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원룸 인테리어】 작은 집에서, 넓은 사람과, 깊은 마음으로

권상민 에디터 조회수  

집꾸미기 인스타그램으로 이동 >>

안녕하세요. 프리랜스 에디터 박선아입니다. 매거진에서 에디터로 일하다가 지금은 프리랜서로 아트디렉팅이나 원고를 기고하며 지냅니다. 최근에는 <어라운드> 매거진에서 3년간 연재한 글을 모아 『20킬로그램의 삶』이라는 수필집을 출간했어요.

책을 내고 ‘20킬로그램의 삶’이 무엇을 의미하냐는 질문을 종종 받았거든요. 여러 의미가 복합적으로 담긴 말인데 간단히 말하면 “내 모든 짐을 20킬로그램의 가방 안에 담고 싶다.”예요. 20대에 제가 살았던 집들은 ‘임시거처’였거든요. 1년 혹은 2년씩 계약하고 그 후에는 이동해야 하는 집들이었죠. 그렇다 보니 언젠가부터 짐을 잘 늘리지 않게 되었어요.

미니멀리즘이라고 하면 거창하게 느껴지고 그냥 거추장스러운 것을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 외출할 때도 가방 들고 나가길 귀찮아하거든요. 책과 핸드폰 지갑 정도만 들고 나가요. 많이 걷고 이동하는 편이라 짐이 많으면 괴롭거든요.

집에 대한 마음도 외출할 때와 비슷합니다. 가진 게 많아질수록 번거롭더라고요. 아직 ‘내 집 마련’에 대한 계획이 없어서 앞으로도 이사를 다니며 살아야 할 것 같아요. 그때마다 무겁지 않게 있던 자리를 떠나고 싶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내 집을 갖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집을 살 돈이 없기도 하지만, 사실 이사 다니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거든요. 서울에서는 전농동, 월계동, 안암동, 공덕동, 도화동, 상수동에 살아봤어요. 아일랜드라는 나라에서 산 적도 있고요. 어떤 동네에 1~2년 살고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기분이 재미있습니다. 곳곳에 추억을 쌓아두는 것도 즐겁고요.

만약 언젠가 제집을 갖게 되면 그건 작은 오두막이었으면 해요. 상상하던 집을 어느 사진집에서 보고 찢어뒀거든요. 회사나 집 한쪽에 붙여두고 그 집을 그리곤 합니다. 설사 평생 살아보지 못할 집이라고 해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더라고요.

오늘 소개할 집은 제가 서울에서 구한 여섯 번째 집이에요. 적잖은 이사를 하고 부동산을 드나들며 나름대로 ‘집’을 구하고 채우는 기준이 생긴 것 같아요.

7평짜리 원룸이라 사진으론 뭔가 꽉 차 보일 수도 있는데, 사실 있는 것이 몇 개 없어요. 서울의 자취방들은 ‘옵션’을 갖추고 있는 곳들이 많잖아요. 일단 그것들을 먼저 살피는 것 같아요. 옵션이 있으면 일단 제 소유 물건이 반으로 줄거든요. 집을 구한 후에도 되도록 가구는 잘 사지 않고, 접이식이나 임시로 사용하는 물건들을 사는 편이에요.

침대도 처음 자취를 시작할 때는 프레임이 있었거든요. 언젠가부터 프레임은 버리고 매트리스만 갖고 다녀요. 침대 프레임이 은근 이사 다닐 때, 불편하고 원룸에서는 공간도 많이 차지하더라고요.

테이블도 되도록 사고 싶지 않았는데, 친구들이 둘 이상 오면 식사할 자리가 없더라고요. 여행 가방 같은 것을 깔고 밥을 먹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하나 마련했어요.

상판과 다리가 분리되어 이동이 쉽고 저렴한 제품이죠. 옥상이 있는데 거기로 쉽게 갖고 올라갈 수 있잖아요. 친구들을 초대해서 밥이나 술을 마시려고 일부러 이걸 샀어요. 다리는 이케아 것이고 상판은 마켓비에서 원하는 크기로 주문했어요.

두 가지를 합쳐서 14만 원이었던 거 같아요. 언젠가 이사할 때, 누구에게 줘버려도 아깝지 않을 가격이죠.

