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분당 사는 35살 liam이라고 합니다. 빠른 은퇴를 꿈꾸며 살다 보니, 현재는 연 365일 근무하는 자영업자가 되었어요. 덕분에 요즘은 취미랄 게 없는 삶을 살고 있네요. 시간 여유가 되면 항상 운동을 하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취미라면 취미랄까요?
또 한 가지 취미라면, 요즘은 집을 살기 좋게 꾸려가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정리가 끝나면 주로 독서, 청소, 영화 감상, 식사, 운동을 하는 평범한 휴식 공간이 될 예정이에요.
10년을 기다려 만난 집
제가 살고 있는 이 집은 15평 정도 되는 오피스텔입니다. 층고가 6m나 되는 특별한 복층구조로, 작지만 개방감도 뷰도 아주 좋아요. 아마 서울 경기권에서는 이런 구조가 없는 것 같아요. 나름 희소성 있는 이 집을 사려고 근 10년을 기다렸어요!
대학생 때 우연히 알게 된 뒤로 늘 갖고 싶던 구조의 집이었거든요. 돌고 돌아 결국 오게 됐어요. 부동산에 50번은 간 것 같네요. 투자가치가 있는 합리적인 선택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가끔은 하고 싶었던 일을 위해 과감히 소비하는 것도 또 다른 행복을 주는 것 같아요.
우리 집 리모델링 이야기
맨 처음 이 집으로 이사를 들어왔을 때 전형적인 낡은 오피스텔 상태였고 올 리모델링을 진행했습니다. 욕실부터 주방, 거실, 침실까지 6,000만 원 정도 지출한 것 같네요.
색은 추후에 채워 넣어도 된다고 생각해서, 어떤 컬러도 없는 백지상태의 집을 원했어요. 넓은 구조가 아니라, 에어컨, 주방 조명, 화장실 손잡이, 아일랜드 식탁, 전선 등 시야에 걸릴만한 요소들은 최대한 모두 없애는 방향으로 구상했고요. 또 휴식과 생활 동선의 편리성을 중요시 생각해서 화장실 앞 세탁기와 건조기를 두기로 했죠. 결과적으로 미니멀한 화이트 컨셉으로 완성되었네요.
나만의 리모델링 팁은?
화려함보다는 안전함을 위주로 선택하면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원목 스타일의 따뜻한 인테리어를 아주 좋아하는데, 베이스부터 원목을 깔기엔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생각했어요. 과감한 시도가 걱정된다면, 원목이든 초록이든 핑크든 어떤 색을 더해도 잘 어울릴 흰색 도화지 같은 집을 만드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아요. 화이트는 실패가 없거든요.
가전, 가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채워나가는 것은 쉽지만 비워내는 건 더 어렵잖아요. 베이스는 최대한 심플하고 미니멀하게 가는 게 실패를 줄이는 길인 것 같아요.
무려 6m! 홈 시네마 거실
가장 먼저 보여드릴 공간은 높은 층고를 살려 홈 시네마를 구축한 거실이에요. 높이를 최대한 살리고 개방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매입 등과 라인 등으로 시공을 했어요.
TV는 늘 거거익선이라고 생각하여 120인치 스크린을 사용 중이에요. 원래 검은색이었던 테두리에 화이트 필름지로 리폼해서 갤러리 느낌이 나도록 제작해 봤어요.
TV 아래에는 빔 프로젝터를 두었습니다. 초단초점 빔은 1cm의 오차가 엄청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프로젝터 장을 짜는데 신중을 기했어요.
TV 맞은편에는 소파를 배치했어요. 소파는 많은 모델을 찾아봤지만, 그 어느 것도 익숙함을 대체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전에 쓰던 소파를 그대로 들이고, 커버를 제작해서 컬러의 통일감을 주었어요. 그렇게 대자로 누워서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영화관이 만들어졌습니다.
