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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동안 한 번도 안 고친 집, 3천만 원으로 시공하자…

권상민 에디터 조회수  


안녕하세요, 수니입니다. 저는 ‘언젠가 나만의 집을 나답게 꾸며놓고 예쁘게 살 거야’하고 다짐하던 어린 학생이었어요. 그러던 제가 20대 후반이 되어 결혼과 함께 그 다짐을 이루게 되었네요.

저는 손으로 사부작 거리는 모든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빈티지샵에 들러서 독특한 소품을 보고 구매하는 것을 즐기고요. 하지만 패션에서나 인테리어에서나 뚜렷한 취향은 없는 것 같아요. 집 또한 그런 주인을 닮아 마땅한 컨셉 없이 이루어져 있답니다. ‘자기 눈에 예쁜 게 예쁜 거다’라고 생각하며 지내요.

집 정보

| 빌라 23평
| 내추럴 스타일
| 전체 리모델링 (창호 제외)
| 약 3,200만 원 소요

인테리어를 하며

| BEFORE

저희 집은 28년 된 구축 빌라였어요. 한 번도 수리된 적이 없어 현관을 비롯한 모든 방문, 싱크대 등 나무가 삭아 비틀어지거나 벗겨져 있었죠. 거기에다 천장도 온전한 형태가 없어 몰딩까지 모두 바꿔야 했어요. 오늘 집들이는 이 집이 저희의 손길을 거쳐서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드리는 자리가 될 것 같아요!

| 크고 작은 노하우.zip

저는 가구 배치를 할 때 큰 가구를 우선적으로 배치해 봐요. 이리저리 놓다 보면 ‘아, 얘는 여기다’ 싶은 느낌이 들거든요. 그 후로는 좋아하는 소품을 데코 해서 완성해요. 요즘엔 식물의 매력에 빠져서 식물로 포인트를 주고는 합니다.

가구 배치가 어려울 땐 다양한 자료를 살펴봐요. 핀터레스트, 잡지, 다양한 홈스타그래머 분들의 집 사진을요. 보는 것만으로 공부가 되고, 보다 쉽게 우리 집에 잘 어울리는 걸 선택할 수 있거든요.

깔끔한 정리를 원하신다면 무조건 ‘용기를 통일하기’를 추천드려요. 식자재나 세제를 대용량으로 사서 그때그때 용기에 채워 넣으면 훨씬 깔끔해 보이거든요. 물론 종류별로 소분하는 작업이 번거롭고 귀찮지만,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사두었던 걸 까먹고 또 사는 일이 없어져서 좋아요.

| 소소한 일상 : 전구색 에피소드

이전에 집을 꾸미며 정말 당황했던 일이 있었어요. 어느 날 천장 매입등 하나가 나가서 급하게 아무 조명 가게에 가서 같은 색을 사 왔는데, 달아놓고 보니 묘하게 톤이 다르더라고요. 그때 알았죠. 전구색이 다 같은 전구색이 아니고 회사마다, 제품마다 온도가 다르다는걸요. 한동안 조명 한 개만 밝은 채로 지냈던 웃기고도 슬펐던 기억이 나네요.

공간 둘러보기

| 현관

그럼 본격적으로 공간을 소개해 드릴게요. 원래 있던 현관은 작아도 너무 작았어요. 타일 디자인부터 신발장 색감을 고르는 것까지 모든 게 난감한 공간이었습니다. 물론 작은 공간은 ‘화이트 톤’으로 꾸미면 넓어 보이겠지만, 저희는 되려 작은 공간에 포인트를 넣기로 했어요. 덕분에 빈티지한 레트로 타일이 기분 좋게 반겨주는 지금의 모습이 완성되었습니다.

신발장과 중문은 모두 짙은 원목 톤으로 맞추어 레트로한 분위기를 이어갔어요. 덕분에 집의 첫인상인 현관부터 컨셉이 확실해진 것 같아 마음에 들어요.


| 거실

이곳은 거실이에요. 다이닝 공간 겸으로도 함께 사용하고 있답니다. 아직 서재가 완성되지 않아 카페에 온 듯 앉아 노트북을 하기도 하고요.

거실의 자리를 가장 크게 차지하고 있는 건 하얀색 소파예요. 원래는 카멜 색상의 가죽 소파를 사려다가 한 번도 써보지 않은 포근한 리넨 재질 제품을 구매했는데 너무 마음에 든답니다. 북향 집이라 해가 밝게 들어오지 않아, 가죽을 썼으면 더 답답해 보였을 것 같거든요. 지금 이 자리는 종종 남편이 TV를 보다가 잠에 들거나 제가 책을 읽는 공간이 되었어요.


| 주방

주방은 기존의 싱크대 전체 철거 후 ‘ㄷ자 주방’을 설치했어요. 또 그동안 로망으로 가지고 있던 원목 싱크대를 만들었습니다. 무거운 색을 사용하기에 답답해 보이지 않았으면 했지만, 수납을 포기할 순 없어서 벽 쪽에만 상부장을 달기로 했어요.