가계부를 쓰는데 외식 비용으로 상당한 돈이 나간다는 걸 알았어요. 전 프리랜서고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서 늘 통장 잔고를 생각하며 지내거든요. 돈을 펑펑 쓰며 노는 즐거움보다 아껴서 잘 놀았을 때, 더 즐겁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기 시작했어요. 외식할 돈으로 장을 봐서 음식을 하면 식탁이 훨씬 풍성해지거든요. 처음엔 돈을 아껴보자는 앙큼한 의도였는데, 점점 집이라는 공간에서 누군가와 둘러앉는 기분을 좋아하게 되네요.

집에서 먹으려면 요리를 준비해야 하잖아요. 친구들이 도착하기 전에 그들을 위해 요리하는 과정이 참 좋아요. 제가 점점 마트의 식재료 가격 같은 것을 기억하게 되는 것도 신기합니다.

회사에 다니고 일이 너무 바쁠 때는 돈을 쓸 시간이 없었어요. 통장에 잔고는 쌓여가고 그 돈은 야근하고 집에 갈 때, 택시비나 샌드위치와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 데에 주로 쓰였죠. 한 달에 한 번 비싼 옷도 사고 좋은 레스토랑도 갔어요. 매일 집 앞에 택배박스를 갖고 들어가 뜯어보는 게 밤의 낙이었죠. 그땐 그 나름의 즐거움이 있었는데, 요즘 느끼는 기분도 이 나름대로 즐거워요. 좀 궁상맞은 것 같긴 하지만 서도(웃음).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아니라 나와 내 친구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는 일도 즐거워요. 언젠가부터 아무리 돈이 없어도 음악, 영화, 책 같은 것들은 정식으로 구매하려고 애써요. 음반으로, 영화관에서, 서점에서 사서 즐기는 편입니다.

그렇게 하나둘씩 사 모은 음반을 친구들과 나눠 들으면 좋아요. 어떤 노래 하나에 긴 이야기가 이어지기도 하고 시끄러운 곳에서 나누지 못하는 얘기들을 하기도 하죠. 이렇게 좁은 방에 둘러앉아 놀면 함께하는 시간의 밀도가 더 촘촘해지는 것 같아요.

친구들을 초대해서 논다고는 하지만 사실 친구들이 오는 날은 가끔이고 대부분의 날은 고양이와 둘이 보냅니다. 몸이 약해 엄마가 버리고 간 새끼 고양이를 누군가 구조했고, 여러 집을 거치고도 갈 곳이 없어 제게 왔습니다. 같이 산 지는 2년 반 정도 되었는데, 이 친구를 통해 몰랐던 걸 많이 알아가요.

저는 밖에 나가고 사회생활도 하지만 저희 고양이에겐 이 집이 세상 전부라 생각하면 가끔 막막해져요. 지금 이대로도 괜찮을 거로 생각하다가도 어떤 날에는 너무 미안해서 막 울어요.

제가 언젠가 넓은 집에 살고 있다면 그건 제 의지보다는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한 일일 거예요. 고양이가 더 넓은 마당에서 뛰어 놀게 하기 위해서 혹은 제 아이가 혼자 책을 읽을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그런 일이 아니고 저만 생각한다면 저는 계속 이 정도 크기의 집에서 살고 싶고요.