소파 위에는 사운드바를 두었습니다. 사운드바는 디자인보다 홈 시네마에 최적화된 기능을 더 우선순위로 정했어요. 11.1채널 돌비에트모스 기능이 있는 모델로 미리 선택해 놓고, 배선이 보이지 않도록 본체 선반과 리어 선반을 제작했어요. 기존 사운드바 소리가 정면에서 분무기로 물을 뿌리는 느낌이라면, 이건 내가 물 속에 들어있는 느낌이랄까요? 정말 극장 부럽지 않은 화면과 사운드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답니다.
사제 가구로 완성! 화이트 주방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주방이에요! 요리를 자주 하지 않아서 큰 주방은 필요 없지만, 그렇다고 부족하진 않은 주방을 만들고 싶었어요.
저처럼 작지만 알찬 주방을 원하는 분들께 개인적인 팁을 드리면, 주방은 브랜드가 아닌 사제 맞춤을 추천드려요. 처음에 브랜드로 진행했는데 정해진 자체 규격 때문에, 상판 색, 두께, 폭부터 인출장, 간접 등, 높이 등등 소비자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러면서도 가격은 거의 2배에 육박했어요. 직원분은 너무 친절하시고 좋았지만, 직원분도 현장미팅 때는 가능하다고 했던 부분들이 실제로 안되는 게 많자 너무 죄송해하시며 한탄하셨어요.
아쉬운 대로 진행하려는 와중에 업체 측 사정으로 사제 가구로 변경하게 됐는데, 원했던 구상 구조적 거의 90% 이상 구현해 주십니다. 정말 신세계예요.
그럼 이제부터 주방 구석구석을 자세히 보여드릴게요. 저희 주방은 넓고 탁 트인 느낌을 주기 위해 화이트로 통일했어요. 상판마저 이색의 위험이 있는 순백색으로 선택했습니다.
행잉형 식탁 등도 너무 이쁜 브랜드 조명이 많아 참 많이 알아봤는데, 작은 주방에 시야의 사각이 생기면 답답할 것 같아서 다운라이트로 통일시켰어요. 화려함보다는 안전함을 선택한 것 같아요.
또 일전에 자취했을 때 미니 싱크볼이 상당히 불편했어서, 이번에는 널찍한 사각 싱크볼을 설치했어요. 밥솥장과 레인지 장에도 푸시 도어를 설치하여 외관의 통일감을 주었어요.
인덕션은 어디에 올려도 사용이 가능하고 대형 그릴도 사용이 가능한 플렉스 존이 있는 인덕션으로 선택했어요. 자주 쓸 일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필요할 땐 아쉬울 것 같아서 조금 더 투자했어요!
급속충전이 가능한 빌트인 콘센트도 매일같이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만약 빌트인 콘센트를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꼭 ‘급속’무선 충전이 가능한 녀석으로 추천드려요. 일반 무선 충전은 안 좋은 후기가 너무 많더라고요!
그리고 이 정도 크기의 냉장고는 혼자 사용하기엔 아주 넉넉한 사이즈 같아요. 주로 외식을 하는 편이라 아직도 1/10도 채우지 못했어요.
완벽한 동선! 디테일에 신경 쓴 현관
다음으로 보여드릴 공간은 현관입니다. 현관 바닥은 거실과 동일한 화이트 포세린 타일로 시공하여 통일감을 주었어요.
우측은 화장실 공간인데 좌측과 통일감을 주기 위해 히든 도어로 제작했어요. ‘히든 도어네’라는 느낌보다는, ‘이게 문이었어?’ 싶을 정도로 통일감을 주고 싶어서 도어 라인을 신경 써서 제작했어요.
복도 좌측은 신발장과 세탁기 옷장 수납장을 짜넣었습니다. 손잡이 없는 푸시 형식으로 제작했어요.
리모델링에 앞서 최적의 동선을 위해 세탁기 건조기의 위치를 참 많이 고심했는데, 사용할수록 저 자신을 칭찬하게 되는 배치예요. 대형 평수의 아파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편리함에 늘 감격하곤 해요. 퇴근하고 들어오면서 양말하고 옷을 슉슉 넣고, 샤워하고 나와서 수건도 바로 슉슉 넣고 적당히 쌓이면 바로 돌려버려요.
