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에서 교육행정 일을 하고 있는 30대 중반 직장인, March20이라고 합니다. 자취를 한 지는 올해 14년 차로, 다양한 집에서 살았던 노하우를 토대로 현재의 집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뻔하지 않은 공간을 찾던 중 운 좋게 지금 집을 발견했고, 우여곡절 끝에 구입해 현재 1년 가까이 거주 중입니다.
어릴 때부터 예쁘고 아름다운 공간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대학생 때 자취를 시작하면서 혼자만의 공간을 좀 더 아늑하게 만들고 싶단 욕심을 가졌어요. 그때부터 꾸준하게 자료도 수집하고 견문도 넓히고 보는 눈을 높이려 취미로 인테리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정점을 찍은 건 아무래도 드라마 <커피프린스> 속 주인공들의 집을 보며 인테리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게 된 것 같아요.
복층이라 매력이 두 배!
제가 살고 있는 집은 지어진 지 4년 정도 된 26평 신축 빌라이며, 8세대 중 유일하게 저희 집만 다른 구조의 복층 형식의 집입니다. 1층에는 거실과 부엌 욕실 1개, 테라스 2개, 2층에는 방 1개, 드레스룸 1개, 테라스 1개로 구성되어 있어요.
집이 생긴다면, 아파트가 아닌 온전한 나만의 공간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단지가 형성된 똑같은 구조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것이 싫더라고요.
그리고 저희 집이랑 겹치는 세대가 없어, 층간 소음 없이 조용한 점과 영화나 음악을 크게 틀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습니다. 또한 1층 테라스 두 군데, 2층 테라스 한 군데를 포함해 창문이 다섯 군데나 있어 환기가 잘 되고 쾌적한 생활이 늘 가능합니다.
인테리어 컨셉은?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하며 살 수 있는 구조와 방식은 아무래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형태의 모던함이 가장 좋다 생각했는데요. 예전부터 그려오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이 집을 만나서, 주 공간인 1층은 모던함의 갤러리 느낌을 냈고 침실이 있는 2층의 공간은 따뜻한 느낌으로 꾸며 보았습니다.
1층 입구
가장 먼저 보여드릴 공간은 거실입니다. 제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에요. 층고가 굉장히 높아 공간감이 좋은데요, 특히 음악을 들을 때와 영화를 볼 때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음악과 영화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공간입니다.
또 거실은 전체적으로 갤러리 느낌이 나도록 꾸몄는데요. 거실 특유의 분위기를 내준 1등 공신, 액자 형태의 TV입니다. 자취를 하면서 처음으로 TV를 사 보았는데요. 단순히 TV 역할뿐만 아니라 오브제, 그리고 액자의 느낌을 낼 수 있으면 했는데 저의 취향과 집에 딱 맞는 TV를 찾았어요. 이 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제품 중 하나입니다. 기분과 계절의 변화에 맞춰 원하는 그림과 사진을 연출할 수 있어 좋아요.
TV 옆에는 소파를 마련했습니다. 자취를 오래 해오면서 소파를 놓으면 꼭 크림색 패브릭 소파를 하고 싶었어요. 우연히 서울의 한 카페에서 이 소파를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 어렵게 제품을 찾아 두 개의 스툴과 함께 배치하였습니다. 가죽이나 다른 재질에 비해 관리하기 조금 번거롭지만 세탁이 어렵지 않아요. 늘 포근하고 안락한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가급적 커튼도 비슷한 재질, 느낌으로 골라 통일감을 줬습니다.
3인용 소파는 이전 집에서부터 사용하던 것이고, 오른쪽 1인용 소파는 이사 오면서 새로 구입했습니다. TV를 보기 위한 용도로 구입했는데 디자인에 비해 그리 편한 느낌은 아니라 아쉬워요. 그래도 3인 소파와 조화가 좋은 것 같아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버섯 모양의 주름 스탠드 조명은 켜진 않고 오브제로만 사용 중입니다.
소파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면 기본 옵션으로 설치되어 있던 큰 펜던트 조명과, 깔끔하고 너무나 편리한 시스템 에어컨이 보입니다. 집을 보러 왔을 때 이 모습에 반해 이 집을 계약하게 되었어요. 너무 만족스러운 가격과 조건에 부산에 이런 집이 있나 싶어서 처음엔 허위매물 아닐까 반신반의하면서 부동산을 방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쪽에는 몇 년째 쓰고 있는 아이맥과 컴퓨터 책상을 두었어요. 이 책상은 요즘 유행하는 건데 마음에 쏙 들어 구매하려고 많은 시간 애를 쓰기도 했죠. 양옆이 유리라 답답함 없이 깔끔하고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줄 수 있더라고요.
또 저희 거실은 밤이 되면 좀 더 감성적인 공간이 됩니다. 같은 공간, 같은 집이어도 조명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고 생각해서, 따뜻한 느낌을 낼 수 있도록 조도와 색온도를 항상 고민하는 것 같아요. 틈틈이 조명을 바꾸기도 하고 모으기도 하는데요. 최근에 몇 가지 조명을 구입하여 조만간 조금 더 따뜻한 느낌으로 배치할 계획입니다.