지내면서 느낀 ㄷ자 주방의 장점은 장을 보고 와서 짐을 올려둘 때도, 널찍해서 요리를 하기에도 편하다는 거예요. 다만 수납의 효율이 좋지는 못한데요. 저희는 자주 사용하는 그릇이나 컵은 서랍장에 보관하고 자주 손이 안 가는 보관병, 반찬통은 상부장에 넣어두고 있어요.

주방의 컨셉은 ‘귀엽고 적당히 무거운 분위기’예요. 제가 귀여운 걸 좋아하지만 마냥 유치하기만 한 건 선호하지 않거든요. 좋아하는 노란색을 중심으로 귀여운 소품을 많이 가져다 두되, 가전은 대부분 스테인리스로 맞추어 적당한 무게감을 주었어요.

| 침실

침실의 포인트는 ‘우드 셔터’예요. 제가 유럽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좋아하는데, 우드 셔터를 달았더니 원했던 분위기가 바로 나더라고요. 정말 마음에 들었답니다. 또 낮은 가구와 저상형 침대가 있으니 어딘가 제주도스러운 분위기도 나는 것 같아요.

저희는 온전한 쉼을 위해 ‘라지 킹사이즈’ 침대를 사용하고 있어요. 침대 외에 큰 가구는 없었으면 했기에 나머지는 모두 작은 선반장으로만 이루어져 있답니다. 덕분에 침실은 저희 집에서 가장 쾌적한 공간이 되었어요.

| 드레스룸

다음으로 보여드릴 곳은 드레스룸이에요. 저는 드레스룸이라도 옷이 바깥으로 보이는 게 싫어서, 옷장을 우선적으로 설치했어요. 또 이곳에서 빨래를 개거나 건조기에 들어가지 않는 것을 널어둘 생각으로 가운데 공간을 일부러 비워두었답니다.

옷장 안쪽을 보여드리진 못하지만, 지내면서 알게 된 저의 수납 습관을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남편이 말해주어서 알게 된 건데요, 저는 단추나 자크가 있는 상의는 모두 단단히 잠가서 보관한다고 하더라고요. 옷이 구겨질 염려도 덜하고 옷이 많아도 뒤엉키지 않아 자연스럽게 이런 습관을 가지게 된 것 같은데요. 여러분께도 꼭 추천드리고 싶은 정리 방법입니다.


| 화장실



저는 이전부터 화이트톤 화장실을 꼭 꾸며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화장실을 리모델링하며 깔끔하고 정돈된 화이트 공간이라는 컨셉을 잡아 보았습니다.

깔끔한 분위기라 어딘가 정적인 느낌이 나지만, 레버형 수전과 사토짱 소품으로 곳곳에 귀여움을 잔뜩 담으려고 했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느끼지만, 귀여운 화장실만큼 기분 좋은 건 없는 것 같더라고요. 이전 화장실은 관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곰팡이도 피어 있고, 냄새도 났는데 지금은 몰라보게 쾌적해져서 만족스러운 공간 중 하나예요.

| 베란다

베란다는 새로 리모델링하며 테라코타 타일을 깔아서 빈티지하게 연출할까 고민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너무 어두워 보일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의 모습처럼 밝은색 타일을 깔고 건식으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베란다는 저희 부부의 신발장이자 생활용품 수납공간이에요. 짐이 많지 않고, 생활용품도 쌓아두지 않는 성격이라 이 정도 공간이면 충분한 것 같아요.

집이란

저는 이른 나이에 또래보다 일찍 자영업을 선택했어요. 자유롭지 못한 생활 패턴과 외부 스트레스가 힘들었고, 지치는 날이 많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제게 집이라는 공간은 아무 생각 없이 온전히 쉼을 느낄 수 있고, 아무 생각 없이 있을 수 있도록 좋아하는 것으로만 이루어진 곳이길 바랐어요. 지금의 집은 그 바람대로 사랑하는 남편과 세 마리 시츄들이 함께하는 행복한 공간이 되었네요.

지금까지 제 취향과 손길이 가득한 집을 구경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려요. 모두 안식이 되는 공간을 가꾸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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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민 에디터
CP-2023-0023@mystylezi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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