편하답니다.
| 화장실
기존 화장실은 정사각형 구조의 애매한 사이즈였습니다. 때문에 일반적인 화장실 구성처럼 도어를 기준으로 변기-세면대-샤워부스의 구조가 되기 어려웠습니다. 때문에 세면대를 화장실 바깥으로 빼내어 건식 세면대로 계획하였습니다.
건식 세면대를 계획한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한 층에 화장실이 하나만 있었기 때문에 두 명이 사용할 때 효율을 좀 더 높이기 위함이었습니다. 한 명이 샤워하고 있을 때 다른 한 명은 세수를 할 수 있고, TV 보면서 양치도 가능하니 ‘오히려 좋아!’입니다.
건식 세면대는 호텔 분위기로 연출하고 싶어 거울 양옆으로 벽부등을 배치하였습니다. 거울과 벽부등은 빈티지 제품이고 스위치는 도기로 만들어진 KATYPATY의 ROO라는 제품입니다. 세면대는 이케아의 고드모르곤과 레트비켄 조합인데 유럽 감성의 제품이라 호텔 감성이 뿜뿜하죠. 세면대의 옆으로는 세탁 바구니를 두어 샤워하기 전 벗은 옷을 바구니에 바로 넣을 수 있게끔 배치하였습니다.
화장실 내부에 포인트는 바로 핑크색 양변기인데요. 앞서 말한 에피소드에서 등장한 인터바스의 오래된 컬러 양변기입니다. 예전에 생산되었다가 수량이 얼마 남지 않아 직접 쇼룸에 방문하여 이고 지고 온 양변기인데요. 집들이 오시는 분들마다 귀여운 핑크색 양변기를 보고 놀라곤 하십니다.
| 지하 아지트
1층 주생활 공간의 번외로 반지하층인 아지트 공간이 있습니다. 1층과는 연결되지 않고, 마당에서 진입이 가능합니다. 기존 지하 공간은 환경이 너무 열악했고, 공간 파악이 어려울 정도로 생활폐기물이 넘쳤습니다. 때문에 사람이 거주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라 생각하여 아지트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지하는 주 생활공간인 1층과는 다른 컨셉으로 인더스트리얼한 공간을 연출하고자 했습니다. ‘아지트’로 결정한 만큼 일반적인 집에서는 선택하기 어려운 조명과 마감을 과감히 선택했습니다.
어른의 아지트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아이템이 ‘음주’일텐데요, 술과 함께 간단한 안주를 조리할 수 있는 간이 주방을 마련했습니다. 감성과 가성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영업용 주방기구를 사용하였고 벽부형 선반은 이케아의 쿵스포르스 제품을 활용하였는데요, 하부 작업대 공간이 넓지 않기 때문에 식기건조대가 있는 선반을 선택하여 공간의 효율을 높였습니다.
모임실에는 홈 파티를 즐기기 위해 사이즈가 넉넉한 테이블을 중심에 배치하였고, 의자는 학생 의자를 중고로 구매하여 매치하였습니다. 그린 컬러의 에폭시 마감과 우드 소재의 가구가 꽤나 잘 어울리죠?
TMI로 짝꿍의 아버님은 서울에서 네온사인 제작업을 하고 계시는데요, 모임공간의 벽에 부착된 멋진 네온사인은 아버님이 만들어주셨습니다. 제가 직접 디자인하여 주문 제작을 요청드렸고, 너무 감사하게도 선물로 보내주셨습니다!
추가로, 아무래도 주택에 살다 보면 각종 공구나 자재들을 계속해서 구입하게 됩니다. 하나씩 모아놓고 보니 그 부피가 꽤나 많은 자리를 차지하더라고요. 간이 주방 뒤편으로 안 쓰는 책상과 선반을 배치하여 공구와 자재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책상에서 바로 간단한 작업을 할 수도 있고, 깔끔하게 정리해놓으니 찾기도 편하더라고요! 전체적인 분위기가 인더스트리얼한 무드이다 보니 작업대도 노출되어도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집들이를 마치며
“오호야, 우리에게 와줘서 고마워!”
처음으로 이 집을 만났을 때, 비어있던 모습을 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너는 원래 이런 집이 아니야!’였습니다. 도면도 없었던 오래된 집을 제 마음대로 다시 짜 맞추고 다듬으면서 많은 생각들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 집의 컨셉을 누군가 묻는다면 ‘그냥 우리’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집은 ‘한 장면으로 완성된 공간’이기보다는, ‘늘 계속해서 사용자에게 맞게끔 변화하는 공간’이라 생각하는데요, 오호는 저희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여 계속해서 다듬어진 공간입니다.
오래된 집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 많지만 결론적으로 저희는 이곳에서 너무나도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누군가 구옥 리모델링을 꿈꾸고 있다면, 행복한 미래를 떠올리며 한번 용기 내보라고 응원을 전하고 싶습니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