권상민 에디터
CP-2023-0023@mystylezip.com

댓글0

300

댓글0

[원룸/오피스텔] 랭킹 뉴스

  • 칙칙하던 오피스텔에 '이것' 하나 달았더니.. 확 바뀌었다고요?!
  • 중고 마켓에서 '칠판'을 사서 '이것'을 만들었다?! 말도 안 되네요..
  • 7평 원룸을 이렇게 쓴다고요..? 서울살이 2년 차의 빈티지 공간
  • '이것' 없는 원룸,정말 가능하다고?! 보고도 놀랍네~
  • 여기가 한국..?! '이것'만 바꿨을 뿐인데 평범한 오피스텔이 확 변했네~
  • 디자이너가 '분리형 투룸'을 만나면?! 헉 이렇게 달라지네요~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담백한 국물과 쫄깃한 살코기,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닭곰탕 맛집 BEST5
    담백한 국물과 쫄깃한 살코기,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닭곰탕 맛집 BEST5
  • 푹- 끓여내어 야들야들한 건더기와 얼큰한 국물의 만남, 육개장 맛집 BEST5
    푹- 끓여내어 야들야들한 건더기와 얼큰한 국물의 만남, 육개장 맛집 BEST5
  • 한식에 술만 있다면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 술꾼이 인정한 한식주점 5곳
    한식에 술만 있다면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 술꾼이 인정한 한식주점 5곳
  • ‘현대차 월클 맞네’.. 대박 터진 국산 SUV ‘이 차’ 이젠 없어서 난리
    ‘현대차 월클 맞네’.. 대박 터진 국산 SUV ‘이 차’ 이젠 없어서 난리
  • ‘한국인들 뒤통수 맞았다’.. 테슬라 한국 차별 대우에 차주들 ‘분통’
    ‘한국인들 뒤통수 맞았다’.. 테슬라 한국 차별 대우에 차주들 ‘분통’
  • “EV9 씹어 먹었다.!” 현대차 작심한 아이오닉 9, 역대급 스펙 공개!
    “EV9 씹어 먹었다.!” 현대차 작심한 아이오닉 9, 역대급 스펙 공개!
  • “전기차로 나오면 폭망!” 6기통 엔진 넣고 조기 출시한다는 이 차
    “전기차로 나오면 폭망!” 6기통 엔진 넣고 조기 출시한다는 이 차
  • “제네시스와 비교 불가!” 캐딜락 3열 럭셔리 SUV 신차 공개
    “제네시스와 비교 불가!” 캐딜락 3열 럭셔리 SUV 신차 공개

[원룸/오피스텔] 인기 뉴스

  • 칙칙하던 오피스텔에 '이것' 하나 달았더니.. 확 바뀌었다고요?!
  • 중고 마켓에서 '칠판'을 사서 '이것'을 만들었다?! 말도 안 되네요..
  • 7평 원룸을 이렇게 쓴다고요..? 서울살이 2년 차의 빈티지 공간
  • '이것' 없는 원룸,정말 가능하다고?! 보고도 놀랍네~
  • 여기가 한국..?! '이것'만 바꿨을 뿐인데 평범한 오피스텔이 확 변했네~
  • 디자이너가 '분리형 투룸'을 만나면?! 헉 이렇게 달라지네요~

[원룸/오피스텔] 추천 뉴스

  • 미니멀 끝판왕! 요즘 '복층 오피스텔'은 이렇게 좋네요...
  • 10평대 오피스텔을 '이렇게' 공간 분리한다고?! 놀랄 노자네~
  • '고즈넉한 인테리어'의 교과서! 월넛으로 꾸민 7평 원룸은?
  • n잡러의 '홈 오피스'가 있는 오피스텔 꾸미기! 10평대, 20평대 모두 소개할게요
  • 좁은 원룸 꾸미는 방법 다 알려드려요! 실평수 3평 집을 10평처럼 쓰는 꿀팁
  • 영상 제작자 김형헌님의 100% 셀프로 꾸민 옥탑방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담백한 국물과 쫄깃한 살코기,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닭곰탕 맛집 BEST5
    담백한 국물과 쫄깃한 살코기,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닭곰탕 맛집 BEST5
  • 푹- 끓여내어 야들야들한 건더기와 얼큰한 국물의 만남, 육개장 맛집 BEST5
    푹- 끓여내어 야들야들한 건더기와 얼큰한 국물의 만남, 육개장 맛집 BEST5
  • 한식에 술만 있다면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 술꾼이 인정한 한식주점 5곳
    한식에 술만 있다면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 술꾼이 인정한 한식주점 5곳
  • ‘현대차 월클 맞네’.. 대박 터진 국산 SUV ‘이 차’ 이젠 없어서 난리
    ‘현대차 월클 맞네’.. 대박 터진 국산 SUV ‘이 차’ 이젠 없어서 난리
  • ‘한국인들 뒤통수 맞았다’.. 테슬라 한국 차별 대우에 차주들 ‘분통’
    ‘한국인들 뒤통수 맞았다’.. 테슬라 한국 차별 대우에 차주들 ‘분통’
  • “EV9 씹어 먹었다.!” 현대차 작심한 아이오닉 9, 역대급 스펙 공개!
    “EV9 씹어 먹었다.!” 현대차 작심한 아이오닉 9, 역대급 스펙 공개!
  • “전기차로 나오면 폭망!” 6기통 엔진 넣고 조기 출시한다는 이 차
    “전기차로 나오면 폭망!” 6기통 엔진 넣고 조기 출시한다는 이 차
  • “제네시스와 비교 불가!” 캐딜락 3열 럭셔리 SUV 신차 공개
    “제네시스와 비교 불가!” 캐딜락 3열 럭셔리 SUV 신차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