세탁기는 봐두었던 아이템이 있었는데 사이즈가 맞지 않아 최근에 변경했어요. 오히려 잘 된 선택이었어요. 실물 디자인도 이쁘고 중간에 있는 돌출형 선반이 아주아주 유용해요. 세탁물을 바닥에 놓지 않고 선반에 꺼낸 뒤 건조기를 돌릴 수 있고 건조기 돌린 후에도 선반에서 정리할 수 있거든요!
작지만 알차게! 갤러리 같은 계단
현관에서 계단으로 올라가면 2층으로 이어집니다. 이 계단은 작은 집에서 제가 좋아하는 공간 중 하나예요.
하얀 공간에 쭉 뻗은 라인 등과 창밖 풍경이 보여 갤러리 같은 느낌이 나거든요. 작은 선반도 제작해서 책이나 오브제들을 놓을 수 있게 제작했어요.
나만의 사색 공간, 뷰 맛집 2층 거실
사색을 위한 2층 거실이에요. 교차되는 라인 등으로 정갈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해 봤어요. 간접 등으로 은은한 분위기도 연출할 수 있어요.
또 균형미를 최대로 살리기 위해 냉난방, 공기 청정이 한 번에 가능한 시스템 원형 에어컨을 설치했어요.
한쪽에는 라운드 체어를 두어 독서와 음악 감상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어요. 잔디 광장이 있어 확 트인 뷰를 감상하며 사색하기 좋은 바 테이블이에요. 참고로 모듈 테이블은 직접 제작한 아이템입니다.
벽면에는 관절이 있는 벽 등을 설치해서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덕분에 책을 읽거나 와인을 마시거나 멍 때리기 좋은 공간이에요.
낮에도 예쁘지만 야경이 펼쳐지면 더욱 환상적인 곳입니다. 웬만한 호텔 뷰 부럽지 않은 전망이에요.
선반과 조명으로 독립서점이 된 침실
2층에 위치한 침실입니다. 암막 커튼을 설치해서 2층 거실과 공간을 분리했어요.
그리고 침실은 제 라이프 스타일이 잘 반영된 공간이기도 합니다. 평소에 책을 자주 읽는 편이라, 침대 옆에 북 선반을 만들었는데요. 미니멀한 독립서점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어요.
침대 프레임에 간접 등, 머리맡에는 스위치를 설치해서 책을 읽다 바로 잠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어요. 융 스위치와 커버형 스위치를 매립하여 선과 면에 통일감을 주었어요.
럭셔리 끝판왕! 호텔 같은 욕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공간은 욕실입니다. 포세린 타일로 작지만 호텔 느낌이 나는 건식 욕실을 연출해 봤어요. 사이즈가 작아서 너무 어둡지는 않고 그렇다고 가벼워 보이지도 않는 회색을 선택했어요. 조적 세면대를 만들고 블랙 폭포식 수전으로 세면대를 제작했어요.
또 뒤에 수납공간이 없는 얇은 간접 등 거울을 부착해서 널찍한 느낌을 주었어요. 부족한 수납은 하부 선반을 제작해서 라탄 바구니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샤워실은 해바라기 수전, 폭포식 수전, 샤워수전 3way로 가능한 제품으로 매립하여 제작해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였어요. 조적 선반을 제작해서 샤워용품을 두고 사용 중이에요.
해바라기 외에 비스듬히 나오는 폭포 수전까지 있어 샤워기는 거의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편리해요.
집 소개를 마치며
지금까지 저희 집의 모든 공간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더 자세한 내용을 보고 싶으시면 아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놀러 오세요! 집꾸미기 이웃님들과 인테리어는 물론, 일상 정보도 공유하고 싶어요. 초기 공사 과정부터 담고 있으니 정보가 필요하신 이웃님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저도 채워나가는 과정이다 보니 많은 조언도 듣고 배우고 싶어요. 그럼 이상으로 집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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