널찍하고 중후한 느낌의 주방
거실과 이어진 주방의 모습입니다. 현관과 마찬가지로 집 크기에 비해 아주 큰 주방인데요, 50평대 집에 어울리는 주방의 크기라고 하더라고요. 주방에도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던 간접 조명이 마음에 들었어요.
전체적인 느낌을 화이트로 했기 때문에 몇 가지 소품은 묵직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식탁과 의자는 어두운 톤으로 배치해 자칫 하얀 배경에 너무 날려 보일 수 있는 느낌을 눌러 주고 잡아주고 있습니다.
또 주방이 넓은 덕분에 수납공간이 많아 편리합니다. 필요에 따라 거실과 주방을 좀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는데요. 식탁에 바퀴가 달려 있어 주방과 거실의 경계를 옮겨가며 쓸 수 있거든요. 식사를 하는 동안에는 TV 가까이로, 평소에는 주방 안쪽으로 최대한 밀어서 배치하고 있어요. 덕분에 사용하기에도 편하고 주방의 크기도 조절할 수 있답니다.
아늑한 쇼룸을 닮은 침실
2층의 침실 공간입니다. 주 공간 1층은 모던한 느낌이었는데, 침실은 수면을 위한 공간인 만큼 따뜻한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또한 2층 기본 구성이 원목 위주라 스타일을 통일했습니다.
그리고 침실은 가장 오래 공들인 공간으로, 아이템 하나하나 세심하게 골랐습니다. 특히 버섯 모양의 테이블을 발견해 원했던 느낌을 연출하여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원래부터 묵직한 테이블을 원했는데 보자마자 바로 구입했습니다. 테이블 왼편에는 화가이신 어머님이 그린 그림을 놓아주었어요.
침실 왼편의 2층 난간은 최근 들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입니다. 이 집은 기본으로 구성되어 있는 요소들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이 공간이 또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이 집으로 이사 오면 무조건 테이블로 활용을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난간이 Bar 형태의 테이블로 구성되어 있어 2층에서 1층을 바라보는 모습도 좋고,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소리의 특성상 2층에서 음악을 들으면 더 좋아요. 2층에서 TV로 영화를 보거나 그림을 감상하면 감성 충전이 많이 됩니다.
오른쪽 안쪽에는 자그마한 옷방이 있어요. 이 공간 역시 오랫동안 고민 끝에 소품들을 하나하나 들였습니다. 그중에 가장 사길 잘했다 싶은 아이템은 이전에 집 보러 다닐 때 보았던 거울에서 영감을 얻어 선택한 이 원목 거울입니다. 거울과 침대 헤드보드, 테이블의 톤을 맞춰 아늑하고 정갈한 느낌이 나도록 하였습니다.
거울 옆에는 화이트 컬러의 서랍장이 있습니다. 너무 무거울 수 있는 분위기 속에 깔끔한 포인트가 되어주고 있어요. 기분에 따라 서랍장 위 소품들을 바꾸어 분위기 전환을 하기도 합니다.
오른쪽 창문은 집의 가장 큰 테라스로 연결되어 있어요. 아직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어 조만간 구상했던 걸 조금씩 실행해 보려고 합니다. 단독으로 쓸 수 있는 옥상 테라스 공간으로 온실 느낌으로 꾸며 볼 예정이에요. 최근에 한참 테라스를 꾸미는 중으로 완성이 된다면 인스타와 유튜브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만의 힐링 플레이스, 테라스
저희 집의 가장 큰 장점인 테라스입니다. 거실 소파 뒤편을 통해 이 테라스로 나갈 수 있어요. 주로 빨래 건조 용도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넓지 않지만 개방감과 재미난 구조가 좋아, 틈날 때마다 특히 주말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에요. 집이라는 공간을 조금씩 공부하고 경험할수록 집 내부 속 외부공간의 중요성을 알게 되어 내 집 마련을 결심하고 중점적으로 봤던 것 중 하나가 바로 테라스였습니다. 실제로 썼을 때의 만족감은 훨씬 더 크더라고요.
특히나 요즘같이 외부 활동이 힘든 시기에 실내에만 있다면 많이 답답했을 텐데 테라스 덕분에 잘 해소해 주고 있습니다.
집 소개를 마치며
맨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 배경음악을 고민하다 보게 된 어느 유튜버의 영상에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내용이 달라도 요즘 유행하는 음악을 넣으면 결국 남들과 비슷한 영상이 되어 버린다는 말이었어요. 본인만의 색을 드러낼 수 있는 음악 선정이 중요하다는 말이라 인상 깊었는데요. 집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유행을 따라 똑같은 가구와 비슷한 소품을 배치하기보다는 내가 좋아하고 내 취향에 맞는 집과 소품을 배치하는 것이 질리지 않는 공간을 구성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공간에 개성을 담기 위해 많은 고민과 시간을 투자했고요. 그렇게 해야 오랜 시간 애정을 가지고 머무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저희 집 소개를 마칩니다. 소박한 저만의 공간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